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가공식품 4개중 1개꼴 자체상표
2027년 가공식품 4개중 1개꼴 자체상표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3.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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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난해 가공식품 중 PL제품 17%

미국시장에서 ‘자체상표 제품(Private Label·이하 PL)’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가공식품 매출 중 PL제품의 비중이 17%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코트라가 최근 밝혔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제품의 가성비와 제조과정을 고려한 합리적 소비성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오는 2027년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 4개 중 1개 이상이 유통업체 PL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에 따르면 PL제품 수요 증가 현상은 식품, 일용 소비재, 의류 등 소매업계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식품분야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유통업체가 제조사와 공동으로 기획해 자사 점포를 통해 판매하는 PL제품은 로열티와 중간 마진, 광고비 등이 없어 원가절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가 생산 후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판매하는 내셔널 브랜드 제품보다 저렴하다. 흔히 ‘PB(Private Brand)’로도 불린다.

컨설팅그룹 Cadent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식품 매출 가운데 PL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7%에 달한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경기침체기에 PL가공식품의 판매 비중이 증가했다가 회복기에 다시 감소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PL가공식품의 판매 비중은 경기가 성장세를 보인 지난해 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가공식품시장도 PL제품 의존도가 높은 유럽처럼 변화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식품뿐만 아니라 소비재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Nielsen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일용 소비재 PL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9%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상위 200대 내셔널 브랜드 매출은 보합세이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 2016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내셔널 브랜드 전년 동기대비 매출 증가율이 하락세를 이어온 것과 대조적으로 PL제품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의류업계도 양상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NPD는 지난해 3분기 전체 운동복 시장 매출의 20%를 PL제품이 차지해 PL상품군이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가 됐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PL운동복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20% 증가해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일반 브랜드에 비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소비 패턴 변화와 가치 소비가 배경  
식품, 일용 소비재, 의류시장에서 PL제품의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소매업체들도 PL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취급하는 PL제품을 확대하고, 다양한 소비자 계층을 공략한 새로운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론칭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미국 경기침체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변화시켰다. 경제는 침체를 딛고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자들은 먹을거리와 생활용품 등을 구입할 때 신중하게 결정하는 소비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소비자의 성향을 간파해 PL제품은 종류와 품목을 늘렸고 특히 헬스, 웰니스 및 생활용품 수요에 맞는 프리미엄 PL상품의 등장은 PL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기농, 지역 재배 작물 등을 이용한 PL제품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수요에 부합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브랜드보다 제품의 가치를 중시하고,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는 데 적극적인 밀레니얼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각한 것도 PL제품 수요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은 구매 전 제품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해 PL제품이 유명브랜드보다 더 낫다고 판단되면 주저없이 제품을 구매한다.

파격적인 할인 등 실험적인 시도로 인기
지난 1979년 설립 이후 지난해 10월 현재 미 전역에 47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판매제품의 90% 이상이 PL제품으로 내셔널 브랜드에 비해 20~50% 정도 저렴하다. 이곳은 음료, 주류, 신선식품, 일용 소비재 등을 취급하며 미국 시장에서 선보이지 않은 독창적인 제품 등 실험적인 시도로 새로운 맛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PL제품 전문 온라인 마켓인 Brand-less는 모든 제품의 판매가가 3달러이다. 이들은 소비자가 내셔널 브랜드를 구입할 때 부담하는 숨겨진 비용 ‘브랜드 택스(Brand Tax)’를 지불하지 않아도 돼서 제품의 단가를 3달러에 맞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식품, 뷰티, 홈&오피스 용품 등 총 250여 가지의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소매업계 간 가격 경쟁과 밀레니얼세대의 합리적인 소비 성향 등으로 유통업계 PL제품 열풍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 식품과 소비재는 물론 가구, 의류, 화장품 등 유통되는 산업분야도 더욱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유명 브랜드가 아니라도 제품의 가성비가 높고, 제조과정이 윤리적이며, 유해성분을 최소화했다면 PL 제품이라도 언제든지 구매하겠다는 밀레니얼세대를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런 PL제품 수요의 증가는 한국 기업의 미국 OEM/ODM시장 확대의 기회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지도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제품의 독창성과 가성비로 경쟁할 수 있는 생태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디어가 반짝이고 독특한 한국의 식품, 화장품 등은 새로운 PL상품을 발굴하려는 업체들의 관심도가 높은 편”이라며 “미국에서 열리는 산업 분야별 전문 전시회는 물론 PL전문 쇼에 참가하는 것도 효과적인 진출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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