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은 축산인의 책무”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은 축산인의 책무”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10.28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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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수 축산자조금연합회장·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이근수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한우와 한돈, 낙농, 오리, 육우, 계란, 사슴 등 9개 축산 자조금관리위원회의 연합체인 축산자조금연합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한우자조금 사업과 개인 농장 운영만으로도 바쁜 나날이지만 축산물 소비 확산과 인지도 개선에 이바지하고자 연합회장직을 맡게 됐다.

축산자조금연합은 여러 축종의 연합체인만큼 공통 현안인 축산물의 부정적 인식 개선과 소비 증진 활동을 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최근 ‘김영란법’으로 많은 타격을 입은 한우 산업은 직거래 활성화와 수출 확대로 활로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우와 한돈 등 국산 축산물 애용이 농업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이 신임 회장을 서울 서초구 한우자조금 집무실에서 만나 자세한 사업 계획을 들었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자조금 간의 교집합 사업 추진

축산자조금연합은 9개 축종의 연합체이다. 소비 확대와 인식 개선이라는 공통의 목적도 있지만 업종마다 시장 규모나 현안이 달라 균형 잡힌 사업이 필요하다. 축종에 따라 시각과 이해 관계가 다를 수 있어 그만큼 사업 추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 회장은 “축하한다는 말을 종종 듣지만 희생과 봉사의 자리이고 한우자조금 직원의 일도 더 많아지게 됐다”며 “어려움에 놓인 국내 축산업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회에서 중요 가치로 떠오른 ‘상생’을 축산업계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소비자와 생산 농가, 사료 등 관련 업체 등이 어느 일방의 피해에는 무관심했다는 판단이다. 소비자-생산-업체 간 협의를 통해 전체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 이근수 축산자조금연합회장·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이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원배 기자 lwb21@

이 회장은 9개 축종 간의 교집합을 끄집어 내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각 축종별 사안보다는 축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문제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최근 소비 이슈로 떠오른 동물성 지방 섭취 문제, 농장 오폐수 등 환경 문제, 동물복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그는 “다양한 자조금 사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교집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동물성지방 섭취 이슈와 동물복지 등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을 통한 축산물 인식 개선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란법으로 타격, 법 개정·피해 대책 요구

시행 한 달째를 넘긴 김영란법으로 한우 업계는 예상대로 타격을 입었다. 한우 선물은 대부분 5만 원을 넘겨 법 위반을 우려해 소비가 현저히 줄었고 한우전문점을 찾는 발길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한우 선물세트는 예년 대비 20~30%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음식점도 업종 전환이나 폐업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진단이다.

이 회장은 “김영란법 취지에 국민 70%가 동의하기 때문에 피해가 나더라도 업계는 호소하기 어려운, 말 그대로 외줄타기와 같은 상황”이라며 “농업은 나라의 근간이기 때문에 농수축산물 제외 등 법 개정과 피해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한우 맛을 아는 소비자는 좀 비싸더라도 다시 찾게 된다며 더 맛있는 한우로 서비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유명 한우전문점 대표가 영업이 무척 어렵지만 가격을 낮출 수도 없다고 토로해와 안타깝다”며 “하지만 한우 맛을 아는 소비자는 결국 다시 매장을 찾게 돼 현재 어려움을 견디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우 소비 활성화를 위한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활성화 △학교급식 사용 확대 △수출 증대 △‘대한민국 한우 먹는 날’ 명절화다.

그가 생각하는 직거래 활성화는 협동조합 운영 방식이다. 경기 화성에 문을 연 한우 직매장 ‘고산미소’를 예로 들었다. 고산미소는 전북 완주군 180여 한우 농가가 출자해 설립한 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조합은 조합원의 한우를 시세보다 5~7% 비싸게 구입하고 조합은 유통과정과 마진을 줄여 매장에 공급한다. 소비자는 신선하고 맛있는 한우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직매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 시키고 있다. 조합은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실제 초기 사업성이 우려됐던 고산미소는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개점 첫 해인 2014년 매출 72억 원에서 지난해 92억 원, 올해는 100억 원 돌파가 예상된다. 조합은 운영 수익을 전국한우협회와 지역 사회 등에 기부했다. 현재 이같은 매장이 전국에 10여 곳 운영되고 있다.

