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양극화에 주목하라
포스트 코로나, 양극화에 주목하라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 승인 2020.12.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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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9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 보고’에 의하면 최근 2~3년 사이에 음식점을 직접 방문해서 외식하는 것보다 배달이나 특히 포장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확연하게 높아졌고 연령층이 낮을수록 혼자 외식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대변화를 반영한 지표로 키오스크(자동판매시스템)와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진 것이 흥미로운 사실이다. 물론 해당 내용은 2019년도에 조사된 것으로 2019년 말부터 계속된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비상사태를 반영한다면 더욱 확연한 차이를 가늠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소비의 큰 변화는 소비자들의 이용행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방역 상의 이유로 크게 증가한 포장이나 배달 판매는 사실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등장한 서비스다.

이미 외식산업에서도 AI와 자동화 시스템 등 편의 추구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고 젊은 소비계층을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이나 키오스크 활용의 편리성이 확산하면서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수요가 폭증한 셈이다. 이처럼 큰 위기를 맞으면서도 반면에 기회를 얻는 분야도 생겨나기 마련인데 배달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키오스크 시스템 등은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큰 기회를 얻은 셈이다. 그로 인해 거리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넘쳐나고 심지어 도보로 배달하는 신종 아르바이트도 생겨났다. 

그러나 세상에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존재하듯이 비상사태 속에서 위기를 큰 기회로 맞이하는 쪽이 있다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위생적인 측면과 편리함으로 배달 서비스의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음식점의 매출은 올랐지만 실제로 그 효익은 배달 서비스를 중개하는 업체의 몫이 됐다.

소위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음식점과 유통(배달)업체, 소비자를 연결하는 서비스 기업이 가장 혜택을 받고 성장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음식점은 실제로 관리 범위 밖에 있는 배달 서비스나 배달 과정에서의 오류 등으로 인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다.

배달업체의 귀책 사유로 인한 서비스 실패도 소비자는 분간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실패에 대한 책임은 음식점에 돌아가기에 십상이다. 금전적인 보상을 해 준다고 해도 이미 온라인상의 평가점수나 이미지 훼손 등은 돌이킬 수 없이 남기 마련이다. 어느새 서비스 플랫폼 기업에게 을이 되어 끌려가는 사업 구조에서 영세한 음식점들은 매출 향상이라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포스트 코로나의 폐해는 또 있다. 전국이 포장과 배달 음식으로 넘쳐나면서 발생한 일회용 포장 용품 등 쓰레기 문제다. 가정에서도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길거리나 건물 등지에서도 넘쳐나는 모습이 이젠 일상이 되어 버렸다. 과연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편리한 키오스크와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은 중장년층 소비자들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이제는 더 이상 노년층 소비자들을 찾아볼 수 없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려고 해도 수십 가지 종류의 음료 이름이 낯설고 줄지어 선 사람들 앞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하고 결제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감히 포스트 코로나를 운운하는 것도 섣부른 예단일 수 있지만 2019년 말부터 이제 1년을 지내면서 우리의 외식시장은 젊은 소비자와 중장년층, 그리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배달·포장 대 방문 식사로 양분될 전망이다. 코

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외식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위기가 닥쳐도 잘되는 집은 여전히 잘 되더라는 말이다. 특히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음식점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젊은 소비계층의 편리한 외식과 중장년 소비계층의 편안한 외식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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