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협조했더니 돌아온 건 빚더미”
“방역협조했더니 돌아온 건 빚더미”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2.01.14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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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속 생존 기로에 선 자영업 현장에서 답을 찾다’

코로나19 사태 방역을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방역조치를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2년 간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공정한 방역책임과 영업 생존권을 요구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달 27일 전국호프연합 소속 이창호 대표, 공신 회원, 김세종 회원, 전국카페연합회 소속 박인호 상임고문, 유운영 회원, 박선경 회원 등 6명의 자영업자들과 함께 ‘코로나19 사태 속 생존 기로에 선 자영업 현장에서 답을 찾다’ 좌담회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사진=이동은 기자 lde@강수원 기자 wssser@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심각성에 공감하고 방역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일부 헌신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정책이 일방적인 희생요구, 공정하지 못한 방역책임으로 점철돼 있고 정부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저버렸다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다음은 좌담회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손실이 가중되고 있다. 과연 얼마만큼 손실이 있나?

=이창호 : 전국호프연합 대표를 맡고 있다. 호프업계에 대해 말하겠다. 우리 업종은 손님들이 저녁식사를 한 뒤 들려서 한잔 하는 곳이다. 그래서 빠르면 7시 경에도 간혹 한 둘씩 들어오지만 보통은 8시가 넘어야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오후 9시에 영업을 종료하라는 말은 손님이 들어오고 한숨 돌리고 주문한 술과 안주를 받자마자 바로 나가라는 소리와 같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에게 9시까지 영업제한은 결국 영업금지와 다르지 않다. 

실제 회원사들 중 소기업(연매출 10억 원미만) 매장의 현실을 말하면 월 매출액 100만 원까지 회복되다가 영업제한이 시작되면서 20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두텁게 보상한다면서 100만 원의 지원금을 자영업 전 업종에 일괄 지급했는데 일부에서는 충분한 보상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영업제한으로 인한 손실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즉 업종별 특성, 자영업의 규모와 매장의 위치 등에 따른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그 조차도 받지 못하는 곳도 많다.

그래서 이제 우리 자영업자들은 “왜 우리만 항상 방역의 선봉에 서야 하느냐”는 의문이 든다. 물론 정부는 손실보상을 해 주겠다고 하지만 방역기간 중 발생하는 손실을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폐업을 한 경우 손실보상을 받을 수 없다. 그리고 지난해 실시된 손실보상도 사각지대가 너무 많았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손실보상 약속을 믿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김세종 : 광화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로 인해 지난 2년 간 본 손해가 억 단위에 달했다. 그런데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정부가 정직하게 대처하고 약속을 최대한 지켰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거리두기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면 휴·폐업을 통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2주간 강력한 거리두기를 발령하고 이를 계속 연장하는 방식으로 2년을 끌었다. 그래서 우리는 2주 후에는 끝나겠지라는 희망 속에서 몇 주만 손실을 감수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마음으로 영업을 지속했다. 그런데 2주 간 영업제한이 계속 연장되더니 벌써 2년이 됐다. 그래서 정부가 지난달 시작해 실시한 2주 간 거리두기 강화가 또 2년 간 영업금지의 시작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박인호 :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서 24시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겠다. 지난해 김부겸 국무총리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선언했다. 당시 정부는 확진자가 1만 명 정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그래도 단계적 일상회복이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내 모든 것을 다시한번 걸었다. 내 모든 신용과 자산을 모두 끌어모아 10월 중순부터 매장 리뉴얼을 위한 설계와 시공을 시작해 11월 6일 오픈했다. 그런데 11월 중순 정부가 약속을 번복하고 거리두기 재개를 선언했는데 지금까지 실시한 거리두기 중 가장 쎈 것이었다. 우리 매장은 임대료만 월 1000만 원 정도 된다. 여기에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안하면 평일 하루 매출이 200만 원은 나와야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그 이상 나왔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실시되는 기간에도 많이 회복됐다. 그런데 지난달 거리두기가 제개된 이후 하루 매출이 30만 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한 달 매출액이 150만 원 나왔다. 여기에 리모델링 공사비는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았다. 정부발표를 철석같이 믿은 만큼 손실이 더욱 커졌다.

유운영 : 우리 카페는 병원과 학교 인근에 있다. 이 곳에서 7년 간 영업을 했는데 보통 학생, 학부모, 병원 내원자들이 이용하면서 평일에는 하루 100만 원~120만 원 매출을 올려왔다. 그런데 정부가 9시까지 영업제한을 걸면서 하루 매출이 3만 원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 단계적 일상회복 기간 매출이 30만 원 대로 회복됐다. 이전보다 10배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고 여전히 적자다.  

박선경 : 동덕여대 앞에서 9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상권에서 가장 오래된 매장 중 하나다. 그런데 지금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유동인구가 예전 대비 10% 수준으로 줄었다. 그로 인해 카페의 성수기인 4월~10월 하루 매출이 3만 원이었고 크리스마스 성수기에는 1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9년 간 비수기 때에도 하루 매출 10만 원대를 기록한 적은 전혀 없었다. 이정도면 전망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2년 동안 버텨온 것이 억울하고 악이 바쳐서 빼고 싶지 않다. 우리동네 상권 사장님들도 동일한 마음이다. 좌담회를 하러 오던 중 정부로부터 방역 지원금 100만 원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월세가 170만 원임을 감안하면 허탈하기만 하다.

공신 : 나는 카페와 호프집을 둘 다 운영한다. 이 중에서 호프 매장의 타격이 심각하다. 두 매장을 합쳐서 월 매출이 3000만 원 정도 였다. 지금은 500만 원이다. 적자경영으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27일 본지는 전국호프연합과 전국카페연합회 회원 6명의 자영업자들과 함께 소상공인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고자 ‘코로나19 사태 속 생존 기로에 선 자영업 현장에서 답을 찾다’ 좌담회 진행했다. 

