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밀키트 구독경제’ 정책은 프레시지 지원사업?
‘소상공인 밀키트 구독경제’ 정책은 프레시지 지원사업?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1.09.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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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다수 업소의 밀키트 사업 진출에 집중해야

정부가 외식 자영업자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밀키트 구독 지원 사업이 프레시지와 오아시스마켓의 기존 사업에 포장만 덧씌운 페이퍼 정책일 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권칠승, 이하 중기부)는 지난달 5일 ‘소상공인 위기극복‧혁신을 위한 소상공인 구독경제 추진방안’ 브리핑을 통해 ‘밀키트 구독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밀키트 제조업체 및 민간 쇼핑몰과 협업으로 밀키트 제조부터 판매, 정기배송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중기부로부터 밀키트 구독 지원사업을 위탁받아 총괄 운영하는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지난달 19일 프레시지·오아시스마켓과 ‘소상공인 밀키트 구독 경제화 지원 협약’을 시작으로 사업에 들어갔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기부가 선정한 백년가게들 중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후 밀키트 제품을 개발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사업은 소비자가 프레시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백년가게 밀키트를 집에서 정기구독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프레시지는 현재 자사몰 내 10종의 백년가게 밀키트 제품을 월 2회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정기적으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올해 4분기에는 정기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백년가게외 다양한 소상공인들의 제품을 포함한 구독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본지 1097호 5면 기사 참고>

그러나 외식업계에서는 중기부의 이 사업이 사실상 프레시지가 기존에 진행하던 백년가게 밀키트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애초 정책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창호 코로나19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결국 특정 밀키트 제조기업 혹은 밀키트 유통업계를 지원하는 것일 뿐 코로나19 사태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일부 외식업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이 사업을 잘 운영하면 일부 외식분야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호프·카페 등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종로구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락·밀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찾아보면 많은 외식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도시락·밀키트를 제조·판매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업체를 돕기 위한 취지로 밀키트 구독경제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면 코로나19 불황 속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인 더 많은 외식업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수문 중소기업유통센터 팀장은 “이 사업은 밀키트를 구독경제로 인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업”이라며 “프레시지를 파트너로 삼은 것은 외식업소 메뉴를 밀키트로 제조하는 데 충분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프레시지를 파트너로 선정한 과정에 대해서도 “백년가게 밀키트 사업을 잘 진행해 온 프레시지를 사업 파트너로 선정한 것이며 업무협약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절차가 필요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식업계의 구독경제 참여 여부와 관련 “올해 이 사업에서 중기부의 역할은 프레시지에서 제조한 백년가게 밀키트를 구독경제 플랫폼에 태우는 것”이라며 “백년가게들 중 어느 업체와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어떤 상품을 개발할지 여부는 온전히 프레시지의 사업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프레시지 관계자는 “이 사업은 프레시지의 밀키트 제조·유통 인프라를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우리는 기존에 없던 구독경제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구독경제 인프라 구축 비용도 프레시지의 사업비이고 정부에서 일부 지원되는 금액도 전액 백년가게 구독 홍보물 제작과 배송비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년가게를 돕기 위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하녕 중기부 온라인경제추진단장은 “올해는 프레시지 외 다른 업체와의 협약 계획이 없다. 다만 올해 사업 성과 등을 평가한 후 내년에도 이 사업을 진행할지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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