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 지난해 3조 원 규모 급격한 성장세
HMR, 지난해 3조 원 규모 급격한 성장세
  • 이원배ㆍ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1.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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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도시락 등 즉석섭취식품 주도

국내 HMR 시장 현황과 전망

HMR 시장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다.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가정 HMR 시장 규모는 3조원에 이른다. 지난 2011년 8천억 원에서 2016년 2조3천억 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고 그 기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식품회사가 문을 연 HMR 시장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체까지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백화점까지 HMR 시장에 뛰어드는 등 급성장하는 시장에 대해 높아지는 관심만큼이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은 소비자를 즐겁게 하는 제품의 다양성 확대를 불러오고 있다. 편의성은 물론 맛, 건강에 재미까지 고려한 다양한 HMR이 출시되고 있다.

식품외식경제 신년특집 3호에서는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여인홍)가 펴낸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HMR편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HMR 시장에 대한 현황과 추이는 물론 소비자 특성과 해외시장 동향에 대해 살펴봤다. 또 계속된 불황과 최저임금 등 변화되는 환경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외식업계의 HMR 진출 현황도 점검했다. <편집자 주>


도시락에서 육개장… 어디까지 HMR

HMR(Home Meal Replacement, HMR)은 단순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식재료를 가공?조리?포장해 놓은 식품을 의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에 따르면 HMR은 즉석섭취, 즉석조리, 신선편의식품 등이 포함된다. 즉석섭취식품은 동·식물성 원료를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을 가해 제조·가공한 것으로 더 이상의 가열, 조리과정 없이 그대로 섭취 할 수 있는 도시락, 김밥 등이 해당된다.

즉석조리식품은 즉석섭취식품과 달리 단순 가열 등의 조리과정을 거치거나 이와 동등한 방법을 거쳐 섭취할 수 있는 국, 탕, 수프, 순대 등의 식품을 말한다. 신선편의식품은 농·임산물을 세척, 박피, 절단 또는 세절 등의 가공공정을 거치거나 이에 단순히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한 것으로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샐러드, 새싹채소 등의 식품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 HMR 시장에서는 위에 언급한 즉석섭취·편의식품 외에도 만두류, 카레, 빵류 중 피자, 핫도그, 떡류 중 떡볶이, 식육추출가공품 일부, 양념육 일부 등까지 포함된다. 위의 즉석섭취·편의식품이 협의의 HMR이라면 이외에 앞서 언급한 만두류 등을 포함한 것은 광의의 HMR이라고 할 수 있다.

3분 카레가 문을 연 HMR의 역사

국내 HMR 역사는 1981년 오뚜기 3분 카레가 문을 열었다. 1982년 오뚜기 3분 짜장 등 3분요리가 즉석식품 시장을 개척했다. 1996년에는 CJ제일제당의 햇반이 출시되며 즉석밥 시장이 시작됐고 잇달아 농심(2002년), 오뚜기(2004년), 동원(2005년) 등 여러 식품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즉석밥이 출시됐다.

이후 풀무원 등을 중심으로 냉장 면, 스프, 죽 등 다양한 냉장제품이 선보였고 2008년 동원 개성 왕만두가 출시되며 냉동 만두 시장이 인기를 얻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HMR은 식사라기보다는 간식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2013년 이마트의 HMR 브랜드 ‘피코크’가 런칭하며 국, 탕, 찌개 등 한식과 중국이나 태국 등 해외 요리 제품들도 출시되는 등 다양성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특히 유통업체의 HMR 시장 진출은 이후 편의점, 백화점에 이르는 많은 업체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한편 경쟁 양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의 HMR은 유명 셰프 혹은 맛집과 협업을 하거나 안주나 피자 등으로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또 식품, 유통업체는 물론 외식업체까지 HMR 브랜드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HMR 시장 최근 6년간 101% 성장

HMR 국내 시장규모는 2011년 1조1368억 원에서 2016년 2조2682억 원으로 최근 6년간 99.5% 증가했다. 특히 2015년 대비 2016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도시락의 인기와 기업들의 다양한 즉석조리식품 출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도시락이 포함된 즉석섭취식품 출하 실적은 2015년 9922억 원에서 2016년 1조 3239억 원으로 33.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즉석조리식품은 40.3% 증가했다.

