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파프리카 산업 발전에 최선”
“생산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파프리카 산업 발전에 최선”
  • 대담 육주희 국장·글 이동은 기자
  • 승인 2019.07.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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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주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 회장
생산부터 유통까지 생산자가 모든 과정의 중추적 역할 해야
명동주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 회장. 사진=이종호 기자 ezho@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는 지난 2000년 출범한 대한민국 최초 농산물 단일 품목 자조회다. 태생부터 100% 수출용 파프리카 생산으로 시작해 내수시장 확대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동안 괄목할만 한 성장을 이뤘으며, 농업품목조직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파프리카를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로 지난달 13일 제9대 회장에 공식 취임한 ㈔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 명동주 회장을 만나봤다.

국내 최초 농업 생산자 의무자조회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이하 파프리카자조회)는 약 600여 명의 회원이 140만 평에 이르는 농지에서 연 7만톤 이상을 생산, 생산량의 절반인 3만5000톤 정도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파프리카 생산농가 연합체다.

파프리카는 국내 신선농산물 수출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명실공히 신선농산물 수출첨병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파프리카자조회 명동주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농업 생산자자조회가 처음 만들어진 품목이 파프리카다. 파프리카가 처음으로 생산된 지는 22~23년 정도가 됐고, 자조회는 지난 2000년 출범해 18년 9개월이 됐다”며 “파프리카는 생산 역사도 얼마 안됐을뿐더러 처음부터 일본시장 수출을 목표로 생산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생산농가가 자조회에 가입돼 있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 당시 파프리카는 수출용 작물로 생산됐기 때문에 국내 유통이 거의 안 되는 시기가 수년간 지속됐고, 생산농가들은 안정적인 해외 수출과 국내 유통을 위해 자체적으로 자조회를 결성한 것이다.

파프리카자조회는 소규모 농가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농가가 가입돼 있으며, 지난 2017년에는 임의자조금에서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해 의무자조회로 운영되고 있다. 

수출 효자 파프리카… 국내 소비시장도 확대
국내 농산물 자조금은 의무 10품목과 임의 15품목 총 25품목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파프리카자조회는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안정적인 자조회로 꼽힌다.

명동주 회장은 “현재 자조회에서 생산하는 파프리카의 50%는 수출용, 50%는 내수용이다. 주력 수출시장은 일본인데, 일본 전체 소비량의 70% 이상을 담당할 만큼 신선농산물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며 “처음에는 100% 일본시장 수출 목적으로 생산했지만 다양한 홍보 활동과 기술 지원 등으로 생산량이 많아지고 점차 국내에서도 소비가 확대되면서 50%는 국내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프리카자조회는 소비촉진 및 홍보 활동을 비롯해 생산 계획과 국내 유통, 수출을 연계하는 물류 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모나코 스페이스에서 ‘제4회 참·참·참 파프리카 레시피 콘테스트 & 셰프 쿠킹쇼’를 개최해 파프리카를 활용한 레시피를 발굴·홍보했으며, 배우 박보영을 홍보 모델로 발탁해 ‘과일처럼 즐기세요. 하루1개 파프리카’를 슬로건으로 TV CF 및 온라인 홍보를 진행하며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명 회장은 “자조회 회원들은 1년에 2번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자조회비를 납부한다. 자조회비는 파프리카 수출을 위한 홍보 활동 및 R&D 개발을 통한 파프리카 소비 저변 확대와 생산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활동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또한 농가가 필요로 하는 재배 기술을 전수하기도 하고 농약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훈련도 시도하는 등 납부한 자조회비 이상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생산자의 권익 및 농가소득 증진에 최선
자조회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던 파프리카의 국내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또한 주력 수출시장인 일본에서는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정치적 목적의 경제보복이 감행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명 회장은 “여타의 농산물과 같이 파프리카 산업이 직면한 여건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요즘 국내 식자재 소비는 모두 축소되는 단계”라며 “엄중한 시기에 선출된 자조회 회장으로서 생산자가 파프리카 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을 시도하고, 파프리카를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켜 회원의 권익 및 농가소득을 증진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명 회장은 정부부처를 비롯 관련한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현지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파프리카 유통에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오래 전부터 교역해 왔던 수출루트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사태가 파프리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무 문제없이 수출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취임한 명동주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자조회 지역 단위 조직화 및 농자재 공동 구매·관리로 생산원가 절감을 통한 회원 실익 증진 △작기별 생산 시기 조정 및 생산 총량제 도입으로 국내유통 및 수출 탄력 조절 △중국 등 다변화된 수출시장 확대 등을 공언했다.

