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 ‘김영란법’ 위기 뛰어넘기
절체절명 ‘김영란법’ 위기 뛰어넘기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9.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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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식품·외식업계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원안대로 시행하게 됐다.

외식업계가 마련할 수 있는 김영란법 피해 최소화 대책은 접대비 상한 금액인 3만 원에 맞춘 신 메뉴 개발이 고작이었다. 가격을 낮추면서도 고객을 유도할 수 있는 구색 맞추기에 애쓰는 업체들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김영란 세트메뉴, 란이 한상, 란 정식, 김영란 상차림, 김영란 정식, 심지어는 가격에 음식을 맞춰 주는 맞춤메뉴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보지만 특별한 것이 없다. 인건비를 줄여 음식 값을 낮추기 위해 고객 밀착 서비스를 생략하는 궁여지책까지 내보지만 이런 식으로는 결코 김영란법에 따른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구공룡 이케아 저지한 국내 가구업계

김영란법 시행이 기정사실화된 지금, 차라리 이를 위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면 어떨까? 이를 위해서는 식품·외식기업의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다른 업계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가 많다. 지난 2014년 국내 가구업계는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부분의 언론은 ‘이제 국내 가구전문기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 향후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 영업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2015년 3/4분기 결산을 보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국내 가구업계의 Big 5로 불리는 한샘·리바트·에넥스·퍼시스·에이스침대 등의 매출이 총 2조30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늘었다. 특히 국내 가구업계 1위 기업인 한샘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9.1%, 영업이익은 25.2%의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국내 가구전문기업들은 저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원가절감의 요인을 찾아내는 한편, 각각의 매장을 고객선호도에 맞춰 과감하게 변화시켰다. 또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출시하는 등 체질개선에 전력을 다한 결과였다.

위기를 성장기회로 바꾼 가격혁신·원가절감

절대적인 위기를 오히려 혁신의 기회로 삼아 무서운 성장을 기록한 대표적인 업종은 유니클로, 자라, H&M 등 글로벌 SPA 패션 브랜드들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1984년 히로시마에 1호점을 개업했다. 당시 일본의 섬유산업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대표적인 사양산업이란 낙인이 찍혀있었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이 창업할 당시 주변에서는 극구 반대했다. 사양산업인 섬유산업에 왜 뛰어들어 실패를 자초하느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소비자가 있는 한 사양산업은 없다.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지속적으로 혁신하면 사양산업은 없으며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며 유니클로를 시작했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지속적인 혁신 방안으로 가격혁신과 함께 원가혁명을 만들어 냈다. 그는 판매가격을 5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영업이익은 10분의 1까지 떨어트린다는 가정 아래 원가구조를 바꿨다. 또 ‘본격적인 저성장기에 들어서면 기존의 원가절감방법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원가절감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오로 원가혁명을 만들어 냈다. 유니클로는 이같은 혁신으로 후리스를 시작으로 히트텍, 에어리즘 등 기능성과 패션성은 물론 초가성비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패션업계의 강자로 성장하게 됐다.

물론 식품·외식업계는 가구업계나 패션업계와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혁신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혁신할 수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식품·외식업계도 국내 가구업계나 유니클로의 사례처럼 가격혁신, 원가혁명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김영란법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오히려 새로운 성장기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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