즉석섭취편의식품류 외에 만두, 카레 등이 포함된 광의의 HMR 출하 실적은 2011년 1조 5670억 원에서 2016년 3조 1519억 원으로 최근 6년간 101.1% 증가했다. 특히 튀김식품, 빵류(핫도그)의 출하규모 증가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2011년 대비 2016년에 튀김식품은 164.2% 증가해 337억 원에서 89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빵류(핫도그)는 158.8% 증가해 269억 원에서 697억 원으로 늘었다.

도시락 등 즉석섭취식품이 HMR의 67.5%

HMR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이 포함된 즉석섭취식품으로 2016년 기준 전체 HMR 생산에서 67.5%를 차지했다. 즉석조리식품은 28.2%였다.

즉석섭취식품은 2011년 8945억 원에서 2016년 1조4932억 원으로 66.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즉석조리식품은 3967억 원에서 6235억 원으로 57.2% 증가했다. 신선편의식품은 611억 원에서 963억 원으로 57.7% 늘었다. 즉석섭취·편의식품류의 모든 품목군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비중에서 큰 차이는 없다.

2016년 편의점을 중심으로 도시락이 인기를 끌면서 즉석섭취식품의 생산실적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즉석조리식품은 국, 탕, 찌개, 볶음류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를 늘리며 꾸준히 생산규모가 커지고 있다. 신선편의식품은 간편 채소류 소비 확대에 힘입어 생산규모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6년 기준 즉석섭취·편의식품류를 제외하고 HMR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만두류(4808억 원)이며, 이어서 카레(1336억 원), 튀김식품(732억 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만두, 카레, 튀김식품, 피자, 핫도그는 모두 2011년 대비 2016년에 생산 규모가 증가했다. 만두류는 36.0%, 카레 133.7%, 튀김식품 135.6%, 빵류(피자) 67.9%, 빵류(핫도그) 49.0% 각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파스타류는 36.5% 감소했다.

만두와 카레, 피자는 HMR시장에 부응하며 지속적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파스타류는 주요 제조사를 중심으로만 제품이 출시되고 있고 냉장 HMR 파스타보다는 파스타 소스 제품이 늘어나면서 건조 파스타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해 먹는 비중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HMR 수요 증가 비례

HMR 시장의 성장과 관련 많은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수의 증가와 여성경제활동인구의 증가와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2인 가구 수는 2010년 835만 명에서 2016년 1047만 명으로 25.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여성 경제활동인구 수도 1042만 명에서 1153만 명으로 10.7% 증가했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식사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크게 감소한 것도 HMR 시장 성장과 일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20세 여성의 1일 평균 음식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2004년 35분에서 2014년 24분으로 11분 감소했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은 1시간 39분에서 1시간 24분으로 15분 감소, 40대는 1시간 49분에서 1시간 38분으로 11분 감소했다.

1~2인 가구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20~30대 외에도 40대에서도 음식준비 소요시간이 감소한 것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더불어 HMR 수요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석조리식품 B2B 비중 20%

HMR은 품목별로 유통 비중에 다소 차이가 있는데 즉석조리식품과 신선편의식품은 B2C로의 유통 비중이 80% 전후로 나타난다. B2B 비중은 20% 전후로 추정된다. 즉석조리식품 가운데에는 레토르트로 만들어진 제품이나 국, 탕 제품 중 일부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로 주로 유통되고 있다. 신선편의식품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카페가 B2B 주요 유통 채널로 나타났다.

즉석섭취식품 중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은 대부분 편의점으로 유통되는 반면 도시락은 편의점 외에 전문 판매점, 외식업체, 온라인(냉동형태) 등 판매채널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참고로 도시락은 편의점의 유통 비중이 가장 높으며, 도시락 전문점과 외식업체로 고르게 유통되고 있다.

대표 HMR 삼각김밥에서 도시락으로

HMR의 대표주자인 즉석섭취식품은 도시락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편의점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도시락은 편의점 외에 도시락전문점이나 외식업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도시락전문점은 반조리 반찬 형태로 제공돼 현장에서 밥과 함께 제조되어 판매한다. 외식업체는 업체별로즉석제조판매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 공장에서 제조되어 판매되는 도시락은 편의점을 주축으로 한 대형소매채널이다.

