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위드 인플레이션
위드 코로나, 위드 인플레이션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 승인 2021.10.18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4차 대유행을 가져온 것에 반해 그 공포감은 처음보다 훨씬 누그러진 분위기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백신 접종에 참여했고 어느새 ‘위드 코로나’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듯하다. 점심시간 대중음식점에 가보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자신만만해 보인다. 지인들 가운데에서도 벌써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마치 일상생활에 가장 먼저 되돌아간 것처럼 저녁 모임 주선에 당당하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외식 활동으로 인한 경제적 성과가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 상태를 초과했다는 뉴스 보도처럼 세상 여기저기에서 일상 회복을 재촉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무척이나 반가운 변화이지만 속내를 보면 전염병만큼이나 두려운 경제적 부담이 도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바로 그것인데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작됐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국제 유가의 상승, 해운 등 운임 비용의 상승, 곡물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감축됐던 노동력의 더딘 회복세 등은 겉으로 보이는 경제 회복의 거품을 조장하는 부담스러운 요소들이다.

최근 국내 유명 스테이크 전문점의 메뉴를 보고 내심 놀란 적이 있다.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는 몰라도 수입 소고기로 만든 스테이크가 무려 20만 원 중반대를 넘나들고 있었다. 사실 그 가격을 보고 놀란 것보다 SNS에서 해당 음식점을 소개한 글을 보고 놀랐다.

글쓴이는 요즘  MZ세대에 해당해 보였는데 스테이크 가격을 언급하면서 조금 부담이 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용해야겠다고 했다. 물론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일반적인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격세지감을 느꼈다. 소비성향이 워낙 다양한 시대이기에 어느 것이 맞고 틀린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부쩍 혼란스러워진 경제적 상황은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위 ‘영끌’이라고 해서 과거와는 전혀 달라진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에 기성세대는 감히 적응하기 어렵다. 급속하게 달라진 소비 현상은 단순히 소비 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환경에도 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갑자기 늘어난 명품 소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해당 산업은 일순간 호황을 맞이했다가 갑자기 중고품이 증가하며 거래가 급감하는 피해를 보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백신 접종으로 인해 종식되는 것처럼 착각해 ‘위드 코로나’를 외치며 일순간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거나 인플레이션을 지나치게 우려해 서둘러 물가를 인상하려 한다면 전염병이 아닌 경제적 불균형으로 인한 대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실제로 외식산업은 이미 인플레이션 효과를 체감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 유류비 급등, 인건비 상승 등 음식값을 올려야 하는 직접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반영은 모든 분야에 적용이 되는데 음식점과 같은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는 심리적으로 음식 가격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적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에도 현명하게 접근해야 한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이유를 명시하거나, 가격 인상이 어려울 경우 비용 절감을 도모해 수익을 보전하거나, 가격 인상에 적합한 프리미엄 메뉴 개발 등의 전략을 주도적으로 실현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