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업제한 조금 풀리니 규제가… ‘죽을 맛’
[르포] 영업제한 조금 풀리니 규제가… ‘죽을 맛’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2.04.15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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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과태료 부과 유예
친환경 정책 이해… 다회용컵 구매·추가 인건비 부담
지난 8일 일회용컵 금지 시행 1주일째에 방문한 강남역 인근의 한 개인 카페에서는 매장내 1, 2층 손님 대부분이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 8일 일회용컵 금지 시행 1주일째에 방문한 강남역 인근의 한 개인 카페에서는 매장내 1, 2층 손님 대부분이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 1일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으로 허용해 온 일회용컵 사용이 다시 금지됐다. 환경부는 소비문화 변화와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폐기물 발생이 늘자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시행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환경부는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제한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고 지도와 안내 중심의 계도를 진행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코로나19 사태로 일회용컵을 원하는 소비자와 매장 직원 간의 갈등, 업주들의 과태료 부담 우려 등을 고려한 처사다. 과태료 처분은 당분간 유예됐지만 일회용컵 규제로 인건비 등의 비용 발생이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카페업주들의 상황은 어떠한지 들여다 봤다. 사진=강수원 기자 wasser@

 

지난 8일 일회용컵 금지 시행 1주일째에 방문한 강남역 인근의 한 개인 카페에서는 매장내 1, 2층 손님 대부분이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등 규제가 잘 지켜지고 있었다. 카페 사장 최 모 씨(51)는 “구청에서 지침이 내려와 잘 지키려고 노력 중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종 규제를 지키느라 들어간 비용만 생각하면 속이 터진다”면서 “이번에도 다회용컵 100여 개를 주문하느라 300만 원이 추가로 들었다”고 호소했다.

최 씨는 일회용컵 사용 금지 1주일 전, 손님이 몰려 컵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회용컵을 대량 주문했다. 그는 “과태료 처분 대신 계도하겠다는 환경부 입장만 조금 빨리 알았어도 무리하게 컵을 구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부 정책이 항상 이런식이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카페에는 사장 최 씨를 제외하고 총 3명의 직원이 있었다. 최 씨는 “기존에는 직원 두명이면 충분했지만 최근 다회용컵 사용을 대비해 직원을 한 명 더 뽑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회용컵 비용뿐 아니라 인건비 또한 추가로 발생한 것이다. 다회용컵을 사용할 경우 컵 세척과 테이크아웃용 컵 변경 등으로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건 업계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더욱이 최근 외식업계 인력난으로 지원자 수는 한 달간 평균 5~8명 뿐이었다고 한다. 최 씨는 결국 손님이 몰려드는 점심시간부터 피크타임에만 일할 수 있도록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오피스 상권에 있는 카페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손님들 대부분이 직장인이다 보니 점심시간에 매장에 잠깐 머물다 곧바로 테이크아웃해 일을 이중으로 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손님이 다회용컵을 거부하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매장내에서는 다회용컵을 사용 해야한다고 충분히 설명해도 일회용컵을 고집하는 경우나 음료를 테이크아웃하겠다면서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받고 매장에 머무는 등의 경우다. 

강남역 인근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최 모 씨(51)는 “구청에서 지침이 내려와 잘 지키려고 노력 중”이라며 “다회용컵 100여 개를 주문하느라 300만 원이 추가로 들었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최 모 씨(51)는 “구청에서 지침이 내려와 잘 지키려고 노력 중”이라며 “다회용컵 100여 개를 주문하느라 300만 원이 추가로 들었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환경부는 이와같은 상황을 고려해 과태료 처분은 당분간 유예했다. 그러나 일회용컵을 고집하는 손님에게도 벌금을 부과해야한다는 게 카페 사장 최 씨 주장이다. 최 씨는 “왜 카페 업주들이 손님을 설득하고 계도하면서 음료를 판매해야하냐”면서 “손님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면 될 것을 모든 책임을 카페업주들에게 떠넘긴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카페업주들은 올 11월부터 일회용컵뿐 아니라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막대 등 규제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해 종이 빨대를 고려하고 있지만 빨대 한 개당 가격이 100원을 웃도는 등 값비싼 가격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사장 최 씨는 “스무디처럼 빨대 없이 먹기 어려운 메뉴도 있어서 빨대를 아예 없애는 건 어려울 것 같다”면서 “비용이 계속 추가적으로 들어가면 음료 가격 인상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업제한 완화 후 돌아온 건 ‘규제’

한편 6월부터는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3만8000여 곳에 보증금제가 적용된다. 소비자는 보증금제 적용 매장에서 재활용 라벨이 붙은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살 때 보증금 300원을 내고 다 쓴 컵을 반납하면 되돌려 받는다. 

강남역에서 테이크아웃 전문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김 씨는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이라 장소도 협소한데 컵을 어디에 보관해야 하는지 고민”이라면서 “여름이라 냄새도 날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울상을 지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강도 거리두기가 점차 완화되면서 매출 회복을 기대한 카페업주들에게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미 변화한 외식 패러다임으로 상권은 예전 같지 않고 영업제한이 완화되자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면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 씨는 “정부의 방역지침을 잘 따르고 나니 돌아오는 것은 일회용품 규제”라면서 “카페업 입장에서는 영업을 계속 해야하나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계속해서 “일회용품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움직임에는 나도 충분히 동의한다. 그렇지만 대안은 마련해주고 금지 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환경부는 규제만 말고 피크타임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일회용품을 허용하는 등 자영업자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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