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맥줏집 운영한 사장 극단적 선택… 원룸 빼 월급 주고 떠났다
23년간 맥줏집 운영한 사장 극단적 선택… 원룸 빼 월급 주고 떠났다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1.09.13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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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 조치 장기화에 경영난 못 견뎌
지난 12일 서울 마포에서 23년째 맥줏집을 운영해오던 50대 자영업자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A씨의가 운영하던 맥줏집. 사진=이동은 기자 lde@
지난 12일 서울 마포에서 23년째 맥줏집을 운영해오던 50대 자영업자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A씨가 운영하던 맥줏집. 사진=이동은 기자 lde@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위한 정부의 영업 제한이 계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23년째 맥줏집을 운영해오던 50대 자영업자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12일 서울 마포에서 맥줏집(호프)을 운영해온 A씨가 지난 7일 자택인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999년부터 맥줏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A씨의 업소는 직장인 회식, 단체 모임 장소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몇 년 만에 일식 주점, 한식 뷔페 등 4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업 규모가 커지자 직원들에게 업소 지분을 나눠주는가 하면 외식업계에서 드물게 ‘주 5일제’·‘연차 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복지에 힘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A씨 업소의 매출은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월세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숨지기 전 남은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찾은 서울 마포구 A씨의 맥줏집은 문이 닫힌 상태였다. 가게 출입문 옆 쪽문에는 소방서에서 쳐놓은 노란색 출입통제 테이프가 둘려 있었다. 출입문에는 ‘도시가스 요금 미납’ 안내장과 지난달 말 구청에서 보낸 우편물 도착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가게 내부에는 사용하던 테이블과 의자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게시판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 일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네요. 왜 힘든 자영업의 길을 택했는지 후회가 됩니다”, “우리 자영업자 대부분의 상황인 것 같아 더욱더 안타깝습니다” 등 고인을 추모하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한편 지난 12일 오전 전남 여수에서도 한 치킨집 사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자영업자는 가게 내부에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와 지인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짧은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인터넷 자영업자 카페 등에는 애통한 반응과 함께 참담한 심경의 자영업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 대표는 “이번 안타까운 사태가 처음은 아니다. 우리 업계에서만 지금까지 20여 명의 업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자영업자 비대위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사례 취합이 된다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그들의 고통과 심정을 충분히 공감하지만 더이상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자영업자분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출신인 최승재 의원(국민의힘)은 13일 호소문을 통해 “맥줏집 대표님의 허망한 죽음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정책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원칙과 기준 없는 막연한 강제적인 방역으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정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지난 8일 전국에서 진행된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의 살려달라는 외침도, 절규도 외면한 정부는 자영업자의 죽음 앞에서도 침묵하고 있다”며 “국가는 국민을, 힘없는 서민을 지켜야 한다. 전염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다가 아니라, 삶을 영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는 중·소상공인과 자영업 종사자들이 말로 표현하기도 힘든 고통 속에 삶을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부의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죽이기에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우겠다.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현실적인 대안이 나올 때까지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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