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세계를 무대로 뜁니다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세계를 무대로 뜁니다
  • 김상우
  • 승인 2013.04.15 0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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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제인나트륨 빼고 무지방 우유 첨가 시장판세 뒤바꿔
‘크리머 속 화학적 합성품 카제인나트륨 대신 진짜 무지방 우유를 넣었습니다’

커피믹스를 유독 좋아하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이하 프렌치카페)’ 광고 문구는 한 마디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2010년 12월 커피믹스의 크리머를 차별화시킨 프렌치카페를 들고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남양유업의 성공을 점친 이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사업 시작 첫해 만에 1125억원의 매출을 올리더니, 지난해는 2배 성장한 2189억원을 기록해 부동의 2위였던 네슬레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엔 전남 나주에 2500억원을 투자한 공장이 금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수급물량의 증대를 바탕으로 해외 판로 개척까지 활발히 나서 매출증대를 꾀하겠단 전략이다.

커피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이후 철저한 준비단계와 전폭적인 투자의 양 날개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남양유업의 커피사업을 집중 조명해본다.

● 획기적 제품만이 살아남는다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기 전까지 국내 커피시장은 ‘난공불락’과 ‘요지부동’이란 단어가 매우 잘 어울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동서식품이 약 80%를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고, 네슬레가 약 10% 정도로 2위를 차지하는 등 근 30년 동안 다른 업체의 참여를 일체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효시를 이룬 동서식품의 선발 효과와 함께 일찌감치 동결건조방식이란 신무기를 개발하면서 맛의 진화를 이뤄낸 점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남양유업도 이러한 배경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끌만한 획기적인 제품 개발 외에 방법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커피시장 진출을 위해 3년에 걸쳐 꾸준하게 시행한 시장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커피믹스 ‘크리머’에 대한 개선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우스갯소리지만 ‘크리머를 먹고 찐 살은 지구를 일곱 바퀴 돌아도 빠지지 않는다’는 식의 괴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피믹스 크리머가 얼마나 부정적으로 인식되는지 여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김홍태 남양유업 홍보전략실 과장은 “커피 크리머는 93%의 식품 원료와 7%의 합성첨가물원료로 이뤄져 있으며, 7%의 합성첨가물원료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카제인나트륨”이라며 “카제인나트륨은 크리머에 우유와 같은 성질을 부여함과 동시에 식물성기름 성분인 크리머를 물에 잘 녹게 만드는 유화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 성분을 제외하고 진짜 우유를 넣는다면 커피믹스 섭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결국 수천 번의 실험을 거듭한 끝에 무지방우유를 미세입자화시켜 물에 잘 녹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직접 구현한 프렌치카페를 내놓자마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 노이즈마케팅? 덕분에 홍보효과
남양유업이 커피사업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시장구조와 관련이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분유 시장의 위축과 발효유 등 유제품 전반에 걸친 성장 한계점이 신성장동력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게 됐다. 이 중 커피믹스 시장은 남양유업의 전문분야인 유가공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고, 지난해 기준 1조2천억원이란 단일식품 최대치를 자랑하는 시장 규모도 매력적인 요소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프렌치카페의 성공 이후 동서식품의 집중적인 견제가 나오자 소비자들의 눈길이 더욱 쏠렸다는 사실이다. 동서식품은 남양유업의 카제인나트륨 마케팅을 두고 타사의 제품이 유해하다고 오인을 주는 노이즈마케팅이라 비난했다. 이로 인해 식약처로부터 해당 광고의 시정 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 과장은 “우린 한 번도 카제인나트륨이 해롭다고 말하지 않았고 카제인나트륨 대신 우유를 첨가했다고 말했다”며 “시정명령도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표현 하나에 대해서만 받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마케팅이 잘못됐다면 무가당주스나 MSG를 첨가하지 않았다는 제품들은 모두 잘못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제품기술에 대한 혁신을 강조한 부분을 노이즈마케팅이라 하는 건 명백한 잘못이고 이러한 논쟁이 결국 프렌치카페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 국내만 머물지 않는다
현재 프렌치카페의 점유율은 약 12% 내외다. 하지만 주요 판매처인 대형마트의 점유율은 약 25%까지 치솟고 있다. 남양유업은 앞으로 대형마트의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일반 소매점까지 판매를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큰 원동력인 물량 부분의 뒷받침도 어느 정도 끝마친 상태다. 커피믹스 시장 진출 전부터 전남 나주에 공장 준공을 계획한 것이 올해 10월 즈음이면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한해 약 7200t의 물량이 생산돼 국내 시장을 뒷받침하고 해외시장까지 담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외시장은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중국 시장과 함께 한류 열풍의 근원지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 커피믹스의 인기가 좋은 미국, 러시아, 호주 등의 서구권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 커피믹스 시장은 현재 약 7천억원 정도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앞으로의 성장성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또한 프렌치카페의 우수한 품질력은 현재 중국시장을 점유하는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김 과장은 “남양유업은 2000년대 이후부터 공장을 3개나 준공할 정도로 몇 년 간의 영업이익을 모두 다 시설투자에 쏟았다”며 “우선 국내 대형마트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리고 품질력을 바탕으로 시설 투자와 마케팅 등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면 국내와 해외 모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컵커피·원두커피믹스 시장 동반성장
현재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외에도 컵커피와 원두커피믹스 시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캔커피와 페트병커피, 컵커피 등을 모두 포함한 국내 RTD(Ready To Drink) 커피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조원 규모며, 컵커피 시장은 약 2500~3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와 매일유업의 카페라떼가 약 1500억원이다.

