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최저임금도 부담… “폐업 고려”
현 최저임금도 부담… “폐업 고려”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2.06.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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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용 포기 42.6%… 내년 동결·인하해야 57.1%

‘최저임금 현실화’가 2023년 최저임금 협상의 최대 아젠다로 떠올랐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살인적으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현실에 맞춰 임금도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와 소상공인·자영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희생과 고통을 겪은 자영업자들의 임금 지급능력의 현실을 고려해 최저임금의 동결·인하와 업종·지역별 차등적용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자영업자 대상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57.1%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중 42.8%는 동결을 주장했고 13.4%는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자영업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기업의 지불능력(29.3%)’을 꼽았고 뒤이어 ‘경제성장율(19.6%)’, ‘고용상황(16.6%)’이라고 답했다. 또한 최저임금제도의 최우선 개선 과제로는 ‘업종·지역별 차등적용 도입(24.8%)’을 꼽았고 다음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9.8%)’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69.2%는 이같은 업계 주장이 이번 최저임금 결정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전경련의 이번 설문조사 결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51.8%가 현재 최저임금(시급 9160원)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에 그쳤다. 

또한 자영업자들의 53.2%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됐지만 매출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인식 속에서 42.6%가 현행 최저임금의 부담으로 고용을 포기(직원해고·채용중단)했거나 포기를 고려 중이며 24.0%는 아예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엔데믹으로 전환됐지만 자영업자들의 53.2%가 올해 경영실적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며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20% 이상 오를 경우 자영업자의 84.4%가 고용 포기를, 66.8%가 폐업고려 의사를 밝혔다. 

현재의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워서 고용을 포기했거나 포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 자영업자의 42.6%였고 폐업을 고려중이라는 응답도 24.0%에 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인상폭이 5% 미만이면 11.2%가 고용포기, 5.2%가 폐업을 고려할 것으로 응답했고 인상폭이 10% 미만일 경우에는 11.2%가 고용포기를, 7.8%가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강남역 먹자골목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C사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직원을 다 내보냈지만 직원이 있을 땐 힘든 식당 일이라서 임금을 최저임금보다 더 지불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현재보다 오른다면 아르바이트 직원도 고용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이하 코자총) 공동대표는 “소득이 줄어 임금을 줄래야 줄수 없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일상으로 돌아와 돈도 벌고, 임금도 주고, 고용원도 늘릴 수 있도록 새로운 윤석열 정부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고용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지불능력을 최우선 고려하는 합리적인 최저임금 결정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8일 서울 국회의사당 역 2번 출구 앞에서 ‘제1차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35년 된 낡은 최저임금 논의제도 개선을 외쳤다. 소상공인·자영업자 5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결의대회에서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사용자의 지불 능력까지 고려한 초저임금 공식이 나온다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25%가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수익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노동계는 ‘생계비’를 내세우며 현행 물가상승율을 반영해 최저임금약 30%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공동 주최한 ‘최저임금 핵심 결정 기준으로 생계비 재조명’ 토론회에서 2023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1만1860원(월급 247만9000원)이 적정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실제 서민들의 생계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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