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의 새바람 ‘질러’ 샘표 신성장동력 ‘우뚝’
육포의 새바람 ‘질러’ 샘표 신성장동력 ‘우뚝’
  • 김상우
  • 승인 2013.07.1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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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공장, HACCP 표준 제시 … 1200t 생산 가능
육포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얼까? 아마도 열이면 열 술안주를 떠올릴 것이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과 함께 고단백을 자랑하는 풍부한 영양소, 숙성 과정을 거친 고유의 깊은 향은 국민 술안주란 애칭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 등산과 캠핑 등 야외활동 인구 증가와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간식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판매 영역을 더욱 넓혀주고 있다.

전통발효명가 샘표는 이러한 흐름을 타고 지난 2007년부터 육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자체브랜드 ‘질러’ 육포를 내놓았다. 질러 육포는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육포의 고급화 바람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충북 영동에 육포 전용공장을 마련한 뒤 체계적인 생산라인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의 제품 생산은 육포 시장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최첨단 설비와 수제 방식이 어우러진 생산라인과 HACCP에 기준한 철저한 위생관리를 자랑하는 영동공장을 언론 최초로 공개한다.


● 질러 육포의 전초기지 영동공장
지난 2001년에 준공한 샘표 영동공장은 약3만5천㎡ 부지에 장류와 육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장류만을 생산했으나 지난 2010년 육포 생산의 집약을 목표로 육포생산라인이 본격 들어섰다.

영동공장은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철저한 HACCP 시스템을 자랑한다. 공장의 준공에 발맞춰 장류업계 최초로 간장과 된장, 고추장, 쌈장이 HACCP 지정을 받았으며, 2010년에도 육포 생산라인의 구축과 동시에 축산물 가공품 HACCP 지정을 받아냈다. 최고의 품질을 위해선 최고의 생산설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샘표의 경영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샘표의 이러한 노력들은 질러 육포의 신장세와도 무관치 않다. 질러 육포는 지난 2009년 약 40억원의 매출에 그쳤지만 영동공장에 생산시설을 마련한 이후 2010년 약 85억, 2011년 약 160억원, 지난해 약 2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샘표는 약 1천억원의 육포 시장 규모에서 단 5년 만에 2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코주부(점유율 25%)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섰다. 다른 업체들과 달리 단기간에 시장을 파고든 고무적인 결과다.

사실 샘표와 육포의 만남은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랫동안 전통발효기술의 장류 외길을 걸었기에 사업 초창기만 해도 쓸데없는 외도란 주변의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느 업체와 마찬가지로 신성장동력의 발굴은 필요한 상황이었다. 샘표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내 육포시장이 PB제품과 중소업체들의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기에 프리미엄 육포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더불어 육포가 전통발효기술과의 접목을 시도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에 샘표만의 경쟁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확신도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사진>☞ 최첨단 설비와 수제작업이 어우러진 질러 육포의 생산 공정 모습. 원료육 엑스레이 검출기 통과 → 정선 및 슬라이스 과정 → 저온연육공정 → 건조공정 → 금속 검출기 통과 → 포장단계 → 엑스레이 검출기 통과.

● 이유 있는 경쟁력, 깐깐함에 깐깐함을 더하라
프리미엄 육포를 내세우는 질러 육포는 차별화된 맛과 안전한 제품 생산을 위해 과정 하나하나에 깐깐함을 더하고 있다.

육포의 원료육은 청정우로 유명한 호주산 및 뉴질랜드산의 엄선된 홍두깨만을 100% 사용한다. 먼저 공장으로 입고되는 모든 홍두깨들은 엑스레이(X-ray) 검출기를 통과해 정상 통과한 홍두깨만이 육포 원료로 사용된다.

홍두깨는 겉 표면이 지방으로 둘러싸여 있어 지방을 수작업으로 제거하는 정선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하게 되면 담백한 육포 생산이 어려워진다. 특히 정선과정은 지방의 분포가 고르지 않아 수작업만으로 시행되며, 여타 업체들이 원료의 절감 차원에서 전체 홍두깨의 10% 이하만을 정선하나 샘표는 10% 이상의 정선을 실시해 지방을 완벽히 제거하고 있다. 손해를 보더라도 맛있는 육포 생산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다.

정선과정을 거친 홍두깨는 건조되기 알맞은 모양으로 잘리는 슬라이스 과정을 거친 후 체혈 및 염지과정에 들어간다. 체혈은 홍두깨 안에 있는 잡냄새를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 핏물을 빼내는 작업이다. 이렇게 핏물을 빼낸 홍두깨는 샘표가 자랑하는 전통발효소재와 적정한 비율로 잘 버무려져 ‘저온연육공정’을 거치게 된다.

저온연육공정은 질러 육포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이다. 육포의 생명은 식감으로 얼마만큼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저온연육공정은 육포의 신선도 유지에 최적인 4℃ 이하에서 육포를 하루 동안 숙성시키는 과정이다. 이렇게 되면 육즙 손실은 최소화되고 육질은 더욱 부드러워진다.

