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발효식품의 우수성과 우리의 할 일
콩 발효식품의 우수성과 우리의 할 일
  •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1.06.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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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콩은 원산지인 만주와 한반도를 중심으로 이미 기원전부터 식용해왔고 콩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제품들이 일반화됐다. 많은 고문헌에 콩 이용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은 같은 두장(豆醬) 문화권에는 비슷한 콩 발효 제품들이 있고 지금도 큰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1000년 근방에 콩의 흔적이 나오고 토기에서 삶고 찌는 것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이미 이때 다른 곡물과 함께 콩을 먹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콩은 단백질 분해효소의 억제기능이 있어 그대로 먹을 수는 없고 불을 이용해 찌거나 튀기거나 볶아먹었을 것이다. 먹고 남은 콩을 방치했을 때 자연발효에 의해서 새로운 식품으로 변하는 것을 우리 조상은 알았을 것이다. 그 당시는 발효에 관여하는 균들의 존재를 알지 못했으나 현대에 이르러 관여하는 미생물을 밝혔고 이들 미생물을 이용해 더 빠르게, 더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옛날 자연적으로 콩 발효에 관여했던 미생물이 지금도 같은 기작으로 장류를 만드는 데 관여한다.

콩은 한반도나 만주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큰 혜택을 준 곡물 중 하나다. 콩은 자라는데 토양을 크게 가리지 않고 질소는 스스로 공기 중에서 고정하는 특성이 있어 질소 비료를 별도로 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밭에서 자란 열매는 우리가 먹고 있는 곡류 중 유일하게 양질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40%)을 함유하고 있으며 20%에 달하는 기름을 품고 있다. 이 기름은 필수지방산을 갖고 있어 영양 면에서 우수하다.

아마도 이런 조성의 곡류는 콩이 유일할 것이다. 콩은 가열처리나 발효하지 않으면 장내 소화율이 낮고 기호성이 좋지 않아 식용으로서 가치가 떨어지지만 삶거나 발효과정을 거치면 인간이 먹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특히 발효를 거치면서 불용성인 콩 단백질이 분해돼 수용성으로 변하면서 양질의 펩타이드, 아미노산으로 전환된다. 이렇게 수용성으로 변한 성분은 맛과 기능성이 우수해 인류, 특히 동양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 실로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Thomas Alva Edison은 “장래 의사는 약을 처방하는 것 대신에 질병의 원인을 밝혀 식단을 관리해 인간의 틀(frame)을 바꾸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의 많은 관련 과학자들은 인간 건강의 기본은 식품에 의해서 결정되며 식단을 관리함으로써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먹은 음식 중 건강과 가장 연관되는 곡물은 아마도 콩이 될 것이다. 미키다 젠지가 쓴 ‘식사가 잘못 되었습니다’라는 책은 건강 장수의 핵심은 식생활이며 콩을 많이 먹는 사람은 오래 산다고 강조한다. 세계 여러 장수 지역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로 거주민이 콩을 많이 먹는다고 쓰고 있다. 콩 가공제품인 두부, 두유, 낫토 등과 풋콩, 누에콩, 강낭콩, 완두콩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렇게 콩 자체가 좋다는데 이 콩을 발효해 주원료로 이용하는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이 예외가 될 것인가. 

콩 발효 제품들은 미생물이 콩의 주요성분을 분해해 놓았기 때문에 체내 흡수가 더욱 잘 되고 발효 중 새롭게 생성돼 맛과 기능성을 좋게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수명이 세계 200여 개 나라에서 선두권에 들었고 앞으로 몇 년 내에 최고 장수국가가 되리라 예측한다. 장수의 원인은 우리의 식단, 즉 콩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발효제품을 많이 먹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데 상당한 심증이 간다.

이제 세계에 우리나라 콩 발효제품의 우수성을 더 활발히 알려야 할 때가 됐다. 마침 세계적으로 동물성보다 식물 단백질이 선호되고 발효제품의 이점이 인식되고 있다. 우리 발효식품, 특히 장류의 장점을 알려 세계인의 건강 지킴이로서 장류의 가치를 재확인해 우리 것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

장류의 건강상 장점은 과학적인 뒷받침이 돼야 세계인이 신뢰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학계의 관심과 이를 뒷받침해줄 정부의 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 아울러 콩의 육종을 통해 용도별 특성에 맞는 품종이 개발하고 특히 자급률 10%도 안 되는 국내 콩 생산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특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 콩 발효식품의 건강 비밀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우리 콩이 우리 땅에서 생산되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더 나아가 콩과 발효제품의 우수성에 대한 연구 메카를 이 땅에 구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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