컵커피는 시장 규모면에서 커피믹스보다 한참 못 미치지만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른 커피믹스와 다르게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컵커피는 15년 동안의 세월을 거쳐 오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품질력을 인정받았고, 지난해에는 일본업체와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우수성을 떨치고 있다.

또한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원두커피믹스 시장에서도 ‘루카’가 출시 8개월 만에 3천만개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더하고 있다. 100% 아라비카 원두만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풍미를 자랑하는 루카는 현재까지 누적 매출액 80억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과는 다르게 원두커피믹스는 크게 성장하긴 힘들 것이란 견해를 내보이기도 했다. 김 과장은 “커피믹스 소비의 60%가 사무실에서 이뤄지고 있어 이보다 가격이 두 배 정도 비싼 원두커피믹스는 큰 성장성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커피믹스를 중심으로 원두커피믹스, RTD 커피 제품들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오는 2014년까지 커피사업에서만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유가공업체에서 벗어나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해 세계를 무대로 하겠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지난 2009년과 비교해 지난해 커피사업의 엄청난 성공을 바탕으로 1조4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이뤄낸 남양유업이 앞으로 얼마만큼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INTERVIEW / 30% 성장, 끝없는 연구의 결과

김홍태 남양유업 홍보전략실 과장

▲ 프렌치카페 성공의 주된 원동력을 분석해본다면?

- 출시 초까지만 해도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 무려 30% 이상 성장했으니 업계에선 기록적인 일이다. 이와 비슷한 성장추이를 보였던 제품은 팔도 ‘꼬꼬면’인데 아쉽게도 단기간에 끝나고 말았다.

꼬꼬면은 초반의 열풍을 장기적인 소비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모든 제품이 그렇겠지만 어떤 맛을 낼 수 있느냐가 최우선이다. 커피믹스는 저렴한 커피라는 인식이 많지만 소비자들이 그 안에서 느끼는 향미와 뒷맛 등은 엄격하기 그지없다.

결국 프렌치카페의 성공은 끝없는 연구결과로 인한 소비자들의 취향 반영과 맛에 대한 차별성 및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 아닐까한다.

▲ 최근 많은 업체들이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사가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인데 이들의 경쟁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자신하는가?

-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가 중요하다. 남양유업은 유가공 시장의 장기적 성장둔화로 인해 이를 돌파할 신사업 추진이 절박한 시점이었다. 그러기에 오랜 기간 동안 철저한 사전준비를 거치고 공장 준공까지 계획하는 등 몇 십 년을 바라봤다.

그러나 몇몇 업체들은 시장에 뛰어들어 소비자들의 반응부터 살펴본 후 사업의 지속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 같다. 접근성 자체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제품력도 많이 달라질 것이고 소비자들의 냉정한 판단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 해외시장 개척이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만 많이 소비되는 줄 알았던 커피믹스가 해외에서도 많이 소비되는가?

- 우리나라는 커피믹스의 소비가 워낙 많기도 하지만 유통이 잘 돼있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커피믹스 자체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커피는 무조건 내려먹는다는 개념이 강한데 즉석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커피믹스를 보고 매우 놀라워한다. 커피믹스의 맛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 이들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 프렌치카페 후속 신제품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는가?

- 아직 신제품 개발 구상은 없다. 하지만 커피 크리머 부분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프렌치카페가 성공한 것처럼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시에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이 개발된다면 시장에서 또다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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