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식품 '초코찰떡파이' 블루오션 항해
삼진식품 '초코찰떡파이' 블루오션 항해
  • 김병조
  • 승인 2006.03.09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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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방앗간 미래는 세계적 기업
溫故知新
초코만난 '진부한' 떡 이미지 벗고 웰빙파이로 등극
유통기한 6개월 큰 장점...군납.PC방 틈새전략 성공
'모찌' 종주국 일본도 "감탄"...세계인의 파이에 도전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옛것을 바탕으로 새것을 창조해 나간다는 뜻이다. 초코찰떡파이로 유명한 삼진식품(대표 박충호)은 이 말의 교훈을 근본으로 삼고 있는 기업이다. 전통 먹거리인 찹쌀떡이 초코와 결합되는 순간 새로운 개념의 퓨전 먹거리가 탄생됐고 한국의 전통떡을 세계화 하는 계기가 됐다.

삼진식품의 올해 전략은 제과산업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라성같은 국내 제과 대기업과의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도 우수한 제품력과 철저한 틈새영업 전략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진식품의 ‘초코찰떡파이’의 명성은 이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1979년 당시 매일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삼진식품은 찹쌀떡을 생산하던 회사였다. 이 당시 공장 작업자가 우연히 찹쌀떡에 초콜릿을 묻혀 먹었던 것에서 오늘날의 ‘초코찰떡파이’가 착안됐고 이러한 아이템은 이후 한국식품연구원과의 실험 연구를 통해 찹쌀떡의 식감을 높이고 유통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게 된다.

어느 작업자의 우연한 발상이 초코파이로 대표되는 파이류 시장에 큰 획을 긋게 된 셈이다. 삼진식품의 역사는 이를 계기로 전환점을 갖게 된다. 7․80년 당시 서울 성북구에 자리해 있던 매일식품은 1990년 ‘초코찰떡파이’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경기도 가평군에 신축하고 상호를 삼진식품으로 변경하게 됐다.

직원 10여명으로 찹쌀떡을 만들어 소액의 매출을 올리던 회사가 지금은 본사직원 100명에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남들이 만드는 것은 내놓지 말라”

박 회장이 늘 하는 말이다. 때문에 삼진식품의 제품은 모두가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삼진식품의 대표제품인 ‘초코찰떡파이’는 떡반죽의 배합 비율과 초콜릿 코팅 기술로 최대 6개월까지 유통기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진식품 연구개발부 이정수 부장은 “‘모찌’로 유명한 일본의 찹쌀떡 제조기술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일본 모찌가 3~4개월의 상미기한을 갖지만 ‘초코찰떡파이’는 5개월이 지나도 맛, 식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찹쌀떡 겉 표면을 초콜릿으로 코팅하는 기술은 공기 중 노출에 의한 떡의 수분 증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도됐지만, 이뿐 아니라 청소년에게 진부하게만 여겨졌던 ‘떡’을 ‘초코’를 통해 새롭게 인식시키려는 노력이기도 했다.

또한 기존의 초코파이가 마시멜로우로 천편일률적인 소를 가지고 있다면 삼진식품의 초코찰떡파이는 웰빙의 시대분위기에 맞게 홍삼, 검은깨, 현미 등의 다양한 소로 차별화했다. 이러한 제품들은 현재 고령화 사회의 실버계층을 위한 적절한 간식거리가 되고 있다.

이 부장은 “‘초코찰떡파이’의 주소비 타깃은 주로 떡에 향수를 느끼는 기성세대지만, 초콜릿을 좋아하는 젊은층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며 “기존의 상식을 깬 모양과 색깔, 소로 젊은층을 공략할 제품이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코찰떡파이 '롯데제과'를 만나다

‘초코찰떡파이’의 우수한 제품력으로 시장에 입점을 했지만 삼진식품이 국내 시장에서 안정적인 유통망을 갖추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롯데제과와의 공급 계약 체결에 있었다.

90년대 말 ‘초코찰떡파이’가 농협, 군납, 까르푸, 이마트 등의 대형 할인점을 통해 입점될 무렵, 롯데제과는 삼진식품의 ‘초코찰떡파이’ 제품을 놓고 계약을 요청해 왔다. 이유인 즉, 당시 롯데제과에는 오리온의 초코파이를 견제할 경쟁 제품이 없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삼진식품의 ‘초코찰떡파이’를 선택하게 된 것.

이로써 두 회사는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맺게 되고 삼진식품과 롯데제과 마케팅팀은 공동으로 TV CF 제작을 추진, 광고 방영 화면에는 롯데제과의 ‘쫀득쫀득 찰떡파이’와 삼진식품의 ‘초코찰떡파이’가 동시에 등장해 클로즈업되기도 했다.

삼진식품 마케팅 팀 김삼성 과장은 “신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선 우수한 제품력도 중요하지만 시장 판로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하며 “삼진식품은 대기업 영업과 자체 영업을 5:5로 맞춰 나가는 전략을 택했다”고 답변했다.

마케팅 차별화로 '찰떡파이'를 알려라

하지만 삼진식품이 롯데제과와 같은 대기업의 영업망을 이용하는 데에는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장점도 있었지만 반면 롯데제과의 영업라인과 겹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대리점을 통한 삼진식품의 50여개 영업라인은 롯데제과와 계약 체결 후 15개로 대폭 축소됐다.

