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외식업 백척간두] ④외식업 위기탈출 위한 대안 찾기
[2018 외식업 백척간두] ④외식업 위기탈출 위한 대안 찾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8.25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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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사고·명확한 콘셉트로 강소 외식업체 만들기

글 싣는 순서
①인구절벽과 외식업계의 위기
②외식업을 둘러싼 산업구조의 변화
③소비자 의식과 외식문화의 지각변동
④외식업 위기탈출 위한 대안 찾기

외식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단순히 외식 창업자 10명 중 7명이 3년 안에 문을 닫고 기존 업소 매출도 크게 떨어지고 있는 현상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리 길지 않은 외식산업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최근 변화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차원의 ‘전환’을 뜻한다. 외식 사업자가 조리된 먹을거리를 팔고 소비자가 대가를 지불하고 먹는 행위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먹을거리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팔고 사는지의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기존 외식사업자들에게 큰 위기로 다가온다. 경기 불황만 탓하는 착시현상에 갇혀있을 경우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산업구조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 외식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외식업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본다.

지난 2010년 전후만 해도 우리나라 외식업계는 일본이나 미국의 외식시장을 벤치마킹해 왔다. 우리나라가 저성장 궤도에 접어들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관통해 온 일본의 외식기업 샤이제리아 등은 훌륭한 반면교사가 됐다.

미국의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메뉴 전략 등도 써먹을 수 있었다. 해외 선진국의 구체적인 외식산업 정보를 얼마나 가졌느냐에 따라 국내 외식업계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 외식산업은 동시에 큰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예견하지 못했던’ 변화에 전 세계 외식업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우리가 따라 배우려고 해도 당장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도 땅이 갈라지는 것 같은 변화가 동시에 닥치고 있다. 벤치마킹 대상이 소멸된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IT 산업과의 동반관계

외식시장이 아무리 크게 변화해도 수십년의 전통을 가진 유명 맛집의 위세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차별화된 이미지와 콘셉트, 메뉴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생 업소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등은 앞을 볼 수 없는 격랑의 바다에 나서야 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유연성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산업과 새로운 문화 콘텐츠도 외식업에 영향을 끼친다. IT기술과 여러 문화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좌우하면서 외식업종 선택에 개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식산업 관계자들은 4차 산업 등 신기술 영역은 물론, 보다 폭넓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미리 내다보고 대처하면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갈 수 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나라 외식업계는 식당의 규모나 운영방식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오피스가에 자리 잡은 직장인 대상 중소형 외식업소 등은 공간구성부터 메뉴, 서비스 방식이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먼저 매장이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식소비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고객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종사자를 줄이게 된다. 대신 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주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메뉴도 일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직장인 점심식사나 저녁식사 고객이 찾는 기존 뒷골목 식당들도 기존 한식 일변도에서 캐주얼한 양식이나 일식, 또는 동남아 음식 비중이 늘 것이다. 외식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졌고 특히 조리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리가 복잡해 보이는 기타 외국식 메뉴는 소스 몇 가지를 이용하면 한식 반찬 몇 가지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여기다 주방 솔루션산업의 발달로 숙련된 조리사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다양한 요리의 제 맛을 낼 수도 있다. 이는 주방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홀 직원 1명만 일하는 고효율 점포

종업원도 현재의 1/3 수준으로 줄이는 업소가 많아진다. 주문과 결제를 고객이 직접하는 키오스크(KIOSK) 등장으로 홀 담당 직원은 1명만 있으면 된다. 현재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에서는 일찌감치 키오스크를 운용하고 있다. 이미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같은 형태의 점포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레스토랑 잇사(Eatsa)는 이용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원 한 명만 있을 뿐 홀과 계산 담당 직원이 없다. 고객들은 키오스크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고 몇 분 후 정해진 창구로 나오는 음식을 가져다 먹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받는 인력을 줄이는 대신 주방 인력을 늘려 더 빠르고 우수한 음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외식업소의 매출도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비용절감 외의 효과도 있다. 미국의 한 주류 전문점은 키오스크를 도입한 뒤 매출이 8.4%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음이 어려워 직접 주문하기 어려웠던 외국어로 표기된 주류 상품을 소비자들이 키오스크를 통해 구입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키오스크를 통해 일부 양념이나 부재료 추가 등에 비용을 붙여 고객의 취향에 맞추면서 매출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거의 추억이 되고 있는 가족단위 저녁 외식

‘아침식사 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 이같은 현수막 등을 내건 외식업소가 일부 눈에 띈다. 앞으로 조식 제공 업소는 도심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줄어든 점심, 저녁 고객을 대체하는 수익 확보를 위해서다.

