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진입장벽 높이고 제도적 걸림돌은 낮춰야’
‘외식업 진입장벽 높이고 제도적 걸림돌은 낮춰야’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7.08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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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경제 창간 20주년 특별 좌담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외식업계의 활로 찾기'

식품외식경제 창간 20주년 특별 좌담회

     주제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외식업계의 활로 찾기
     장소 : 한국외식정보㈜ 대회의실
     일자 : 2016년 7월 1일(금)
     좌장 :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패널 :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
             김기영 경기대 관광학부 외식조리학과 교수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 회장
             이명훈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수석부회장 (㈜오니푸드 대표)
             박정환 ㈜김가네 총괄사장
             장보환 ㈜하남에프앤비 대표
             윤석제 ㈜쥬씨 대표

     기록: 이원배・신지훈 기자
      정리: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사진: 이종호 기자 ezho@

식품외식경제 창간 20주년을 맞은 2016년 외식업계는 지속적인 불황에 초토화되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의 이른바 ‘먹자골목’마다 소비자 발길이 뜸해지면서 폐업의 셔터문이 내려지고 있다. 당장 어려운 현실보다 미래를 예측조차 할 수 없는 ‘뉴 애브노몰 시대’라는 장막이 외식산업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외식산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란 실체적 낙관론도 버릴 수 없다. IMF 구제금융 당시의 엄혹한 환경 아래서도 외식업계는 프랜차이즈 전성기라는 반사적 호황의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위기에 처한 외식업계도 불황 속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남다른 호황을 누리고 있는 외식업체 CEO들과 정부, 단체, 학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이하 좌장): 식품외식경제 창간 20주년을 맞아 열게 된 이번 좌담회를 통해 큰 어려움에 처한 외식업계의 돌파구를 찾고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에서 2.6%, 2.4%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좋은 소식은 없고 대외적인 변수가 워낙 많아 당장의 소비 개선 등 내수활성화도 어렵다고 본다. 업계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다. 베이비부머세대가 매년 쏟아져 나오면서 재취업이 안 되는 까닭에 창업만 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창업하는 숫자만큼 문을 닫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인구구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1996년부터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2년 정도면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할 것이고 2025년에는 노인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처분소득 감소로 소비 침체는 계속 된다. 과거 저성장기를 극복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국내 외식업계가 얻을 수 있는 교훈부터 살펴보자.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이하 김경규 정책관): 정부는 외식산업을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불황이 지속되면서 외식업경기지수는 2014년 4/4분기 73.69에서 올해 1/4분기 71.34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외식업경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전망이 안 좋다는 응답이 많을 경우 기준 이하의 수치로 기록된다.

설문조사 결과 외식업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더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많았다는 얘기다. 외식업체의 폐업률은 25%에 육박한다. 4개중에 1개 업체가 문을 닫는다는 말이다. 외식업은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진입이 쉽기는 하나 폐업률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

불황 지속과 장기적인 침체, 시장포화 등 외식업은 구조적인 난관에 봉착해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일부 개별 브랜드의 강세가 돋보이고 있다.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 회장(이하 민상헌 회장): 올해 외식업소 숫자는 늘었다. 그러나 영업 내용은 형편없다. 불황의 여파도 크지만 먼저 제도적 요인으로 어려움이 더 커지는 사례를 찾아보자. 세금, 카드수수료, 임대료 등 경영압박 요인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시책 등이 외식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 정치권의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공약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대다수 외식업체가 문을 닫아야 한다. 당장 외식업체의 주방인력보다 아르바이트 종업원의 급여가 더 높아질 수 있다. 늦어도 오는 2020년부터 1만 원으로 최저임금을 올린다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이라고 판단된다.

이뿐만 아니다. 김영란법이 어려운 사람들을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닐테지만 결과적으로 외식업, 농수축산업 등 서민들의 족쇄가 되고 있다. 음식 접대비 상한선을 법 시행 기준인 3만 원에서 7만 원으로 현실성 있게 책정해야 한다.

시기적인 문제도 있다. 경제가 조금 나아졌을 때 시행해야 옳다고 본다. 외식업계는 그동안 정부 시책을 너무 잘 따랐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 외식인들의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장기불황도 문제지만 외식업계 입장에서 볼 때 정부의 외식정책 가운데 잘못된 부분이 너무 많다.

▲ 지난 1일 한국외식정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식품외식경제 ‘창간20주년 특별 좌담회’에서 좌장 이정희 교수(중앙대 경제학부)와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윤석제 ㈜쥬씨 대표(이하 윤석제 대표): 장기불황에다 각종 규제와 법 등 외식업을 둘러싼 애로사항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외식업계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일본을 보고 배워야 한다. 일본에서는 장기불황 아래서도 1천호점이 넘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자주 볼 수 있다.

