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의 발전과제는 무엇인가?
식품산업의 발전과제는 무엇인가?
  • 관리자
  • 승인 2006.03.0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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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 이정희 교수
한국의 식품산업은 국민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산업의 하나로서 국민생활에 가장 밀접한 식품의 생산과 판매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식품은 국민의 건강과 밀접하다는 이유로 직간접적으로 정부의 규제를 많이 받고 있는 산업의 하나이다. 또한 식품산업은 내수 중심의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시장개방에 의한 영향이 크지 않은 산업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인 글로벌화의 물결이 식품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의 기호가 변하고 있고, 시장의 환경변화 특히 유통시장의 변화 등으로 식품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하겠다.

국내 식품산업의 비중은 전체 제조업GDP대비 비중과 GDP대비 비중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제조업 생산 중 식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16.89%에서 IMF경제위기와 함께 잠시 주춤하여 1999년에 16.76%로 감소하였다가 이 후 꾸준히 증가하여 2002년에는 21.83%로 증가하였으나, 2004년에는 15.09%로 다시 감소하였다. 국내총생산 중 식품산업의 비중도 각각 3.96%에서 5.17%로 증가하였다가 3.86%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과 함께 발생하는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것일 수 있다. 경제성장과 함께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도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의 3차 산업으로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식품산업의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전반적인 성장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02년과 2004년을 비교해 볼 때, 품목 수는 늘어났는데 출하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식품시장의 시장포화와 소비자 수요의 변화, 그리고 짧아지는 제품수명 등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시장현황 속에서 식품산업이 앞으로 발전을 위해서 해결하여야 할 주요과제들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나라 식품산업 특징의 하나인 영세성의 극복이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은 약 7만 8천여 개의 식품제조업체 중에서 종업원 10인 이하가 96%, 매출액 규모 5억원 이하가 81.5%(매출액 대비 4.2%)를 차지하는 등 영세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식품산업의 영세성은 글로벌 시대의 식품산업 발전의 저해 요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둘째, 내수 중심의 시장구조 극복이 필요하다. 우리 식품산업은 국내제조업 생산의 1/5을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으로서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도 내수중심으로 운영되며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식품은 대표적인 내수사업으로 평가되면서 국내시장에 안주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로 인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미흡했다. 이제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수출경쟁력을 높이는데 강도 높은 업계의 노력과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셋째,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여 식품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식품정책은 육성보다는 규제위주의 정책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는 식품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에 보다 과학적 근거에 의한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식품유통에 적용되고 있는 규제인 유통기한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의 유통기한제도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섭취 또는 타 용도로의 전환이 가능하나 산업폐기물로 취급되어 자원낭비를 유발하고 있다. 선진국은 식품의 특성에 따라 유통기한(sell by), 사용기한(used by), 최적품질기한(best before)으로 모두 적용 가능하다. 또한, 동일사항에 대한 위반여부 판단이 상이한 경우가 많아 업계의 혼란과 피해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부의 지도와 단속에 있어서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넷째, 식품산업의 국제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국과위 조사에 의하면, 우리 식품기술수준은 선진국의 30~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통관련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전처리와 포장 및 운송과 관련된 기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식품의 생산 및 유통에 있어서의 R&D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개별 기업들의 노력이 요구되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정부의 식품산업의 육성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식품산업의 통계자료의 정비 및 DB구축이 필요하다. 식품산업의 현황을 분석하는데 필수적인 통계자료 부족으로 연구 및 정책 수립에 어려움이 크다. 각 부처별로 각각의 목적에 따라 식품산업통계를 작성하고 있고, 식품산업의 품목분류 기준도 통계자료마다 상이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식약청에서 작성하는 식품제조업통계에서 축산식품 통계(농림부 소관)자료가 빠져 있어 식품산업전체통계로 활용이 불가능한 실정인 것이다.

여섯째, 식품유통의 안전성체계 구축을 위한 정부와 업계 모두의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식품안전성에 있어서도 특히 식품유통안전성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콜드체인시스템의 확대와 HACCP의 강화, 생산이력제 및 SCM 구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자체적인 강화된 안전관리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생산자와 협력관계를 보다 강화하여야 한다. 또한 정부는 식품유통의 안전성체제 구축을 위한 기반조성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는 국민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할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시대의 우리 식품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것이다.

일곱째, 유통업체 규모화에 따른 식품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갈등의 극복이 필요하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경로갈등은 수직적 경로 갈등이다. 이는 갈등 초기에 형성된 제조업체 중심의 갈등구조에서 최근의 유통업체 중심의 갈등구조로의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제조업체 중심의 갈등은 제조업체의 제품 공급 파워에 따라 제품의 가격구조 및 공급량 등이 결정됨으로써 유통업체는 소극적 가격정책을 펼쳐 왔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 니즈가 다양화되고 제조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통업체가 가격구조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유통업체의 바잉 파워가 급격히 신장되고 있다. 최근의 대형유통업체의 최저가격보상제에 의한 대형유통업체와 제조업체의 갈등이 그 한 예이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유통업체나 제조업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제 앞으로의 시장 경쟁력은 거래에 있어서 신뢰를 보이며 보다 협력적인 동반자 관계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유통업체나 제조업체 모두 알아야 할 것이다. 미국 월마트의 상시저가격(Every Day Low Price)전략은 근본적으로 저비용(Every Day Low Cost)의 실현을 통하여 이뤄지고 있음을 상기하고 유통업체는 효율적 경영을 통한 저비용체제를 구축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조업체 또한 파워브랜드를 창출하고 판로다양화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절감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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