“원리·원칙이 제일 강한 방법입니다”
“원리·원칙이 제일 강한 방법입니다”
  • 김병조
  • 승인 2008.01.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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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원 이창진 사장
제법 쌀쌀한 날씨가 친한 친구와 소주한잔이 그리워질 때다. 오붓한 주점에서 뜨끈한 국물을 안주삼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노라면 격무로 시달렸던 몸과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리는 기분을 누구나 한번은 느껴 봤음직하다. 또한 그곳이 오붓함을 더욱 배가시켜 주는 술집이라면 가끔 흥건히 취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투다리’는 동네 어디를 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곳이다. 주머니 가벼운 샐러리맨이 부담 없이 ‘한잔’할 수 있는 서민브랜드로 자리잡은 지도 어언 20년이다. 투다리가 국내 대표적인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자리 잡은 저편에는 (주)이원의 이창진 사장이 있었다.

촉망받는 대기업 사원에서 프랜차이즈 전문가로
이창진 사장은 1989년 (주)이원에 계장으로 입사해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그의 고속승진은 투다리의 발전 속도와 비례한다.

그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었다. 현대자동차 근무 당시 왕회장(故 정주영 회장)에게 우수사원으로 표창장까지 받았던 촉망받던 사원이었다. 그런 그가 돌연 프랜차이즈 업계에 뛰어든 것은 김진학 (주)이원 회장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현대자동차를 다닐때 나름 회사에서 인정받던 사원이었지만, 내 사업에 대한 꿈 때문에 퇴사하고 친구와 함께 플라스틱 완구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했던 탓인지 뜻대로 사업이 되지 않더군요. 그 와중에 김 회장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회장님이 입사를 권유하셔서 입사를 하게 됐고 여기까지 왔네요.”

이 사장은 지난날을 주마등처럼 풀어냈다. 이곳에서 그가 처음 맡았던 보직은 회계업무였다. 그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현대자동차에서도 재경담당이기도 했다. 1900개나 되는 투다리 가맹점이 무탈하게 영업을 이어올 수 있는 것은 그의 철두철미하고 꼼꼼한 성격덕택이다. 그는 “업계에 저가 경쟁이 치열할 때 업체들은 무조건 한푼이라도 싸게 팔려는 전략으로 갔지만 투다리는 정확한 원가분석을 통해 원가절감으로 승부했다”고 말할 정도로 일처리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다.

직원들도 “직원들이 깜박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사장님께서는 놓치지 않는다”며 “작은 것이라도 항상 메모하고 일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꼼꼼하다”고 말한다.
한 직원은 “얼마 전 투다리 모든 점포의 리모델링을 사장님께서 직접 총괄하셨는데 기계설비 공사에 들어가기 전 설비 회사들의 모든 항목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공사비용까지도 체크할 만큼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런 꼼꼼함이야 말로 계장에서 3개월 만에 과장으로 승진, 이후 차장, 부장, 이사를 거쳐 전무로 또 사장으로 진급하는 샐러리맨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비결이다.

“원리․원칙이 가장 강한 것입니다”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말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진리와 같은 금과옥조다.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상생을 강조하는 만큼 많은 가맹본부들이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상생이다. 그럼에도 이창진 사장은 이 말을 경영철학으로 몸소 실천하는 경영자다. 그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명심해야할 몇 가지 사항들이 있어요. 그중에서 첫 번째는 ‘가맹점사업자가 창업한 비용은 그에게 있어 전부일 수 있다’라는 것이죠. 가맹본부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가맹점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가맹본부의 의무입니다. 이것이 저의 원리․원칙입니다.”

때문에 그는 수퍼바이저는 물론 모든 본사 직원들에게도 ‘가맹점주들께 늘 겸손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회장님께서도 항상 ‘정도(定道)경영’을 강조하신다”며 “가맹점사업자들의 투자를 항상 무섭게 생각하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일년을 버티기도 어렵다는 외식업계, 그중에서 가장 부침이 심하다고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한 브랜드로 20년을 버텨오며 1900개라는 가맹점을 운영해오고 있는 비결은 임원진들의 이런 건강한 철학이 밑바탕이 된 듯 하다.
가맹사업본부장으로도 탁월한 능력 발휘
이창진 사장의 능력은 가맹사업본부장으로서도 빛을 발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02년 ‘투다리’와 ‘칸’을 총괄하는 가맹사업본부장을 맡게 된다. 재경분야야 그의 전공분야였지만 가맹사업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을 때였다.

