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와 한국음식
트로트와 한국음식
  • 권대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 승인 2020.10.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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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요즈음 TV를 틀면 대세가 트로트와 음식인 것 같다. 전통 트로트를 뽕짝이라고 업신여겼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분명 우리나라 트로트는 우리의 전통 음악 뿌리로서 세계의 음악 시장에서도 K-트로트로 크게 자리 잡을 것 같다. 지금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노래와 음식에 대해 대단히 관심이 많고 알고 싶어 하고, 불러보고, 먹고 싶어 한다.

몇 개월 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명의 가수가 TV에 나와서 이야기한 바 있다. 장윤정과 김현정이었다. 김현정과 장윤정은 누구나 인정하듯이 1990년대 2000년대를 걸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다. 둘이 겪고 가는 길이 차이가 크게 났다. 둘 다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본인은 여기서 우리 음식의 앞날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장윤정은 ‘어머나’라는 트로트 곡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가수인데 본인이 어머나 노래를 받고 밤새도록 펑펑 울었다고 한다. 내가 트로트를 부르려고 가수가 되려고 했는지? 이 노래를 꼭 불러야 하는지? 흔히 음악을 배웠다고 하는 사람이 뽕짝을 하는 것이 너무나 싫었고 창피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을 보면 장윤정은 트로트를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장윤정이 트로트를 하고 있을 때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트로트보다는 서양음악이라든가 가곡, 발라드 등을 해야 좀 더 배운 사람 취급을 했다.  

‘멍’, ‘혼자 한 사랑’ 등으로 빅히트 곡을 내며 젊은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김현정은 자기가 가수로서 설 자리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트로트를 다시 할 수도 없고 댄스곡으로 불러주는 데도 없다고 한탄하고 있었다. 분명 당시에 김현정은 신승훈 등과 함께 가수로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노래를 부를 무대가 없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우리 민족은 배운 사람의 노래인가 못 배운 사람의 노래인가의 노래를 따지기 좋아하지만 그러한 차이를 따지기 전에 우리 민족의 기본에는 그 음악과 노래가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를 대변하고 있느냐 아니냐를 많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트로트가 뽕짝이라고 무시당해도 우리나라 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민족의 노래로 자리 잡고 있던 것이다. 우리 정서를 대표하는 우리나라 노래는 세계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음식도 마찬가지다. 여태껏 서양의 제조기술과 과학기술의 산업화, 상용화만 가르쳤고 생산만 이야기했다. 당시는 이러한 것을 하는 사람이 배운 사람이고 우리나라 음식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못 배운 사람 취급했다. 지난번에 본지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어머니 음식은 무시당했고 아버지 음식을 이야기하는 사람만이 우리 음식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다. 앞으로 음식 발전은 배운 사람의 기술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음식이 K-FOOD로 발전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를 대변하고 전통을 계승하느냐에 달려 있다. 

생산과 기술, 칼로리 측면에서만 보면 우리 음식이 서양 음식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건강과 정서, 본질, 문화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음식은 세계적으로 매우 훌륭한 음식이 될 수 있다. 과학적으로 봐도 우리 음식은 매우 건강한 음식이다. 이렇게 건강한 음식은 식품의 생산과 개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음식의 발생과 발전, 지리적 여건과 민족 특성에 맞게 살아가는 삶에 있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들의 지혜와 전통적인 지식에 의해 가장 건강하면서 민족의 혼과 역사를 대변하는 음식이다.
음식을 배우고 만들고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이젠 생각해 볼 때다. 장윤정의 길을 걸을 것이냐 또 다른 길을 걸을 것이냐. 음식은 기술로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 음식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음식이 될 소지와 과학적인 근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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