이 회장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조합이 운영해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을 높인 점이 성공요인이다”라며 “반면 수익성만을 생각한 직거래 매장은 성공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학교 급식에 제공하는 한우 고기의 공급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일부 학교 급식에도 제공되지만 2·3등급 한우가 대부분으로 맛이 떨어진다. 그는 경기도 정책을 성공적인 예로 들었다. 경기도는 급식에 1등급 이상의 한우를 제공하면서 구매 차액을 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1년에 약 17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청소년기에는 신선하고 좋은 고기를 제공해줘야 합니다. 낮은 등급의 한우는 맛도 떨어지고 한우에 대한 인식도 안 좋아지게 됩니다. 경기도의 사례가 전국에 확대되도록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계속 요구할 계획입니다.”

“한우, 와규 제치고 홍콩인 입맛 사로잡아”

그가 요즘 부쩍 관심을 쏟는 일은 수출 확대다. 지난해 12월 홍콩에 첫 수출한 한우의 현지 반응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회장은 홍콩에서 한우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당 10만 원 안팎인 한우(1등급 이상 등심, 안심, 채끝 등)가 홍콩에서는 32만 원(한화 기준)의 고가에 판매되고 매출도 높다. 홍콩에서 프리미엄으로 알려진 일본 와규와 가격 차이가 별로 없는 수준이다.

이 회장은 “한우는 홍콩에서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와규가 오히려 경쟁심에 가격 할인에 나설 정도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 수출은 지난 6개월 간 16t이 이뤄졌고 올해 36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가 꼽는 한우 인기 비결은 근내지방으로 알려진 ‘상강’(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지방 함유도를 말함)과 한류다. 한우가 세계 다른 나라의 소보다 유전적으로 상강이 잘 되는 품종으로 풍미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우는 홍콩에서 와규와 맞먹는 명품으로 통해 비싼 가격에도 외식업소와 수퍼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한류의 영향도 있지만 한우 특유의 풍미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홍콩에서의 인기를 통해 한국에서도 한우는 역시 명품이라고 소비자가 다시 봐줄 겁니다. 하지만 아직 수출은 걸음마 단계라 업계는 물론 정부의 노력과 지원이 더 필요합니다.”

한우 수출은 홍콩을 거점으로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확대한 뒤 대만을 거쳐 중국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우 먹는 날을 명절로… 스토리텔링 입힐 것

이 회장은 설날과 추석 외에 또 다른 명절로 ‘대한민국 한우 먹는 날’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11월 1일을 전 국민적인 한우 소비의 날로 정해 할인 판매, 기부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기존 행사가 이벤트성, 보여주기식 행사 위주였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설과 추석 등 명절에만 연간 소비량 중 40%가 소비 된다”며 “여기에 한우 먹는 날을 명절로 만들면 20% 추가 소비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도록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 외식업체 등과 연계해 할인 판매, 기부, 대규모 시식 행사 등을 진행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음식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 스시는 식재와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이 결합해 세계적인 음식으로 떠올랐다. 한우에도 한국 전통과 인문학을 결합한 스토리 만들기가 시도 되고 있다. 관련 연구를 강원대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우 스토리텔링이 완성되면 품질 외에 또 하나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구상이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가격 중심 소비 보다는 가치 중심으로 한우를 새롭게 보게 될 것이라는 목표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은 우리 축산 농가의 책무입니다. 또 환경관리에도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비자 여러분도 가격만을 따지지 말고 나라의 근간인 농업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국산 축산물을 많이 애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협동조합 모델 확산 주력”

이근수 회장은 지난 1979년 고려대 축산학과를 졸업하자마자 고향인 전북 익산으로 내려갔다. 귀향 후 몇 년간은 농장 운영에 전념해 대외적인 활동은 자제했다. 그는 “농업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한우협회 익산지부장을 맡으면서 한우 단체와 인연을 맺었다. 한우핵군육종 연구회 1, 2대 회장과 한우협회 감사, 한우협회 전북도지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3월부터 한우자조금위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그는 협동조합 운영에 관심이 많다. 농업의 고령화 문제 해결,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한 단가 상승,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 등을 조합 활동을 통해 풀어보겠다는 생각이다.

“협동조합 운영이 어렵지만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한우조합은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고요. 완주의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해 나가는 게 제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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