호토모토, 모스버거 등은 불황기에 오히려 성황을 이루며 성장해 왔다. 저가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처럼 품질은 상향평준화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지 못한 채 단순히 가격만 낮춘다면 단기적 효과에 머물 것이다.

쥬씨는 싸면 맛이 없다는 과일주스의 맛을 업그레이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남돼지집의 경우도 일반인이 창업하기 어려운 아이템인 삼겹살 전문점으로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해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인 브랜드와의 작은 차이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작은 차이점을 만들어 불황을 이겨나가야 한다.

좌장: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당시 사례를 돌아보면 좋겠다. 일본 외식업계의 혁신성이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특히 인간 중심의 기업가 정신, 혁신성 있는 경영자가 이런 사례를 만들었다.

박정환 ㈜김가네 총괄사장(이하 박정환 사장): 모든 외식기업이 항상 위기상황이었다. 최근 몇 십년동안 위기라는 말이 빠진 적이 없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다. 거꾸로 보면 30년간 기회가 주어진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외식업계의 어려움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본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맥도날드의 최저가 메뉴는 250엔을 유지하고 있다. 덮밥집도 가격 변화가 없다. 그동안 혹독한 불황을 거치면서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 왔다. 지금은 좌석이 없는 우동집이 많다. 서서 먹는 우동집이 대세다. 공간을 줄여 인건비, 임대료 부담을 없애는 구조다.

이런 우동집은 아직도 성황 중이다. 살아남은 기업은 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다. 가정집을 개조해 미니 뷔페를 운영하는 가게도 있다. 우리나라 돈 9천 원으로 훌륭한 일본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요즘 주부들이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없다. 이런 틈새시장을 파고든 셈이다.

이런 형태가 우리나라에서 한식뷔페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트렌드를 보고 우리나라에 접목하면 우리나라 외식구조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일본에 가면 50대 남성이 일하는 사례가 많다. 반면 우리나라는 50대 여성은 일을 하는데 남성은 일을 하지 않는 구조다.

50대 남성들이 외식업계로 진입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외식업계는 사람이 부족해 난리다. 50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력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우리는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빨리 응용해야 한다.

일본의 멀티숍도 눈길을 끈다. 한 가게의 낮과 밤 업종이 다르다. 일본은 낮에는 밥을 파는 식당, 저녁에는 다른 사업자가 이자카야 술집을 운영하는 곳을 자주 볼 수 있다. 임대료를 반반씩 나눠 낼 수 있는 방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하나의 사업장에 한 아이템 사업만 한다.

제도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에 두 가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임대료를 아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김가네는 43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3천 명 정도가 일을 하고 있으니 그만큼 고용효과가 크다. 소비가 준다는 것은 고용이 줄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없다고들 하는데 외식업은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제도적으로 힘든 업종에서 일을 하면 세제를 지원하는 등의 지원책도 필요하다. 근로의욕 장려혜택 등 장사를 열심히 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인노동자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이상한 시스템이다.

숙식까지 제공하면 외국인노동자 고용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반면 홍콩의 입주도우미들은 한계 임금이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한계 임금 기준을 만들고 적용해야 한다. 나라마다 경제규모가 다른데 인권을 내세워 내국인과 똑같은 임금을 지불한다면 산업계가 감당할 수 없다.

일본도 외국인노동자가 많다. 일본은 외국인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다. 어려움 속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런 아이디어가 경쟁력이 된다. 김가네는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회전률로 살아남았다. 회전률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가성비로 고객이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장보환 ㈜하남에프앤비 대표(이하 장보환 대표): 6년째 하남돼지집 사업을 하고 있다. 6년 전과 지금을 비교할 때 짧은 기간에도 큰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창업 당시에는 인건비 문제, 임대료 문제, 식재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삼겹살은 물가연동지수와 관련이 깊은 서민의 음식에 속한다.

삼겹살이 몇 년만에 8천~9천 원에서 1만2천~1만3천 원으로 올랐다. 이제 삼겹살은 서민 음식에서 벗어난 범주에 있다. 과거 삼겹살은 서비스 환경이 세련되지 않더라도 소비가 따라주던 아이템이다. 그러나 가격이 높아지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이탈리아요리 전문점과 비교되고 있다.

서비스는 나아지지 않고 가격만 올렸다는 고객의 불만이 커졌다. 하남돼지집은 새로운 삼겹살의 테마를 제공하면서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 최근 폐업 관련 기사를 자주 보게 된다. 폐업의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이를 극복할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60대 시니어들이 은퇴하고 100세 인생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소규모 창업에 뛰어들면서 쥬씨, 스몰비어 등이 성장했다. 외식에 대한 이해를 갖춘 이들이 창업해야 하는데 거리가 먼 분들이 뛰어들고 있다. 실패할 경우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안전망도 없는 상태다.