△정부가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면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신 : 택도 없는 말이다. 우리가 사는 21세기 자유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헌법상 기본권을 제약받고 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박탈당했고 사유재산을 침해 받았다. 이동의 자유 등 전시상황에 준하는 상태다. 집회도 못하고 있다. 충분한 보상도 그렇다. 정부는 임대료도 안되는 돈으로 생색만 낸다. 내가 있는 매장도 보증금 500만 원에 임대료가 330만 원인데 100만 원 준다. 그 조차도 이것저것 제약으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박인호 :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피해를 받아야 하나. 앞으로 방역에 협조한다고 달라질 것이 있겠나. 지금까지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의 방역에 협조했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모든 업종에 방역지침을 적용하지 않았다. 제조업체는 기초경제라면서 건드리지 않았는데 그로인한 피해는 우리가 고스란히 입는다. 

유운영 : 제대로된 방역정책을 부탁한다. 우리 근처 사장님들은 모두 시간 제한은 의미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립됐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하지 않더라도 저녁에 나다닐 사람도 없다. 즉 지금의 영업시간 제한은 자영업자들만 힘들게한다. 우리가 언제까지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하는가. 우리가 힘이 없어서 이러는 것인가.

이창호 : 전 국민적 방역조치 동참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그 방역조치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만 하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출퇴근 시간에 대한 이동 기준은 완화됐다. 또한 방역패스를 도입하는 이유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안전하게 영업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방역패스와 시간제한을 함께 하는 것은 의도와 맞지 않다. 오히려 자영업 매장는 QR인증 등이 철저해서 동선 파악이 확실하다. 또한 정부가 말한 두터운 보상 100만 원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우리의 요구는 방역 책임을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하지 말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김세종 :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영업제한을 한지 2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정부는 병상 수를 확보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런데 뭘 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김부겸 총리는 자영업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그렇게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죽이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한다고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유운영 전국카페연합회 회원(오른쪽 두번째)은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에 대한 질문에 "지금까지 자영업자들이 대출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며 "그런데 우리에게 근로기준법까지 적용한다면 버틸 수 없다.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창호 : 영업시간 제한을 전면 철폐해야 한다.

김세종 :  우리의 요구는 시간제한을 철폐하고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박인호 : 영업시간을 철폐하고 차라리 우리에게 주는 손실보상금으로 방역을 철저하게 하라.  방역에 대한 책임도 개개인에게 물어라. PCR 검사와 확진자 치료도 돈을 내게 해야 한다.

공신 :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24시간 영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계속 나올 수도 있다.

박선경 : 방역에 대한 개인책임을 높여야 한다. 우리 매장에서 안심번호로 전화를 거는 척하고 실제로는 걸지 않았던 경우가 3번 있었다. 근처 매장에서는 일부 미접종 손님이 PCR번호를 위조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도 자영업자들에게 책임(벌금)을 묻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여러분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김세종 : 나는 진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소시민 소상공인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니까 너무 답답해서 정당활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정당활동이 영업활동보다 많다. 지금 정부와 여당이 우리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있다.  시위와 집회 등 다른 어떤 것들을 하려고 해도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

박인호 : 나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 힘이든 혹은 정의당이든 어떤 다른 당이든 보지 않는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누군가가 나서준다면 몰표다. 지금 자영업자들에게는 국가의 지원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장사할 수 있도록만 해 주면 된다. 그런 정치세력에게 우리의 표를 몰아줄 것이다. 

△방역조치 외에도 자영업자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법안들이 많이 상정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

이창호 :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이 근로기준법을 모두 지킬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 결국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은 줄폐업과 알바직원 시간쪼개기 등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박인호 : 내가 5인 미만 사업장 업주다. 코로나19 사태로 손실이 누적됐지만 어떻게 해서든 버텨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만약 근로기준법이 적용 된다면 바로 폐업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야간영업도 줄고 휴일영업도 줄면 장사하는 의미가 없다. 현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도 못한 채 유치원적인 발상으로 이런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김세종 : 나도 5인 미만 업체다. 근로기준법 확대적용이 현실화될 경우 인력을 어떻게 계획할지 엄두도 안난다. 그 중에서 가장 어이없는 것은 직원을 한 직원들에게 70% 휴업급여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고정비를 줄여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유운영 : 지금까지 자영업자들이 대출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데 우리에게 근로기준법까지 적용한다면 버틸 수 없다.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과 정책당국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박선경 : 다른 지원금은 필요없다. 자영업자가 장사를 할 수 있게만 해 주면 된다. 

유운영 : 우리는 일단 영업할 수 있어야 직원도 채용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 목숨이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직원을 챙길 수 없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극복 책임을 자영업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박인호 : 정부의 방역정책이 과연 공정한가 되돌아봐야 한다. 더 많이 지원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희생을 하더라도 억울하지 않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고 현실에 맞는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

김세종 : 자영업관련 정책당국은 행정명령을 할 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정책당국이 진짜 책임있는 정책과 행정을 했다면 지금같은 자영업자들의 대정부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공신 : 지금까지 많은 말을 했지만 우리의 요구는 단 하나다. 장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단 하나의 요구사항이다.

이창호 : 지금 자영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정부는 자영업계가 살아나갈 수 있는 모든 길을 막고 있다. 우리가 이번 좌담회를 통해 정부와 독자들에게 외치고 싶은 것은 자영업도 대한민국의 한 축이라는 점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정부차원에서 지원금과 보상금을 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자영업자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상식적인 자유시장경제 논리를 지켜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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