“신규사업을 기획할 때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재무파트에서 일했던 탓에 가맹사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회장님께 인사발령 재고를 말씀드렸지만 ‘내가 도와줄테니 잘해봐’ 하면서 격려해주시더군요. 그래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죽기살기로 덤볐죠.”

우선 그는 전국 1800개 였던 투다리 가맹점과 지사 순회에 나섰다. 몇 개월 동안 새벽 2~3시까지 가맹점을 방문했다. 낮은 자세로 가맹점사업자들과 지사장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인테리어 정비 계획을 세우고 수퍼바이저들에게도 조리교육을 받도록 하고, 자신도 수강을 자처했다. 그리고는 자체 시험을 통해 교육성과를 평가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현재 50가지가 넘는 투다리 메뉴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홍보를 담당하는 박지영 팀장은 “웬만한 조리사보다도 요리 실력이 뛰어나다”며 추켜세웠다.

이 사장은 아직도 밤잠을 잊은 채 전국 가맹점을 순회 하고 있다. 남들이 들떠있는 크리스마스이브에도 가맹점 순회를 하느라 여인숙에서 2시간 조각잠을 잤다고 한다. 이런 노력덕택에 경기불황으로 많은 가맹본부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 시기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 그의 이런 열정과 문제점 파악, 그리고 해결 능력은 가맹점 증가로 이어져 포화상태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과하고 100여개의 가맹점을 신규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2008년 ‘희망을 위해 다시뛴다’
이 사장의 책상에는 올해 할일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우선 2008년에는 ‘뉴투다리’라는 리뉴얼 계획이 있다. 투다리는 정기적으로 매장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개선해 오고 있다. 이달부터 구체적인 ‘뉴투다리’사업이 전개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 메뉴에 대한 관리계획, 예비점주 및 기존점주의 유형별 맞춤식 교육 등 새해에도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이다.
이 사장은 “올해는 국내사업뿐만 아니라 중국매장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고, 태국이나 필리핀 등의 동남아 진출도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올해에는 제3브랜드 ‘라쿠엔’의 활성화에 더욱 힘을 쓸 계획임을 밝혔다. 투다리가 ‘서민 브랜드’를 표방한다면 ‘라쿠엔’은 한․중․일의 음식문화를 모두 맛불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주점’을 표방한다. 이 사장이 펼친 2008년 사업계획은 국내외 2100여점의 가맹점사업자들에게는 ‘희망’이다.
창사 이래 평균 2년마다 초고속 승진하며 15년 만에 최고경영자에 오른 주인공에게 거는 기대는 아무래도 클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직원들에게 “스스로 권위를 갖기보단 직무와 관련한 폭넓은 지식을 쌓으라”고 강조한다. 자신에게 엄격하지만 부하 직원들에겐 더없이 자상한 ‘권위에서의 탈피’를 실천하는 경영자다. “고생하는 가맹점주들을 생각하면 함부로 회사 돈을 쓸 수 없다”는 그는 휴일 아침마다 골프채 대신 자전거를 타고 몇 십km를 질주하며 가맹점과 본사의 ‘상생’을 꿈꾼다.
그의 행보는 씽씽 달리는 자전거처럼 거침이 없다.

<(주)이원 회사 주요 연혁>
1987. 7. 13 투다리 1호점 출점
1988. 4. 01 주식회사 이원 설립
1989. 1. 19 투다리 100호점 출점
1991. 4. 06 칸 1호점 출점
1995. 8. 02 중국법인 청도토대력쾌찬유한공사 설립
1997. 10. 01 ISO 9002 인증획득
1998. 9. 1 서산공장 준공(대지:5000㎡/ 건물:4000㎡)
2000. 12. 14 청도토대력식품유한공사 설립
2003. 12. 19 청도토대력모형유한공사 설립
2006. 8. 17 대구공장 준공
2006. 11. 15 라쿠엔 1호점 출점
2007. 10. 1 현재 투다리 33개 지사, 중국 토대력 15개 지사 및 투다리/칸/라쿠엔/토대력 등 2100여점 운영 관리 중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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