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반세기 간장 역사 편찬소
<기업탐방>반세기 간장 역사 편찬소
  • 김병조
  • 승인 2009.03.09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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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이천공장’
1946년 창립 이래 전통 식품인 간장, 된장, 고추장 분야에 올곧게 매진해 온 한국의 대표 발효식품 기업 샘표는 현존하는 한국 최장수 상표인
‘샘표’브랜드로(1954년 등록번호 362호) 한국 간장 소비시장에서 약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국민 건강과 식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한국 전통 장류의 맛과 문화의 전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샘표는 1946년 8월 20일 창업주 故박규회 사장이 서울 충무로 지역에 터를 닦아 장류 전문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가정에서 담가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간장을 대량 생산, 유통시장으로 전환시키며 도약의 밑거름을 마련했으며 1959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제2공장을 건설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장류 업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이후 2009년 현재 매출액 1650억원, 직원수 500명의 튼실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이러한 샘표의 성장을 이끈 것은 최고의 설비와 기술력을 갖춘 샘표 이천공장이 있기에 가능했다.

경기도 이천군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에 위치한 이천 공장은 맑고 깨끗하며 풍부한 수량의 매곡천이 옆으로 흐르고 있으며 현재 부지 내 지하 100m에서 뽑아 올리는 지하 용수의 수질은 국내의 그 어느 양조용수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상급으로 간장 생산에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천은 교통의 요충지로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교통이 편리해 전국 유통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1983년 10월 31일 기공식을 가진 후 3년 후인 1986년 11월에 시운전을 해 1987년 1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샘표 이천공장은 간장만 생산하는 공장으로 단일식품공장으로서는 세계 3위안에 손꼽히는 규모다.
▶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발효저장탱크, 배합실, 포장실, 압착실
이천공장의 설비는 크게 싸이로 시설, 원료처리 시설, 제국 시설, 발효 시설, 압착 시설, 소각보일러 등으로 나뉜다.

싸이로 시설은 1기당 250㎥ 용량의 1차로 4기를 설치, 우리나라 최고의 수준으로 하역에서부터 싸이로에 투입하고 배출해 현장의 작업장까지 이송하는 모든 과정을 완전자동으로 할 수 있다.

원료처리시설로는 소맥볶음시설이 있으며 소맥의 수분조절 및 볶음 작업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탈지대두 증자시설은 연속증자방식으로 국내의 장류 공장으로는 처음으로 도입됐다.

제국 시설은 15t/회 용량 2기를 설치해 온도 및 습도 등 모든 조건이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되므로 불과 42시간 만에 최고 품질의 메주를 생산할 수 있다. 2009년 현재 140t/회의 메주를 단 8명이 생산할 정도로 생산성 향상의 극대화를 이루고 있다.

발효시설은 국내 최대 용량인 110㎘/기 60여기와 300㎘/기 40여기로 구성돼 있으며 온도 자동 조절로 최적의 발효 조건에서 발효를 시킨다. 자동제국기에서 만들어진 곡자(메주)를 소금물과 혼합해 샘표가 50년간에 걸쳐 축적한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특수 제작된 발효탱크에서 6개월 이상 발효 숙성시킨다. 이 발효탱크에서 샘표 고유의 독특한 맛과 향기 그리고 색깔이 만들어진다. 1매에 30ℓ씩 충전해 한 틀에 500매를 여과할 수 있는 Y-2 압착기는 일일 최대 생산량이 121.5㎘로 생간장을 단 5명이 생산한다.

샘표 이천공장이 또한 주력하는 것이 소각시설로 산업쓰레기 처리문제의 심각성을 예견, 거금을 투자해 소각보일러 설치 가동하고 있다. 이로써 샘표는 연간 11억5천만원의 절감 효과 외에 스팀 공급까지 일거양득 효과를 얻고 있다.

반세기에 걸쳐 오로지 장류만을 고집한 외곬기업 샘표는 가장 위생적이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최고 품질의 간장을 축적된 기술과 최첨단 기계 설비를 통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공장장 - 오경환 생산본부 상무

“간장공장 공장장은 강공장장이 아닌 오공장장이다.”

간장공장 공장장은 강공장장이고 된장공장 공장장은 장공장장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해봤을 법한 말장난이지만 말장난조차도 오경환 상무를 대하면 바뀌어야 할 듯하다. 오 상무는 단지 샘표 이천공장의 공장장을 넘어서 우리나라 장류 대량 생산체제가 시작된 역사의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1978년 샘표식품 연구원으로 입사한 오 상무는 5년 여간 연구실 근무를 마치고 창동공장 제국계 계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증대되면서 소비자들은 생필품인 장류도 종래 비위생적인 자가 제조에서 벗어나 위생적인 생산시설에서 생산한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샘표는 제2공장 이천공장 건설을 계획하지 않을 수 없었다. 1987년부터 제품을 생산한 이천공장은 최신의 생산시설을 갖춘 산업화 장류 생산의 시발이라 할 수 있다.

