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특집│Hot Issue 3 외식업 위협하는 ‘편의점 도시락’
2019 신년특집│Hot Issue 3 외식업 위협하는 ‘편의점 도시락’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9.01.0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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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 5년 만에 3.5배 성장

외식업계의 불황이 심화되고 있다. 경기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 다양한 원인들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동종업계가 아닌 이종업종과의 경쟁을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음식점끼리의 경쟁이 아닌 쇼핑몰, 백화점은 물론 최근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한 편의점도 있다. 여기에 무섭게 성장하는 가정간편식(이하 HMR) 역시 편의점과 함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카페 역시 포함된다. 

이렇듯 다양한 업종과 싸워야 하는 무한 경쟁시대에 외식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역시 편의점이다. 접근성, 편의성, 가격경쟁력, 다양성 등 여러 측면에서 상대가 되질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편의점 도시락은 외식업에 있어서 가장 뼈아픈 한 방을 날렸다. 

지난 2013년 779억 원에 불과했던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00억 원으로 불어났다. 4년 새 3배 넘게 성장한 셈이다. 올해도 전년대비 40%이상 증가한 3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주 이용 연령층이 20대에서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혁 코리아세븐 기획부문장은 ‘2018년 유통시장 평가 및 2019년 전망’ 세미나에서 “편의점 주 소비자는 20대보다 오히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며 “1~2인 가구라면 흔히 20~30대를 떠올리지만 중장년층만으로 구성된 핵가족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락 등 푸드와 냉장 식품, 맥주 등의 카테고리 확대가 중장년층의 편의점 이용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20~29세 고객 수는 2013년 대비 5.4%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 고객 수는 동기간 52.8% 증가했다. GS25는 2015년 50대 이상 고객 수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였지만 지난해에는 11월 기준 13%로 증가했다. 

CU에서는 중장년층의 도시락 구매 비중이 급증했다. 40세 이상 연령층의 2014년 도시락 구매 비중은 전체의 2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3.9%로 크게 늘었다. 

김 부문장은 “식품 카테고리뿐 아니라 ATM 등 금융, 세탁, 약국, 카페 등으로 편의점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중장년층 유입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대에서 50대까지 폭넓게 편의점을 방문하면서 이제 점심시간에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1인 가구 확대로 점심은 물론 저녁도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 

CU의 올해 저녁 시간대 도시락 매출 비중은 22.1%로 점심 때 매출비중 22.2%에 비해 0.1%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CU가 서울에서 도시락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을 조사한 결과 강북구(41.6%), 동대문구(41.5%), 관악구(41.3%) 순으로 나타났다. 강북구와 관악구는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며 동대문구는 옷가게 등 영세자영업자가 많아 도시락 매출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세븐일레븐 조사에서도 1인 가구 밀집지역과 오피스 단지에서 도시락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평균 매출을 100으로 할 경우 중구(152.5), 강남구(135.0), 관악구(124.3)가 상위 3개 지역으로 꼽혔다. 
GS25가 상권별로 도시락 매출을 분석한 결과 도시락 판매의 42.2%가 원룸 등 주거 밀집지역에서 이뤄졌다. 이어 오피스(25.9%), 학원가(7.4%) 순으로 나타났다. 

도시락 매출이 늘자 편의점들은 앞 다퉈 신제품을 쏟아 내고 있다. 
GS25는 편의점 도시락이 1~2인 가구의 주요 식사로 자리매김 함에 따라 고등어구이, 김치찌개 등 다양한 메뉴를 계속 출시하고 있다. 이천쌀밥정식과 불고기, 등심돈까스, 치킨, 오므라이스커리, 숯불닭갈비, 비빔밥 등 다양한 식재료와 요리법을 적용한 20여 종의 도시락을 내놨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생선 요리에 어려움을 겪는 점에 착안해 ‘유어스매콤고등어&너비아니 도시락’을 출시했다. 

CU는 ‘CU 닭가슴살 잡곡 도시락’과 ‘CU 불고기 나물 도시락’을 출시했다. 이른바 ‘냉동도시락’으로 3분만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다. 기존 냉장도시락이 아닌 장기 보관이 가능한 냉동 제품이다. 

미니스톱은 외식업체와 손을 잡고 색다른 도시락을 선보였다. 카레 전문점 ‘코코(CoCo)이찌방야’와 협업한 ‘카레&치킨도리아 도시락’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겨울을 맞아 ‘찌개 도시락’을 내놨다. ‘오모가리 돼지김치찌개 도시락’과 ‘두부 강된장찌개 도시락’이다. 자작한 국물에 푸짐한 건더기가 듬뿍 담긴 ‘짜글이’ 콘셉트로 찌개로도 즐길 수 있고 밥에 비벼 먹을 수도 있다. 

편의점 도시락은 이제 ‘가성비’를 넘어 ‘프리미엄’으로 진화하고 있다. 4천 원대 주력 상품은 유지하면서 횡성한우, 장어 등 고급 식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도시락을 출시하고 있다. 가격은 7천 원 이상으로 비싸지만, 호텔 도시락 못지않은 품질로 많은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 

또 식품연구소, 상품개발팀 등 별도의 팀을 운영해 도시락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GS25는 2013년에 ‘식품연구소’를 설립했고 이어 CU가 2015년에 ‘상품개발팀’을 만들었다. 

편의점 도시락 외에도 일부 매장에서는 반찬도 판매한다. 기존 편의점 반찬이라면 볶음 김치나 단무지 등을 떠올릴텐데 최근엔 참기름으로 버무린 시금치에 고추 계란말이 등 식당 상차림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거기에 국민야식이라는 치킨도 판매하고 있다. 미니스톱을 필두로 편의점들이 공격적으로 치킨 판매에 나서고 있다. 미니스톱에 따르면 치킨 단품 판매로도 한 때 매출 1위를 기록했지만 맥주, 음료 등의 판매와 연계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CU의 프라이드치킨의 매출은 2016년 전년대비 7.1% 상승에서 2017년 14.3%로 약 2배 이상 상승했다. 
세븐일레븐은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손잡고 편의점용 치킨 판매를 시작했다. 1·2인 가족을 겨냥해 소량으로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GS25는 조각 치킨 판매대인 ‘치킨25’를 운영한다. 특히 올 1월부터는 ‘치킨 장려금’을 신설해 점주들이 매장 내 치킨25 운영 시 튀김 기름 등 각종 비용의 절반을 지원키로 했다. 

이외에도 편의점은 아이스커피, 팥빙수, 어묵, 떡볶이, 군고구마 등 골목상권에 포장마차, 푸드트럭의 먹을거리까지 섭렵하고 있다. 

한편 편의점의 식품판매가 확대되면서 위생·안전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편의점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이마트24 등 편의점 업체들의 위반 건수는 2014년 134건에서 2017년 360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기동민 의원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 간편식이 늘면서 유통기한 미 준수 제품도 증가하고 있다”며 “편의점 업체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은 결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적발건수는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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