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재벌그룹, 단체급식 개방… 낙수효과 ‘글쎄’
8대 재벌그룹, 단체급식 개방… 낙수효과 ‘글쎄’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04.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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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신세계푸드’·시흥사업장, ‘풀무원 푸드앤컬처’ 각각 수주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의 구내식당 위탁사업자 선정을 경쟁입찰로 진행해 수원 사업장은 신세계푸드, 기흥사업장은 풀무원푸드앤드컬쳐를 선정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내식당 주방에서 직원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장면.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의 구내식당 위탁사업자 선정을 경쟁입찰로 진행해 수원 사업장은 신세계푸드, 기흥사업장은 풀무원푸드앤드컬쳐를 선정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내식당 주방에서 직원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장면.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의 수의계약 방식 위탁급식업체 선정 관행 개선 방침을 계기로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을 놓고 대형업체들 간 전운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정부·여당으로부터 시작된 대기업들의 직원 위탁급식 일감개방이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LG그룹·현대자동차그룹 등으로 확대되고 추후 롯데·한화·동원·GS 등 전 계열사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 구내식당 개방
시작은 삼성전자가 끊었다. 삼성전자는 내달 계약이 만료되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의 구내식당 위탁사업자 선정을 위해 지난 2월부터 경쟁입찰을 진행했다. 이번 입찰에는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풀무원푸드앤컬쳐, 본푸드시스템, 엘에스씨푸드, 에이치앤포세카 등이 참여해 2달여 간의 경쟁을 벌인 결과 지난 14일 수원 사업장은 신세계푸드, 기흥사업장은 풀무원푸드앤드컬쳐가 위탁사업자로 선정했다.

이들 업체는 삼성웰스토리로부터 기존 구내식당에서 근무하던 찬모·영양사 등에 대한 고용승계를 포함한 사업장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6월 1일부터 위탁운영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구내식당 위탁 운영자 선정을 삼성웰스토리와의 수의계약 방식에서 다수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위탁업체를 바꿀 수는 있지만 안전·영양·맛·급식장 청결도 등의 수준을 낮추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급식의 질·식당의 청결상태·직원의 만족도 등을 맞출 수 있다면 중소업체들도 얼마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타그룹 경쟁입찰 공격적 참여”
이 밖에도 CJ㈜는 계열사가 운영하는 단체급식 물량의 65%를 우선 개방하고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개방할 것을 약속했다. ㈜이마트는 내년부터 모든 사업장과 계열사의 구내식당 위탁업체 선정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사업장에서 비조리 간편식 부분부터 경쟁입찰을 시범실시하고 연수원, 기숙사, 서비스센터 등 신규 사업장은 경쟁입찰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말부터 울산 교육·문화시설 내 식당을 중소 급식업체에 개방하고 글로벌 R&D 센터 구내식당도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김포·송도 아울렛 직원 식당을 지역 업체에게 우선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산하 계열사의 급식사업을 전면 개방해 경쟁입찰로 돌리겠다고 선언했다. 형제기업인 LS그룹도 기존 계약이 종료되는 사업장부터 순차적으로 경쟁입찰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CJ프레시웨이·삼성웰스토리·신세계푸드 등 대형 단체급식업체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를 위탁급식 사업 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삼성물산·전자 등의 경쟁입찰 참여까지 막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LG전자 등과의 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며 “타 그룹 위탁급식 입찰 적극적 참여, 중소형 단체급식업체들과 식자재조달 등을 통한 상생관계를 확장, 호텔·컨벤션 등을 통한 브랜드 고급화 등으로 업계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연화식 등 건강기능성 식단 운영 노하우 등 우리만의 장점을 앞세워 위탁업체 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단체급식시장에서 우리만의 영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단체급식업체 중 하나인 아워홈 관계자는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이 단순히 선언적 의미로 끝날 수도 있다며 상황을 조금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수의계약 관행 타파 급식시장 개선 기대”
대기업, “사업확대 기회… 계열사 일감 축소분 타사서 채워”
중소업체, “현장운영 전문성으로 돌파구… 진입장벽 우려”

 

중소업체, “대기업과 상생관계 구축”
반면 중소 급식업체들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CJ·신세계·현대차·현대백화점그룹 등의 경쟁입찰을 통한 위탁급식업체 선정 약속에 대해 입장이 갈리고 있다.

이현우 이조케더링 대표는 “순수한 업력과 역량만을 고려한 입찰조건이라면 얼마든지 도전해 볼 수 있지만 그 외 기업 브랜드 이미지, R&D 조직, 급식장 리모델링 등 중소업체들이 갖추기 어려운 조건을 포함한다면 중소업체들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인 상황”이라며 “역량있는 중소 급식업체들에게까지 기회가 올 수 있으려면 정정당당한 입찰 승부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윤찬혁 포세카 대표는 “중소형 단체급식업체들 중에서도 1000식 이상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있는 곳이 있으며 이들은 이번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삼성웰스토리·CJ프레시웨이 같은 대기업들과 굳이 경쟁할 필요는 없다. 그들에게 식자재를 납품받는 등으로 얼마든지 상생할 수 있다”며 “문제는 급식현장에서의 맛품질 관리, 스토리를 입힌 음식 제공 등 운영의 전문성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 개최
한편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에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내식당 위탁운영 계약을 맡기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은 2017년 9월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무회의를 통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단체급식 과점 상황을 개선하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시하면서다.

이에 공정위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하고 단체급식 내부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 5일 공정위는 김홍기 CJ㈜ 대표, 이광우 ㈜LS 부회장,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장호진 현대백화점㈜ 대표,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등 8개 기업 CEO를 LG사이언스파크로 불러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 행사를 열었고 이 자리에 참석한 업체 대표들은 수의계약 방식을 통한 구내식당 위탁운영사 선정 관행 개선과 경쟁입찰 확대를 약속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이들 8개 대기업집단의 연간 단체급식 식수는 약 1억7800만 식으로 대부분을 계열사 및 친족 관계가 있는 단체급식업체에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줘 왔고 이로 인해 상위 5개 사가 단체급식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다”며 “이번 조치는 이같은 시장 독점 구조를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조치 이후 시장재편을 유도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중소기업 가점제 등)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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