명 회장은 “내수시장 확대와 관련해서는 사실 아직도 파프리카를 접해 보지 않은 분들이 많다. 때문에 파프리카를 과연 우리 국민들의 식단에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하는 게 숙제 중 하나”라며 “건강을 위해 먹을 것인지, 맛을 위해 먹을 것인지, 비주얼을 위해 먹을 것인지 이런 부분을 정리해서 빠르게 변해가는 식습관에 대비해 파프리카를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조회에서는 우선 건강 채소인 파프리카 자체를 과일처럼 온전히 생물로 먹는 부분을 부각시키고,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파프리카자조회는 2년 전부터 생산자들과 유통협약을 맺고 파프리카 수급조절도 하고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파프리카의 경우 폐기조치해 출하량을 조절하는 등 파프리카가 너무 낮은 가격에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생산자들에게는 뼈를 깎는 고통이지만 수급조절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모두 감수하면서 시행하는 중이다.
 
새로운 해외수출지로 중국시장 진출 계획
수출시장과 관련해서는 파프리카의 새로운 해외수출지로 중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명동주 회장은 파프리카의 유일한 수출통합조직인 농업회사법인 ㈜코파를 통해 다양한 정부지원정책을 연계시켜 중국 등 다변화된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세 개 도시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에 파프리카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나 일본이 그렇듯 중국도 파프리카가 피망을 대체하는 채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중국음식에는 피망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 많은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으로 수출을 준비하는 생산 단지는 14곳이 있으며, 중국 측의 현장 검증을 거쳐 3~4곳이 지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품목보다 굉장히 까다로운 검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조회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파프리카의 농약안전성이 국내 어떤 농산물보다 높다고 자부하는 만큼 무사히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 회장은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 생산 단지와 파프리카자조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업무협의를 거쳐 개별적인 접근이 아닌 하나의 공동체로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일각에서 중국은 소비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농산물 수출시장으로 굉장한 보물단지라고 생각하는데 큰 오산이다.

일본만큼 안정적인 수출시장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어려운 길을 개척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파프리카의 글로벌 품위를 지켜 중국시장에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자가 파프리카 산업화의 주역돼야
명동주 회장의 목표는 생산자를 파프리카 산업화의 주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국내에서 파프리카가 처음 생산될 때부터 지금까지 파프리카 산업의 성장을 지켜봐 온 명 회장은 생산자 중심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발전이 앞으로 파프리카 산업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파프리카 생산자 중 원예학 박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제가 유일할 것이다. 20년 이상 파프리카에 대해 연구하고 산업의 성장을 지켜본 만큼  탄탄한 내공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이를 토대로 파프리카 수급조절, 생산조절, 생산시기조절 등을 자조회에서 자체적으로 해내는 것이 회장으로서의 목표”라고 말했다.

덧붙여 “파프리카가 지속가능한 산업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지속가능한 산업화가 되는 데 우리 생산자자조회 회원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파프리카의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이익을 생산자들이 모두 공유하고, 생산자들에 의해서 파프리카의 유통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원예생산자 조합으로 거듭나길
명 회장은 파프리카자조회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범한 생산자자조회로서 다른 농산물 자조회의 길잡이 역할을 한 만큼 향후에는 원예생산자 조합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유럽에는 대규모 원예생산자 조합이 있다. 생산자들이 모여 농업에 필요한 자재들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도 한다”며 “파프리카만 지속가능한 사업이 돼서는 안 되고, 원예사업 전체가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나라에도 원예생산자 조합이 생겨 R&D 사업을 통해 원예 산업 전체가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는 정책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합이 만들어지면 농업에 필요한 자재들을 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 받아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명 회장은 “원예생산자 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자조회부터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지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기 동안 파프리카 생산자들이 오로지 파프리카 생산과 유통, 수익 창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나머지 경제적, 행정적인 부분은 자조회에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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