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차 어느 맥줏집 사장의 죽음
23년차 어느 맥줏집 사장의 죽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1.09.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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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외식업에 종사하던 50대 자영업자가 지난 7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과 생활고에 지친 나머지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A씨는 1998년부터 마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면서 직장인들의 회식, 단체모임 장소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마포의 맛집으로도 유명했다. 운영하던 맥줏집이 호황을 누리자 A씨는 사업을 확장해 한식뷔페, 일식 주점 등 4곳으로 늘리기까지 했다. 사업규모가 커지자 A씨는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복지에 관심을 갖고 업소 지분을 나눠주기도 하고 개인업소로는 쉽지 않은 ‘주 5일제 근무’ 와 ‘연차 휴무제도’를 실시하는 등 복지에 힘써온 선한 경영주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은 3분의 1로 급감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서자 일 매출 10만 원 팔기도 어려웠다고 전한다. 경영난은 악화됐고 월 1000만 원 남짓한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이상 견딜 수 없어 A씨는 직원을 감원하고 1~2명의 직원을 데리고 재기를 위해 몸부림 쳤지만 경영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돼 감당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남은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마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업소 출입문에는 ‘도시가스 미납’ 독촉장, 카드사, 대출회사 등에서 보낸 우편물이 쌓여 있고 휴대전화에는 ‘빚을 갚으라’, ‘업소를 비우라’는 등의 문자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니 숨지기 전 A씨의 참담한 모습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자영업자 극단적 선택 더 이상 없어야 
극단적 선택을 한 A씨의 참담한 현실은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현재 모습이다. 수많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임대료를 내지 못해 보증금은 이미 다 까 먹은지 오래다. 몇 개월씩 밀린 임대료에 전기세, 수도세, 도시가스요금 등을 비롯해 그나마 남은 1~2명의 직원 인건비 등을 생각하노라면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참담한 현실을 보내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자영업자 1000여명이 모여 있는 대화방에서는 매일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참담한 얘기가 오고 간다고 전한다. 또 “지금은 ‘어렵다. 힘들다’, ‘도와 주세요’가 아닌 ‘정말 살려 주세요’라는 절박한 외침이 맞다”고도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지원하는 희망복지자금 수백만원으로는 지금의 참담한 현실을 벗어나기에는 어림없다. ‘살려달라고’, ‘자영업자는 죄인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전국에서 연이어 차량시위를 하는 것은 자영업자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 하겠다.

지난 12일  전남 여수에서도 한 치킨집 사장이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 경기도 평택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던 P씨 역시 배달 대행과 막노동을 하며 임대료를 메꿔 왔지만 지난 7월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P씨는 죽기 전 친지들에게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그저 쉬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서울, 원주, 대구, 대전, 경남 등 전국적으로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측은 “알려지지 않아 그렇지 전국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알려 온 자영업자만도 20여 명이 넘는다”고 전한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지 안타깝기만 하다. 자영업자들의 극단적 선택이 더는 없어야 한다. 

 
현실성 있는 정부의 지원정책 절실
비대위 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들이 66조 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았고 하루 평균 1000여 개, 총 45만3000여 개의 점포가 폐업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물론이고 중소․중견기업들마저 참담한 현실을 맞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때문이지만 정부 당국의 주먹구구식 방역 정책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원칙 없는 영업시간 제한(9시, 10시)과 집합 금지(2, 4, 6명) 등 오락가락하는 방역지침이 피해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더이상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현실성 없는 규제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 하루속히 충분한 손실보상은 물론 규제 완화와 세금감면, 대출 상환 연장 등 자영업자들을 살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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