창업자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얘기다. 창업시장에 대한 본질적인 토론도 부족하다. 대중들에게 창업에 따른 고통스러운 문제와 시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런 기반이 없다. (정부에서) 손 놓고 있지 않았냐는 생각도 한다.

사모펀드의 외식업 진출이 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외식업 관계자들은 신념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사세 확장에 혈안이 되지 않고 외식업계에 주춧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외식업체 대표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너무 을의 이야기에만 호응하고 본사는 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안정적이고 폐업률이 낮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사회·경제적 기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기업의 입장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명훈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수석부회장(㈜오니푸드 대표·이하 이명훈 부회장): 지난 1995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경제는 절대 더 좋아지지 않고 있다. 어떻게 지키고 유지해 나갈지가 문제다. 자영업자들의 폐업 해결방법은 솔직히 없다. 진입장벽이 낮아 포화상태인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프랜차이즈의 산실인 미국의 프랜차이즈기업은 2500개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은 4천여 개에 이른다. 쥬씨를 그대로 따라하는 과일주스전문점, 즉 미투브랜드가 엄청나게 늘었다.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6천 원 정도의 식대를 받는 직장인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6천 원 내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3500원짜리 도시락, 2천 원짜리 저가커피가 잘 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식자재 비율이 50%가 넘어가면 사업자에게 남는 게 없다. 지난해 프리미엄 김밥집이 떴다. 그러나 인건비 문제가 나왔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명은 3.3년에 불과하다. 한국은 트렌드가 매우 빠른 시장이다. 프랜차이즈협회 수석부회장으로서 10년 넘은 브랜드를 뽑아봐도 10개 정도밖에 없다.

종합적인 부분에서 국가 정책으로서의 대안이 나와야 한다. 현실적으로 임대료, 인건비를 잡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외식업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건전한 창업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진입장벽을 높여야 사기꾼 소리를 안 들을 수 있다. 많은 미투브랜드들이 아무런 준비나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쥬씨를 따라가려다 보니 싼 식재, 질이 나쁜 식재를 사용한다.

그러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에게 간다. 중국은 1년 이상 직영점 2곳을 운영해야 프랜차이즈사업을 할 수 있다.

김기영 경기대 관광학부 외식조리학과 교수(이하 김기영 교수): 경기흐름에 가장 빠른 영향을 받는 게 외식업체 현장이다. 대학은 인재를 육성해 업계에 지원해야 하는 입장이다. 전국에 외식 관련학과는 많은데 써먹을 자원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

아직까지도 학생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장감을 가진 교수와 갖지 못한 교수의 차이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다. 지난 1990년대는 호황기였다. 외식이 독립적인 산업군으로 형성되면서 인력 공급차원에서 외식관련 학과가 많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다 사라졌다. 호텔관련 학과도 갑자기 늘어났다 사라졌다. 반면 2000년대 들어서 외식 관련학과가 많이 늘었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호텔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학과명에 호텔이 빠지고 외식이 들어간 것이다.

혁신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능동적 변화를 이루기 위해 직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지금의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최근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평생교육원에 지원하는 40~50대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과 같이 서비스 직무능력이 있는 시니어들이 국내에도 곧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조만간 현실감각이 있는 인력이 양성돼 현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일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좌장: 몇 해 전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한인이 많지 않은 곳에 한식당이 있어 놀랐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아이패드 메뉴판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한식 메뉴를 상세하게 설명한 점이다. 추운 지역인데 후식으로 팥빙수를 제공했고 방송을 타면서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 혁신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우리 업계의 혁신 사례가 있다면 무엇일까?

김경규 정책관: 외식산업은 커질 수박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속 발전할 것이다. 지난 2008년 외식산업 규모는 65조 원이었으나 2014년에는 84조 원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빠르게 성장해 왔다.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일반음식점, 구내식당 등 전체적인 외식시장은 규모가 커지고 있어 희망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산업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표준화를 이루면서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다. 전체 외식 점포수 중 프랜차이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그러나 매출액은 전체의 70~80%에 달한다. 혁신을 실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구조라고 생각한다.

한식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도 있다. 외식업은 품목 중심으로 분화되는 역동적인 산업이다.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식품 외의 기술과 융복합을 이루며 굉장히 빠르게,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지금은 어렵지만 개별적으로 혁신하는 기업도 많아질 것이다.

이명훈 부회장: 프랜차이즈는 교육 사업이다. 맥도날드 성장의 바탕에도 교육이 있었다.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각 회사마다 점장 교육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사업자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위생교육을 받아야 한다. 농식품부의 축산·과일 등 식재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 않나? 농식품부에서 진행하는 교육과 연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박정환 사장: 김가네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레시피를 보고 조리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는 그런 매뉴얼이 준비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교육 매뉴얼, 수퍼바이저 매뉴얼 등 다양한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쉽게 책자화하면 점주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 안에서도 매뉴얼 보급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화, 규정화가 곧 혁신이다. 이것이 왜 필요한지 의미를 정확히 가르쳐주고 각 프랜차이즈 업계가 매뉴얼화를 진행한다면 튼튼한 기업이 많아질 것이다. 생계형 매장, 기업형 매장은 고객을 태하는 태도가 다르다.

