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덱스 재팬 2012’서 제주산 양배추·마시는 홍초 인기
일본 바이어의 관심은 한국에서 참가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119개 업체 중에서 채소 등 신선식품과 아이디어 상품에 쏠렸다.
이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후 국산 양배추나 버섯, 파프리카 등에 대한 눈길이 뜨거워졌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제주산 양배추는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제주 양배추 농가 18곳은 지난해 원전사고 이후 일본의 유명 레스토랑 체인인 S사에 음식재료로 양배추를 1800t 공급했다. 2001년 연간 180t에 그쳤던 것이 10년 만에 10배로 늘었다.
비결은 한국 생산자 조직인 태양수출농업조합법인(사장 이정숙)과 일본 무역회사인 H&F 인터내셔널의 신뢰에 있었다.
H&F 인터내셔널이 1990년대 일본 내 양배추 주산지인 규슈(九州) 지방의 작황이 좋지 않아 제주도에 눈길을 돌렸을 때만 해도 한국 농산물은 공급 불안정이 큰 문제였다. 국내 가격이 올라가면 일본 공급을 끊었다가 잉여 농산물 문제가 부각되면 다시 일본에 눈길을 돌리는 식이었다.
H&F 인터내셔널은 “작황에 상관없이 일정한 물량을 일정한 가격에 공급해달라”며 계약 재배를 요구했고 태양수출농업조합법인이 농가를 설득했다. 처음에는 국내 양배추 가격이 올라가면 수출을 꺼리던 농가들도 생산자 조합을 믿고 따른 결과 지금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H&F 인터내셔널의 마이타 유키(米田由紀·40) 국산 채소·파프리카 사업부장은 “일본 무역업체 입장에서 보면 한국 농산물 가격도 많이 올라서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한국과 일본 업체가 작은 이익을 나눠 가진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품 대기업인 대상(주)은 일본 시장을 오래 분석한 끝에 지난해 인기 그룹 카라 (KARA)를 모델로 내세워 ‘마시는 홍초’로 히트를 쳤다.
대상은 이미 한두 차례 한국에 다녀온 일본 젊은 여성들이 ‘한국=미용강국’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품 정보를 담은 ‘라벨’을 일본식으로 바꾸고, 일본 내 중간 유통상과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회사도 처음부터 현지화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1979년 일본 법인을 만든 이래 30년 이상 일본 시장을 분석한 끝에 히트 상품을 내놓았다.
김회찬 해외전략기획팀 매니저는 “4∼5년 전만 해도 마시는 홍초의 판매 타깃(목표)을 일본에 있는 한국인으로 설정했지만, 그래서는 전망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일본의 일반적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일본의 기존 상품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일본 유통업체의 까다로운 요구에 적응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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