샘표 이천공장,
최신 생산시설 갖춘 산업화 장류 생산의 시발


“이전 창동공장에서는 겨우 선풍기 몇 대를 돌려가며 온도조절을 해서 생산했던 것이 다인데 이천공장은 일본에서 기계 설비를 들여와 완전 자동화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했으니 생산 수준이 천지 차이였습니다.”

일본의 생산설비를 들여오기 위해 오 상무는 1년 여간 일본문화원에서 일본어를 배운 뒤, 일본으로 건너가 1986년 4월부터 6월말까지 현지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지금이야 디지털 카메라 등이 있어 생산 공정을 찍으면 그만이지만 그때 만해도 공정의 순서 등을 일일이 그려가며 기계조작법을 배웠다. 타지에서 입에도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가며 기계조작법 등을 익히느라 고생을 했으나 다녀와서도 고생은 끝나지 않았다. 들여온 기계는 모두 일본어로 조작법 등이 적혀 있어 담당자들에게 일일이 조작법을 전수해야했다.

23명이 하던 일을 단 7명이 모두 해내는 등 생산성은 향상됐으나 기계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어 기계에 조그만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은 오 상무의 몫이 됐다.

메주 만드는 생산시설은 제품 특성 상 24시간 가동돼야 하기 때문에 기계의 온도 등이 맞지 않을 때는 밤에 수시로 전화가 오기도 했다.

“언젠가는 처갓집에 모두 놀러갔는데 새벽 3시경에 기계가 조금 이상하다는 연락이 왔어요. 대개는 이럴 경우 전화로 ‘어떻게 처리하라’하는 식인데 하필이면 조작을 하다가 다른 버튼을 눌러 완전히 다른 화면이 나온 거예요. 별 것은 아닌데 담당자가 당황을 해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아예 그 새벽에 아이들과 집사람을 모두 데리고 이천공장으로 가서 문제를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기계 세팅만 6개월이 걸렸고 제품의 품질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소요된 시간만도 몇 년이 걸렸을 정도이다. 메주는 온도와 수분을 맞춰 발효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최고의 맛을 내는 온도와 수분, 그리고 가장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를 했던 이 시기야 말로 지금의 어느 기업도 따라 올 수 없는 간장 맛을 내는 기틀이 됐다.

지난 2001년 생산본부장에 취임한 오 상무는 간장의 핵심 기술인 발효기술의 현대화와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1998년과 2000년에 각각 ISO9001 및 ISO14001을 인증 받은 것을 비롯, 2002년에는 장류 부문에 있어 국내 최초로 HACCP을 지정받는 성과를 일궜다. 오 상무의 이런 노력은 샘표 이천공장이 제품의 품질관리와 식품위생면에서 공히 국내 최고 수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품질 자신감 … 국내 가공식품 중 최초 공장 견학프로그램 시도

현재 샘표는 간장에 대한 품질의 자신감으로 국내 가공식품 공장 중 가장 먼저 공장 견학프로그램을 시도 했다.

“일본의 경우 경쟁회사에 알려질까봐 공장 겉만 대충 보여주지 기계까지는 보여주지 않는데 우리는 품질을 뛰어넘어 위생부문에서도 소비자로부터 신뢰감을 얻기 위해 기계 공개를 꺼리지 않고 공장 견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샘표가 두터운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간장과 함께 하다 보니 이제는 색깔과 맛은 물론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간장이 만들어지는 공정에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장맛에 대한 내공이 남다른 오 상무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친환경 기업을 향해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간장박을 태워 보일러의 연료로 사용하는 등 수질, 대기, 쓰레기 등 공장폐기물을 줄이는데 적극 주력하고 있다. 식품 공장 대부분이 폐수를 호기 처리해 깨끗한 물을 내보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샘표 이천공장은 메탄균을 활용한 혐기처리로 활용해 메탄가스를 보일러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샘표 전통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즐겁게!

특히 샘표 이천공장은 2000년부터 에너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 중인데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22%나 줄였단다.

“앞으로 줄일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줄이도록 연구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태양에너지에 관심이 많아 지열을 활용해 대체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용에너지는 최대로 줄이고 방출되는 폐기물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오 상무는 간장문화의 전파와 함께 장류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온 힘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

“러시아에서는 이전에 꼬치구이를 할 때 소금 간을 했으나 이제는 간장으로 간을 하면서 우리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해외마케팅팀이 우리가 직접 러시아에서 꼬치구이 프랜차이즈를 하면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간장을 몰라서 못 먹는 곳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샘표는 ‘우리의 전통의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즐겁게’라는 모토를 갖고 있습니다. 한식 세계화의 일환으로 천연조미료인 간장시장 확대에도 주력하려고 합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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