즉석섭취식품의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6287억 원이며, 즉석섭취식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삼각김밥(34.9%)과 도시락(34.5%)이다.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5년 4765억 원에서 2016년 6287억 원으로 31.9% 증가했다. 특히 해당 기간에 도시락 판매 규모가 63.1% 증가해 전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으며, 점유율 역시 2015년 대비 6.6%p 증가했다. 이는 2016년 편의점 시장에서 다양한 도시락 제품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았던 점 등이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판매 1위인 삼각김밥은 2015년까지는 도시락과 10.6%p의 점유율 차이를 보이다가 도시락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떨어지며 2016년 점유율이 감소했다. 이외에 샌드위치나 김밥도 HMR 시장의 인기 제품으로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즉석조리식품 5900억 시장 주역은 즉석밥

즉석밥, 국·탕·찌개류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된 즉석조리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5899억 원으로 즉석밥이 48.1%로 가장 높고 국·탕·찌개류(12.9%), 죽류(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즉석조리식품 시장규모는 2015년 4610억 원에서 2016년 5899억 원으로 28.0% 증가했다. 특히 즉석국(233.5%)과 기타 레토르트류(99.3%), 국·탕·찌개류(51.8%)의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와 오뚜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즉석국 제품이 출시됐고 2016년 여름 삼계탕 외에 다양한 탕류 제품이 늘어나며 국탕찌개류의 매출이 증가됐다. 특히 PB 제품들의 출시가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카레나 짜장 외에도 다양한 안주류 및 육류 가공품이 레토르트 제품으로 출시되면서 기타 레토르트류의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마트, 편의점, 슈퍼 순

지난 2016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즉석조리식품은 할인점(34.8%)에서의 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고 편의점(19.1%), 독립슈퍼(18.9%), 체인슈퍼(1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즉석조리식품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은 할인점에서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2015년까지만 해도 편의점(17.4%)보다는 독립슈퍼(20.4%)와 체인슈퍼(18.1%)의 매출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편의점에서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HMR 및 안주류 제품을 늘리면서 편의점의 매출 규모가 독립슈퍼나 체인슈퍼를 앞설 수 있었다.

주요 판매채널인 할인점, 편의점, 독립슈퍼, 체인슈퍼의 매출은 2016년 상반기대비 2017년 상반기에 각각 35.5%, 34.7%, 22.2%, 3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호응도 높아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 인터뷰]
황원준 농협하나로유통 상품본부 저온식품팀장

“가성비 보다 프리미엄으로 올해 200억 매출 목표”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7월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한 프리미엄 HMR 상품 ‘오케이쿡(OK COOK)’을 출시했다. 이마트의 피코크,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홈플러스의 싱글즈프라이드와 올어바웃푸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PB인 오케이쿡은 다른 HMR PB 상품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산 원재료를 선택했다. 국산 농산물로 만든 밥, 국, 간식 등 다양한 제품으로 프리미엄 HMR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출시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지난해 실적과 올해 계획을 물었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실적은?
“출시 당시 44종이던 상품은 연말까지 108종으로 확대됐다. 국, 탕, 냉동밥, 핫도그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지난해 론칭 이후 확산이 좀 늦어져서 실적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닭을 삶아서 육수를 내고 냉장육을 사용해 식감을 살린 삼계탕이나 국산 쌀과 나물을 사용한 곤드레밥 등은 많은 인기를 얻었다. 새해 연휴 국산 쌀을 사용한 ‘우리쌀로 만든 떡국떡’은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오케이쿡의 특징과 제품 개발 방향은?
“품질과 식감이 중요하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때문에 냉동보다는 냉장을 선호한다. 다양한 소비자의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지만 가급적이면 자극적이기 보다는 건강을 고려한 상품을 개발하려고 한다. 술안주의 경우에도 보통 냉동육을 쓰는데 비해 오케이쿡의 제품은 냉장을 쓰고 자연스러운 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빼고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기름기도 줄였다.”

▲올해 계획은?
“계속해서 상품의 다양성을 늘리고자 노력중으로 200여 종의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카테고리 확장을 위해 가정HMR 중심의 식품 전반 PB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리고자 한다. 단 ‘가성비’ 보다는 ‘프리미엄’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농산물 만큼은 반드시 국산을 사용하려고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올해 150~2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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