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식품·외식업계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식산업은 정부의 집합금지·제한조치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식품업계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려왔다. 그러나 상장기업 결산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부터 식품업계가 누렸던 코로나19 프리미엄도 사라졌다.
이에 식품업계도 코로나19를 위험요인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식품업계가 사내벤처 활성화, M&A 등에 나서는 것도 위기의식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외식업계에 코로나19는 한결같은 위협요인일 뿐이다. 발빠르게 온라인·퀵커머스 체제를 갖춘 일부 대형 외식업체들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들에게도 위험요인이다.
식품업계와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상호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까지 두 업계는 같은 먹거리 산업이지만 전혀 다른 성질의 비즈니스 형태를 가지고 있어 협력이 어색했다. 기껏해야 CJ그룹 같은 대형 식품기업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서거나 롯데푸드가 롯데햄을 식당에 B2B형태로 공급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1년 간 겪어 오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외식기업들도 자사 메뉴를 도시락·밀키트 등 식품 형태로 판매하고 조리로봇 등의 등장으로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 식품기업들도 고객 니즈에 세밀하게 맞추기 위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퀵커머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외식업계의 온라인 비즈니스 형태를 서서히 갖춰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식품업계와 외식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식업소는 아무리 규모가 크고 소문난 맛집이라도 대형 식품기업과 규모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경쟁력있는 외식업소에는 CJ제일제당·대상·농심 등 대형 식품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강점이 있다. 바로 해당지역(로컬)의 문화적 동질성과 제품(음식)의 맛이다.
식품기업은 외식업소들과의 협력을 통해 로컬에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고 외식업소는 식품 대기업을 통해 지역을 넘어 해외로까지 진출할 수 있다. 강원도 맛집에서 만든 밀키트를 미국 시카고에서 맛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밖에 다양한 협력 모델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욱 수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