이어 저온연육공정을 마친 육포는 자연스러운 모양을 내기 위해 육포 하나하나를 후크에 걸고 건조과정에 들어간다. 뜨거운 바람을 이용한 건조공정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육포의 식중독균을 사멸시키는 CCP(Critical Control Point, 중요 관리점) 역할을 한다.

건조된 육포는 다시 한 번 금속이물을 잡아내기 위한 금속 검출기 검사를 통과한다. 이후 이상이 없는 제품들만이 포장단계를 밟는다. 포장이 끝난 제품들은 탈산소재(포장지 속에 산소를 잡아 곰팡이가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함) 검출기로 들어가 탈산소재 첨가 유무를 검사한다.

마지막으로 엑스레이 검출기를 통해 완제품 이물검사를 실시한다. 엑스레이 검출기 검사를 두 번이나 실시하는 건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나 완벽을 더해야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샘표의 고집이 만들어 냈다.

● 신뢰와 배려, 영동공장의 원동력
뛰어난 설비와 체계적인 시스템만이 영동공장의 자랑은 아니다. 이생재 샘표 영동공장장은 “무엇보다 영동공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가장 큰 자랑”이라며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한 가족처럼 능동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원활한 의사소통과 공동의 목표의식, 서로에 대한 배려는 최고의 인프라를 위한 선결조건이라 말할 수 있겠다. 30여년이 넘는 세월을 샘표와 함께한 이 공장장은 기업의 이윤보다 직원들의 행복, 직원들의 역량 향상이 우선이라는 기업 이념이 샘표와 동고동락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회고한다. 나보다 너를 생각하는 기업에게는 무궁한 성장가능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영동공장은 직원들마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밝은 것이란 기대감에 맡겨진 일에 더욱 완벽을 기하려는 직원들이 자리하는 이상 샘표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란 확신이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육포 시장 돌풍의 비결은 ‘정직함’

이생재 샘표 영동공장장/이사

▲ 샘표 질러 육포는 누적판매량이 1천만 개가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 간장과 된장, 연두 등 샘표만의 순수 발효기술을 이용한 맛내기는 질러 육포만의 경쟁력이라고 자부합니다. 더불어 영동공장을 통한 자체 생산을 기반으로 철저한 HACCP 공정의 위생관리, 최고의 품질 생산을 위한 노력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 질러 육포는 홍두깨의 지방을 완벽히 제거한다고 들었습니다. 지방 제거가 품질에 어떠한 영향을 주나요?
원료육은 보통 2kg의 덩어리에 약 12%의 지방이 함유돼있습니다. 지방을 완벽히 제거하지 않고 육포를 건조하면 육포가 하얗게 떠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건강상의 이유에서라도 지방의 제거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여타 육포 생산업체들이 수익을 남기기 위해 어느 정도의 지방을 남겨두지만 샘표는 수익이 떨어지더라도 13~14%까지 떼어내 좋은 품질을 내놓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깐깐한 HACCP 적용은 영동공장의 자랑이라 들었습니다. 제품공정 중 영동공장만의 특이 사항을 소개해주십시오.
- 보통 간장과 된장 등의 이물관리는 원료가 가장 중요하지만 육포는 미생물에 대한 위험도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장 출입부터 깨끗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포장 단계에서도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한 번 더 작업복을 갈아입습니다. 원료육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도 두세 번에 걸쳐 이물의 완벽한 봉쇄를 추구합니다.

위생관리는 아무리 지나쳐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위생의 완벽한 추구는 소비자들과의 약속인 동시에 기업의 마땅한 사명입니다. 앞으로도 업계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 영동공장에 육포 제2공장 준공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어떠한 밑그림을 그려놓았나요?
- 현재 영동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육포는 350t 수준입니다. 올해 안에 설비를 추가·보완해 500~600t까지 생산 규모를 증대시키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오는 2014년 후반기에는 약 100억원의 투자로 육포 제2공장을 증설해 700t의 생산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그렇게 되면 영동공장에서 약 1200t 정도의 육포를 생산할 수 있게 되죠. 질러 육포는 오는 2016년까지 500억원의 매출 달성과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 국내 육포시장의 전망과 함께 질러 육포의 세계화 전략은 없는지요?
- 그동안 술안주로 많이 애용됐던 육포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제품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온 가족이 즐기는 영양 간식으로 판매 범위의 확대를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샘표가 더 좋은 제품을 내놓고 시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5천억원 이상의 시장 규모 확대도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몇몇 해외 관계자에게 질러 육포를 제공해 맛을 평가해본 결과 이 정도라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일관된 평가를 받아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구제역 위험국가라 당장의 수출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원료 수급이 가능한 미국과 호주 등지에 공장을 세우고 샘표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세계화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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