김가네 점주 중 2~3개 매장을 운영, 한 지역을 총괄하면서 인력을 전환배치하는 등 매장 운영을 매우 잘하는 사례도 있다. 고용을 유지하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기업형 매장을 늘려가는 게 효과적이다. 생계형에서 기업형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좌장: 최근 소비자들은 높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길 원한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외식업의 혁신을 가능케 할 비용절감의 방안에 대해 말해보자.

윤석제 대표: 쥬씨는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1년6개월 정도 됐다. 창업 초기부터 가맹 문의는 많았지만 앞서 5년간 가맹점 없이 직영점만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유통 부분에서 본사가 이익을 가져올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과일 수입사와 함께 과일전문 유통회사를 설립한 뒤에야 가맹사업을 진행했다.

준비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는 탄탄한 가맹사업의 기반이 됐다. 쥬씨는 재개설 비중이 높다. 가격적인 부분에서 가맹점주가 비교 후 만족하고 재개설을 하기 때문이다. 식재 부분에서 직수입을 원칙으로 하고 국내 과일은 산지 거래를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품질은 높이고 가격을 낮추게 돼 가맹점의 성공을 뒷받침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10개월 사이에 쥬씨 미투브랜드가 20개가 넘게 생겼다. 시장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다수의 브랜드가 생기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준비 없는 진흙탕 싸움 속에서 미투브랜드 가맹점주들은 전부 망할 수밖에 없다.

민상헌 회장: 우리니라의 외식업주는 45만 명에 달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포함하면 65만 명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시급 1만 원으로 올리면 외식업소 종업원 4명 중 2명을 정리해야 한다.

정책을 입안할 때 서민을 보아야 한다. 외식업계 2세대까지는 주먹구구 방식으로 경영했어도 돈을 벌었다. 이제 이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하남돼지집, 쥬씨 등 3세대에게 배울 점이 많다. 이런 3세대가 있는 한 외식산업의 미래는 밝다.

장보환 대표: 상대적으로 젊은 경영자가 어르신을 고용해 일을 시키는 것은 어렵다. 시니어 취업의 사회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시니어 취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제도화한다면 인력난에 시달리는 외식업계의 혁신을 앞당길 것이다.

김기영 교수: 40~50대 중 단순한 일을 원하는 분들이 많다. 적절한 업종과 업태를 나눠 시니어를 재교육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 성숙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중요할 것이다. 영국의 실버레스토랑은 주방과 홀을 시니어들이 맡고 같은 연배의 고객들이 대기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등 다양한 외식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우리도 이같은 분위기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김경규 정책관: 정부는 궁극적으로 시장 파이를 키우고 효율적인 자원이 배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영란법, 최저임금, 외국인 근로자 문제 등은 이해관계가 얽혀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 김영란법에 대해 결정을 해야 할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접근 방식을 달리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가의 부정부패를 없애자는 가치는 공유해도 사회·경제적 부작용이 없도록 나름의 노력을 진행 중이다. 50대 이상의 외식업 재교육문제 등과 관련해 장년층의 교육프로그램 예산 편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개별 취업도 좋지만 프랜차이즈와 해외진출 등 2가지를 유형화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전문기관을 지정해 통계를 강화하는 사업도 지속하겠다. 한식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 한식재단의 전문성, 독립성을 확실히 지킬 수 있도록 돕겠다. 많은 업체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 이들 외식기업에 대한 협의체 등을 발전시켜 해외지원센터를 내년에 설립할 예정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등 국제 행사와 연계해 외식 인프라를 구축할 다양한 고민도 하고 있다. 식품과 외식의 핵심이 되는 소스센터도 익산클러스트에 구축하고 있다. 지역단위 음식 명소나 전통식품명인 등 음식 관련 문화와 프랜차이즈산업 방향을 이끌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다.

이명훈 부회장: 필리핀 프랜차이즈협회장은 장관 출신이다. 중국은 차관급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해 정부지원예산이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반면 2년 전인 2014년에는 23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3800개 점포의 해외진출 성과를 올렸다. 한국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정부가 해외로 나가라고 권고한다. 정부의 지원을 늘려주길 바란다.

좌장: 앞으로 외식업계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혁신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다. 미투 브랜드 남발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외식기업의 성장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여러 지적과 같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일본은 상인 정신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했다. 우리에겐 상인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경영주의 문제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온 여러 얘기가 외식업계의 위기를 극복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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