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식품기업의 체질을 바꿨다.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식품기업들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당기순이익률 기준으로 CJ제일제당은 2019년 3분기 0.3%에서 지난 3분기 3.0%로 무려 10배의 이익를 남겼고, 대상도 2.9에서 4.6으로 2배 정도 향상됐다.
이는 식품업계가 비주력 사업부문의 축소·매각을 통해 조직 슬림화를 추구한 결과다. 식품업계의 이같은 변화는 코로나19 사태의 대응 차원이다.
물론 식품업계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재택근무·온라인수업이 장기화 되면서 집밥 수요가 많아지고 이것이 가정간편식 수요로 연결되면서 식품업계는 기존 외식시장과 농산물 유통시장의 일부를 잠식하며 성장동력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본질적으로 위기이고 식품산업 뿐 아니라 제조·서비스·금융 등 모든 산업분야와 정치·사회 영역에서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생각지도 못할 위험이 다가올지 알 수 없다. 항공·해운 등 물류가 막혀서 식품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고 생산 근로자들 중 코로나19 확진으로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될 수도 있다.
또 대한항공·대한통운·롯데쇼핑 등 타 산업군의 위기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식품기업에 생각지도 못한 리스크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는 예측 불가능한 위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손정희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경제·금융 위기가 2~3개월 안에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이 코로나19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위기를 버텨낼 수 있는 기초체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업의 기초체력은 위기 순간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현금동원력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식품업계가 외형성장을 버리고 내실위주의 경영기조로 선회한 것, 비주력 사업의 축소·매각 등을 통한 조직 슬림화를 추진한 것은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19 대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