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올해 상반기 식품업계는 CJ제일제당의 독주체제였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식품업계 상위 40대 기업이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1조7518억2000만 원, 영업이익 6608억 원, 당기순이익 6099억4000만 원에 달했다.
동원F&B(1조5407억4000만 원), 대상(1조5377억1000만 원), 동원산업(1조4654억6000만 원), 농심(1조3557000만 원), 오뚜기(1조2864억3000만 원), SPC삼립(1조2097억6000만 원), 풀무원(1조1277억9000만 원), 하이트진로(1조1154억5000만 원), 롯데칠성음료(1조1053억7000만 원) 등 10대 기업의 매출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7억 원이나 많다.
영업이익도 4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 1조9504억 원 대비 33.9%에 달했고 당기순이익도 1조6927억9000만 원 대비 36.0%에 달했다.
CJ제일제당의 이 같은 매출 점유율은 햇반·비비고 등 간편식 매출 확대에 따른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매각한 서울시 가양동 부지의 잔금 수령이 영향을 미쳤다.
상위 기업 중 이익경영을 가장 잘 실천한 기업은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매출액 1조549억 원, 영업이익 1832억2000만 원, 당기순이익 1406억5000만 원을 기록해 시장 점유율로는 11위의 성적이지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로는 17.4%, 당기순이익률로는 13.3%로 상위 20대 기업 중에서 최고의 성적을 보였다.
오리온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에서 12.6%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에서는 45.5%, 당기순이익에서는 56.4%로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오리온의 경영 안정성 지표도 강화됐다.
한편 코로나19 리스크로 식품·외식을 포함해 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기순이익을 지난해 상반기 대비 흑자로 전환시킨 기업들도 있다.
시장점유율 8위의 풀무원은 지난해 19억6000만 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17억4000만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 밖에 20대 기업 중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30억6000만 원에서 682억3000만 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39억6000만 원에서 119억9000만 원, 팜스코는 지난해 -19억9000만 원에서 107억4000만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대 기업 중 지표 상 가장 안전한 기업은 남양유업, 삼양사, 대한제분, 오리온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양유업은 유동비율 514.3, 부채비율 14.2였다. 이는 남양유업이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이 1년 내에 반드시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보다 5배 많다는 의미다.
유동비율이 높은 상위 5개 사는 남양유업 다음으로 삼양사(236.4), 대한제분(211.3), 오리온(210.1), 매일유업(196.1)이었고 부채비율이 낮은 상위 5개 사는 남양유업 외에 농심(27.7), 오리온(28.5), 대한제분(28.5), 롯데푸드(41.6)였다.
반면 동일한 지표 상 20대 기업 중 SPC삼립과 하이트진로가 가장 위험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에서는 SPC삼립이 68.3로 하이트진로 75.7 보다 낮았지만, 부채비율로는 하이트진로가 75.3으로 SPC삼립 75.2보다 조금 높았다. 다음으로 팜스코(70.6), 풀무원(69.7), 롯데칠성음료(64.5) 순으로 부채비율이 높았고 유동비율은 팜스코(75.2), 풀무원(79.9), 롯데칠성음료(94.0) 순으로 낮았다.
활동성 지표를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에서는 SPC삼립이 10.4로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냈고 풀무원(9.7), 팜스코(7.4), 오리온(7.0), 농심(6.1), 하이트진로(5.6), CJ제일제당(5.2), 매일유업(4.8), 오뚜기(4.7), 대상(4.2) 순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회전율이란 매출액을 재고자산으로 나눈 지표로써 재고자산이 당좌자산으로 바뀌는 속도를 나타낸다. 이 비율은 높을수록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재무재표 분석에서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비알코리아, 파리크라상, 이디야커피 등 반기실적을 공시하지 않는 비상장 기업들은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