삼진식품은 대기업과의 경쟁보다는 자체 영업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소비자층을 달리한 제품을 출시하고 그에 맞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기능성을 강조한 홍삼․인삼․검은깨 ‘초코찰떡파이’는 장년층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비교적 고가에 팔리고 있다. 특히 ‘홍삼초코찰떡파이’의 경우 공항면세점에 상품을 입점시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입하도록 했다.

군인들과 학생들에겐 간식으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낱개 판매를 했다. ‘한입찰떡파이’는 군납 및 편의점, 학교매점, PC방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

공부하는 청소년층을 위해서는 두뇌에 좋다고 하는 ‘DHA 함유 초코찰떡파이’를 까르푸 PB 상품으로 제조․ 판매한다.

이와 같은 제품들이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도록 프로모션하는 방법도 색다르다.

삼진식품은 그동안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마라톤 대회나 인라인 대회 등 각종 스포츠 행사에 지원을 했다. 마라톤은 지구력을 요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에너지를 보충 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한데 찹쌀을 원료로 한 ‘초코찰떡파이’는 적은 양으로도 한끼를 먹은 듯한 포만감을 줘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울릉도와 독도사이를 수영으로 횡단하는 각종 수영행사 등에도 지원이 됐다. 또한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 절기와 대학교 축제 때에는 찰떡궁합․천생연분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철저한 해외시장 공략 준비

삼진식품의 ‘초코찰떡파이’는 전통소재인 찹쌀떡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쌀문화에 익숙한 아시아인에게 친숙하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이용한 해외시장 공략도 이전부터 시도돼 왔다. 그 중 가장 호응을 받고 있는 나라는 일본.

모찌와 제과산업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땅에서 ‘초코찰떡파이’가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도 거저 이뤄진 일이 아니다.

삼진식품은 자사제품의 유사품 방지를 위한 국제특허(중국, 일본)를 획득하는 치밀한 사전대비를 했고, ‘초코찰떡파이’와 유사한 제품에 대해 현지 시장조사를 먼저 시행했다.

그 결과 일본인들은 대량으로 싸게 구입하는 우리나라의 소비문화와는 달리 과소비를 지양하고 소량으로, 낱개로 구입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일본 소비자들 기호에 맞게 맛을 보완하고 포장도 새롭게 했다.

김삼성 과장은 “일본시장 진입에 있어 가장 큰 열쇠는 바이어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시장 진출에 있어 도매상들의 파워는 크고 까다롭다고 한다. 이러한 난관을 삼진식품은 장기적인 전략으로 극복했다.

우선 일본인들에게 ‘초코찰떡파이’가 좋은 제품임을 홍보하기 위해선 규모가 큰 일본식품전시회인 Foodex Japan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지난 2003년 첫 참가를 시작했다.

시식행사를 통해 큰 호응을 얻었고 이로써 일본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한 삼진식품은 유통업자 발굴을 위해 일본시장 개척팀을 결성, 동경지사를 설립하게 된다.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와 제품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는 현지 제조업체를 통한 생산이 필수라고 생각한 삼진식품은 2004년 일본제과업체인 야오킨 社와 연간 100만불의 공급계약 체결을 맺었다.

야오킨 社의 유통망을 통해 일본 전국에 널리 알려진 초코찰떡파이는 현재 일본 시장에서 미니스탑 등의 편의점과 도매상, 게임센터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 버스광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식행사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웰던'으로 중국찍고 세계로 간다

최근 삼진식품은 기업의 제 2 도약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바로 ‘웰던’이라는 웨이퍼스(웨하스)제품이 제과 산업에서 다시 한 번 돌풍을 일으킬 주역이다.

투자에서 나온 이익을 재투자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는 박 회장의 철저한 경영이념으로 연간 매출액의 10%가 넘는 금액이 이 연구 사업에 투자됐다.

그동안 삼진식품에서 생산된 ‘웰던’은 독일 BALSEN 사에서 처음 개발해 히트한 상품이며 국내에서는 삼진식품만이 유일하게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정수 부장은 “소비자가 찾는 코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창조해 출시할 것”이라며 “이번 웨이퍼스 제품 출시는 떡 회사로 인식된 삼진식품을 종합 제과 회사로 거듭나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진식품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웨이퍼스 제품은 중국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기도 하다.

면(麵)식 위주인 중국인들에게 떡으로 어필하는 것보다 웨이퍼스와 같은 식감이 적합하리라 판단한 것이다. 인구면에서 어마어마한 구매력을 지닌 중국시장 진출은 삼진식품이 종합제과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통을 토대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기업, 발전을 위해 재투자를 아끼지 않는 회장의 마인드,대기업과의 전략적인 제휴로 회사 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융통성, 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제품으로 공략하는 마케팅 기술, 사원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부서 같은 역할을 하는 기업. 이 모든 것들이 오늘날의 삼진식품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누가 어디에서 근무하느냐고 물으면 이 부장은 “방앗간에서 근무해요”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비록 삼진식품은 찹쌀떡을 만드는 방앗간에서 시작했지만 오늘날 아시아로 뻗어가는 세계적인 기업이 됐으며 이제 종합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나씩 갖추고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 삼진식품의 제2 도약을 기대해 본다.
정지명 기자 j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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