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에 요동치는 국내 커피시장
저가 커피에 요동치는 국내 커피시장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4.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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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일본 커피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대다수의 커피전문점 혹은 카페 매출이 전년대비 많게는 20%에서 적게는 10% 이상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원인은 세븐일레븐, 로손 등 모든 편의점이 점포 안에 무인 카페를 설치하고 100엔, 혹은 120엔짜리 저가 커피를 판매한 탓이다.

일본 편의점에서 저가 커피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곳은 세븐일레븐이다.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세븐일레븐은 각 편의점에 ‘세븐 카페’를 설치하고 100엔 커피를 론칭, 1년간 5억 잔을 판매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커피 가격은 100엔이지만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보다 품질 면에서는 오히려 좋아 소비자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세븐일레븐은 저가 커피를 판매한 이후 2013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3.0%가 상승했으며 순이익은 27.0%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커피를 마시러 방문했다가 생각하지 않았던 생필품이나 잡화를 사는 고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이 엄청난 이익을 얻자 일본 내 모든 편의점이 저가 커피를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편의점 커피 열풍’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일본의 기존 커피전문점 매출이 급감하게 된 것이다.

국내 편의점 커피 매출 2~4배 급등

일본 편의점 업계의 저가 커피 열풍이 국내 편의점업계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국내 편의점업계가 1천~1200원짜리 저가 커피에 올인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CU의 ‘카페 겟’, GS 25의 ‘카페 25’, 미니스톱의 ‘미니 카페’ 등 저마다 독자적인 브랜드를 내세워 저가 커피를 출시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커피 매출은 최대 4배, 적게는 2배 이상 급등했다. 이같은 편의점 업계의 커피시장 진출은 지난해부터 일고 있는 국내 저가 커피시장은 물론이고 전체 커피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저가 커피의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1천 원의 경계도 허물어졌다.

지난해 연말 홍대를 중심으로 500원짜리 커피전문점이 생기는가 하면 편의점 업계의 후발주자인 신세계그룹의 위드미도 브라질산 고급 원두 세라도를 이용한 드립 커피 ‘테이크 원’을 출시, 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저가 커피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기존 커피시장을 주도하던 고가 브랜드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다 앞으로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 국내 커피업계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쟁력 갖춘 고가 브랜드만 생존

국내 커피시장은 경쟁력 있는 일부 고가 브랜드와 가성비 높은 저가 브랜드로 양분화될 것이 틀림없다. 이런 지각변동에 따라 그동안 국내 커피시장을 이끌었던 고가의 국내 브랜드는 크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이미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드롭탑, 홈스테이드 등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카페베네는 매출은 물론 매장 수가 크게 축소된 가운데 최근 로고를 변경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지만 반등의 기회를 잡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커피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커피에 열광하고 있는 국내 커피시장은 당분간 고속성장이 가능하다. 지난해 커피 소비량은 성인 1인당 484잔으로 지난 2010년 301잔에 비해 1.6배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국내에서 커피는 확실한 문화로 자리매김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과당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고 이 가운데 경쟁력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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