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요구는 단 하나 장사하게 해 달라”
“우리의 요구는 단 하나 장사하게 해 달라”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08.26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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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이기봉 서울 선릉역 인근 실내포차 사장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외식업 현장의 소리를 듣는다
지난 25일 부산에서 진행한 차량시위 모습
지난 25일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부산에서 진행한 차량시위 모습. 사진=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이기봉 서울 선릉역 인근 실내포차 사장.
이기봉 서울 선릉역 인근 실내포차 사장.

자영업자 2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지난 21일 국회 앞에서 ‘자발적 걷기’를 하며 정부의 수도권 연장 조치에 항의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거리로 나선 코로나19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모인 자영업자들은 대체로 중소기업기본법과 소상공인기본법에서 규정한 소상공인들이었다.

본 지는 이날 거리로 나선 외식업 소상공인 중 이기봉 사장을 통해 거리로 나선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동에서 실내포차를 운영하고 있는 이기봉이다. 업종은 음식점 호프업종으로 매장 규모는  대략 198.3㎡(60평)이다.

△지난 21일 국회 앞 걷기 행사와 25일 부산 차량 시위에 동참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너무 답답해서 나갔다.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와 처지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상황을 국회와 청와대 담장 너머로 전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정부는 우리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지만 더는 감내할 여력이 없다.

그래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집회와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도 살아야 하기에 한 명의 목소리라도 더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동참하게 됐다.

△집회·시위에 동참하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에 와서는 큰 의미가 없다. 정부가 지난 1년 7개월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외식업체에 전면적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오후 9시 혹은 10시까지 영업제한 조치를 내려왔다.
이를 돌이켜 보면 전면적 집합금지 조치 기간에는 매출이 전혀 나올 수 없었고 오후 10시까지 영업 제한을 받을 때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40%, 오후 9시 이후 집합금지 조치를 받았을 때는 90% 이상 떨어졌다.
이번에 음식점·카페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단축했다. 결국 단돈 1000원이라도 더 벌기 위해 가게를 지키는 것보다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우리의 목소리를 외쳐서 영업 제한을 풀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동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자영업자 영업금지를 핵심 조치로 놓는 K 방역을 1년 7개월 동안 추진해 왔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른 방역 조치를 해야 하는데 그런 반성이 전혀 없고 계속 자기들이 맞는다고만 말한다.
또 방역당국에서는 음식점·카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를 들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음식점·카페에서 발생한 전파사례에는 백화점·대형마트·종합쇼핑몰 내 매장에서 발생한 사례와 기업 단체급식소에서 발생한 것이 구분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백화점 내 입주 식당·카페와 단체급식소에서 발생한 전파사례를 외식업체 전파에 포함하고 있다. 이는 왜곡되고 부당한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처럼 중증자 위주 즉 치명률 중심으로 방역 패러다임을 바꿔서 자영업자들의 영업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2주만 더 참아달라고 말한다. 만약 정부가 2주 혹은 2달간 참아달라고 말하고 그 이후 어떻게 해서든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면 군말 없이 고통을 감내하며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을 보면 2주만·3주만 참아 달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그렇기 때문에 2주 연장한다고 발표했지만 2주가 2달이 될지 2년이 될지 알 수가 없다.

△정부·정치권도 소상공인을 위해 여러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 또 백신접종자에 한해서 4인까지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 정책이 도움 되지 않나.

=의미가 없는 정책들이다. 먼저 백신접종자가 포함되면 6시 이후 4인까지 허용하는 조치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호프 등 주점업만이 아니라 외식업계의 주 소비층은 50대 이하이며 특히 호프 음식점의 경우 30대 이하가 주 소비층이다.
그런데 국내 백신접종은 60대 이상 계층에 집중돼 있으며 40~50대 이하 계층의 백신 접종은 이제 시작 단계다. 특히 정부 발표에 따르면 주점업계의 주 소비층인 청장년층이 백신을 접종받으려면 10월이 지나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저는 이번에 정부로부터 희망회복자금으로 300만 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 돈은 월세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공과금이 월 100만 원 정도 나왔다.
즉 한 달 월세 일부가 도움이 됐지만 영업 제한을 통해 받는 피해에 비하면 큰 도움이 안 된다. 또한 정부가 폐업 시 임대차 계약해지권을 입법화한다고 하는데 이 또한 제정된 것도 아니고 언제 될지도 알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2주 혹은 3주만 참으라며 희망 고문만 해 왔다. 결국 지난 1년 7개월간의 경험을 보면 정부의 정책과 발표는 온전히 믿기 어렵다.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로 얼마나 손해를 봤나

= 앞에서도 밝혔지만 매출은 10시까지로 영업이 제한됐을 때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40% 줄었고 9시까지로 제한됐을 때는 90% 이상 줄었다. 반면 월 임대료 330만 원, 공과금 100만 원은 꼬박꼬박 지출되고 있다. 직원들은 급여를 감당할 수 없어서 모두 내 보내고 혼자서 매장을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참담한 지경이다. 일례로 지난달 매출액은 190만 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8% 정도이며 한 달 임대료도 되지 않는다. 손해가 막심하다.
이 때문에 매장 운영을 위해 정부의 정책자금으로 받은 대출금만 9000만 원이다. 이 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도 걱정이다. 사업 시작부터 2020년 1월까지 대출이 전혀 없었다. 즉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이 사실상 정지당하면서 빚을 내서 가계를 운영해 왔다.

△앞으로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치명률 중심의 방역체제 등 여러 요구를 하지만 결국 단 한 가지다. 열심히 장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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