출근시간을 조금 앞당겨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는 수요는 충분히 증가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도 베트남 등 동남아 각국과 같이 집에서 거의 요리하지 않고 매식으로 3끼를 떼우는 게 일반화될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시도편: 2015∼2045년’을 보면 2045년까지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1인 가구가 가장 주된 가구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기준 전국적으로 가장 주된 가구유형은 '부부+자녀 가구'(32.3%, 613만2천가구)였다. 하지만 30년 뒤인 2045년 17개 모든 시도에서 가장 주된 가구유형은 1인 가구(36.3%, 809만8천가구)가 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1인 가구의 비율이 1위가 되는 시기는 이보다 빠른 2019년(29.1%)으로 전망했다, 또 전체 2인 가구 비중은 26.1%에서 35.0%로 증가하고 3인 가구는 21.5%에서 19.8%로, 4인 가구는 18.8%에서 7.4%로 줄어들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이러한 가구 형태 변화는 외식시장의 변화를 몰고 온다. 저녁 외식시장의 주요 고객이었던 가족 단위 외식이 크게 줄어든다. 1, 2인가구가 맞벌이일 경우 ‘집밥’보다 외식에 의존하게 되지만 대부분 배달음식이나 테이크 아웃, HMR 등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저녁 외식시장은 줄어드는 반면, 아침 외식은 증가한다. 문제는 아침 외식시장은 매출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인건비나 식자재비 등은 점심식사를 제공할 때와 차이 없지만 아침 식단가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하지만 이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오피스가 식당의 아침 제공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테이크아웃 전용 창구 마련은 필수

배달은 이미 대세가 됐다. 여기다 테이크아웃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배달음식과 테이크아웃이 활성화되는 요인은 간편성과 비용 문제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직장인들은 점심 값에 큰 부담을 느낀다. 이에 따라 가급적 비용을 줄이는 게 대세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899명을 대상으로 점심 값을 조사한 결과 평균 점식식사 비용은 6100원으로 지난해 6370원보다 4.6% 줄었다. 불황으로 점심 값까지 줄이는 직장인이 늘어난 것이다.

먼저 테이크아웃은 우리나라에서 편의점 도시락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 이에 대응하는 외식업체가 늘어나면서 질과 양에서 더 뛰어난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이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는 ‘데스크톱 다이닝’(desktop dining)이란 신조어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에 비해 테이크아웃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찌개나 국, 밥 등이 들어가야 하는 한식의 특성상 테이크아웃용 포장도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식이나 양식, 기타 외국식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한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테이크아웃을 위한 외식업종 다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음식배달은 기존 배달전문 외식업체뿐만 아니라 유명 맛집 배달 서비스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를 중심으로 배달만 맡는 사업체가 늘어나면서 유명 맛집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페이스북이 음식 배달 기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페이스북 메뉴 아래 색과 파란색의 햄버거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실행되는 방식이다. 음식 주문(Order Food) 버튼을 누르면 음식 주문 업체 서비스와 연동된다.

위치기반 서비스로 페이스북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인근 외식업체의 메뉴 사진과 가격, 평점, 배달 여부를 확인한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주문하면 예상 소요 시간이 포함된 확인 이메일이 오고 결제까지 페이스북 안에서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기준 가입자 수가 15억여 명에 달한다. 국내 가입자는 올해 기준 약 1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이 음식배달 서비스에 뛰어들 경우 관련 외식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다. 결국 거의 모든 외식업체가 테이크아웃이나 배달 서비스를 위한 전용 창구 마련에 나서야 한다.

타깃 고객 맞춘 콘셉트가 외식업 성패 좌우

외식시장이 크게 바뀌면서 콘셉트의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어떤 콘셉트로 어떤 고객을 공략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일본 교토에 본점을 둔 ‘교토가츠규’는 메인메뉴인 규카츠의 상품력에만 집중한다. 메뉴는 총 4가지뿐이고. 메뉴판에는 6가지 소스에 찍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팁 정도만 제시한다.

그러나 교토가츠규의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디테일 전략들이 숨어있다. 규카츠를 미디엄레어 상태로 균일하게 제공하기 위해 원육 두께와 튀기는 시간을 매뉴얼로 완성했다. 주방 내 튀김기기마다 타이머를 두고 주문 즉시 60초만 튀겨 테이블에 낸다. 단순하면서 신선하고 깊이 있는 메뉴 콘셉트를 마련한 사례다.

‘잭아저씨족발&보쌈’은 종합선물세트를 연상하게 하는 포장 패키지와 감사 메시지를 직접 손 글씨로 적은 미니 카드로 배달 매출만 40%가 늘었다. 해당 배달 앱 페이지에는 ‘선물 받는 기분이 드는 포장 박스와 예상치 못한 손 편지에 감동했다’는 리뷰가 하루 30건 이상 업데이트되고 있다.

이는 배달에 집중하면서 ‘선물’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성공한 케이스다. 앞으로 더욱 치열해지는 무한경쟁 시장에서 각각의 콘셉트가 없는 외식업체는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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