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식시장 공략, “현지화 서둘러라”
중국 외식시장 공략, “현지화 서둘러라”
  • 신원철
  • 승인 2011.07.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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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등 배달사업 진출ㆍ대만인 직원 고용으로 시너지
중국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으로 앞서나가는 외식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수년간 해외진출 희망지역 1순위로 꼽혀온 중국은 최근 프랜차이즈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시장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화 전략에 따라 외식기업의 성패가 갈려 눈길을 끈다.

중국프랜차이즈협회의 ‘2010년 중국 프랜차이즈 120대 기업 점포 수 증가율’에 따르면 중국에서 기업활동 중인 브랜드는 지난해 4500개, 총 가맹점 수는 11만1477개로 가맹본부별 평균 점포 수는 1095개였다.

주목할 점은 상위 120대 가맹본부의 점포 수가 2009년 대비 2010년 12.5% 증가하는데 그친 점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2009년 대비 2010년 점포 수가 14.4% 늘어 평균을 웃돌았다. 소매, 의류, 농산물유통, 호텔, 교육, 건강레저, 세탁 등 12개 업종 중에서 점포 증가율로는 6위다. 끝없이 성장할 것 같은 중국 외식시장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여전히 가맹본부의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는 점이다. ‘2010년 중국 프랜차이즈 기업 매출증가율’을 보면 2010년 가맹본부들의 전체 매출액은 3387억위안으로 2009년 대비 평균 8.9%가 늘었고,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의 매출규모는 같은 기간 10.6%가 늘어 평균을 넘었다.
매출성장을 기록하는 곳은 특히 원가 관리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건비, 점포 임대료 인상이 외식메뉴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평균 제품 원가율은 2009년 16.6%에서 2010년 21.4%로 4.8%가 올랐다. 이 시기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원가율은 산업 평균을 크게 웃돌아 25%나 됐다.

●업종 간 장벽 허물고, 대만인 고용해 현지메뉴 출시

중국 외식시장의 변화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업체 간 제휴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일본 아지센 라멘의 중국 현지 브랜드인 웨이치엔라면은 현재 중국 내 420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대만의 베이커리 기업 85℃의 지분을 인수해 라면집과 베이커리가 한 상가건물에 공동 입점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를 통해 식자재를 공동으로 구입해 매장에 공급 중이다.

이에 더해 웨이치엔라면 포장제품을 PB(Private Brand)상품으로도 개발해 중국 30개 도시에 판매하고 있다. 또 고급 면전문점 브랜드 허거샨을 홍콩에 출시하고, 일본식 숯불구이점 브랜드 웨이니우를 내놓는 등 외식사업 다각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허거샨은 돼지뼈를 오랫동안 우려낸 백탕, 각종 생선탕 등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고 있다.

레드오션으로 접어든 중국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장 입점전략을 차별화한 곳도 있다.

대만의 용허또우장이 중국에 낸 외식체인 용허따왕은 중국 대도시에는 직영사업을, 중소도시에는 가맹점 위주로 출점 중이다. 또한 거대한 중국에서 효과적으로 브랜드 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해 철도 교통망을 따라 매장을 내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 글로벌 외식기업이 중국 대도시 중심으로 매장을 입점하는데 반해 이곳에서는 중소도시에 먼저 진출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상황에서 지역 1등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후 대도시에 진출하는 점도 눈에 띈다. 용허따왕은 또 중앙조리시설(Central Kitchen)에서 반제품 형태로 식재료를 가공해 체인점에 배송하는 방식으로 중국 전역에서 일정한 맛을 낼 수 있게 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기업의 경우에는 중국 현지 인재 등용을 통해 단기간에 메뉴, 운영 등을 현지화하는 점이 돋보인다. KFC는 지난해 기준으로 3천개의 중국 내 점포를 보유 중이며 연 매출 350억위안을 올리는 중국 내 1위 패스트푸드 체인이다. KFC는 배달사업 진출과 24시간 운영으로 단기간에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현재 1500개 매장이 배달, 24시간 운영 중이며 이곳 매장에서는 요우티아오, 또우쟝, 좁쌀죽 등 중국식 아침메뉴를 운영 중이다. 또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해 출시한 베이징닭고기버거 등 메뉴도 강점이다.

대만 출신의 관리자를 대거 기용해 중국 현지화에 박차를 가한 점이 주효했다. 대만인의 경우 서구식 기업경영에 익숙하면서도 중국식 외식문화에 정통해 KFC의 현지화 전략, 중국식 메뉴 개발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쇠고기보다 돼지고기, 닭고기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식문화와 KFC의 닭고기 가공ㆍ조리 기술의 궁합도 잘 맞았다는 분석이다.

KOTRA 상하이 KBC 김명신 차장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중국에 진출할 경우 국내에서의 성공방식에 의존하지 말고 새롭게 시장에 적응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최근 중국 외식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현지 가맹본부들이 가맹사업보다 직영사업에 역량을 기울이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특히 중국인들이 건강식으로 탕요리를 선호하고, 간편한 점심식사를 즐기는 외식문화를 현지화 전략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치열한 경쟁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원철 기자 haca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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