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6주년 특집] 엔데믹에도 계속되는 외식업계 위기
[창간 26주년 특집] 엔데믹에도 계속되는 외식업계 위기
  • 박현군 기자 foodnews@,이서영 기자
  • 승인 2022.06.2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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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원재료 가격 급등… 매출은 올라도 영업이익 제자리
프리미엄 버거 시장 꿈틀… 생존 위해 카페서 와인·피자 판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지난 4월 18일 이후 경기회복과 매출상승을 기대했던 외식업계는 전방위적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인한 원가상승 압력,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 증대에 구인난과 임대료 상승 압박이 겹치면서 위기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영업자체를 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열심히 팔아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인천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A씨의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된 지 3개월 째 접어들었지만 외식업계는 여전히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후 2년 간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절벽을 겪었다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후에는 팬데믹 후유증과 기후변화 가속화로 인한 국제 육류·곡물가 급등, 글로벌 물류망 교란,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이 이어지면서 식품·외식업계의 경영환경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식재료 대란, 팔수록 손해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된 이후 외식경기는 분명히 되살아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4월 20일 발표한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식경기지수는 70.84로 전기(2021년 4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으며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71.44)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통계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의 외식 소비의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부터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외식경기 회복 의견에 힘을 보탰다.

외식경기 회복은 외식업계의 매출 상승을 의미한다. 서울 강남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씨는 “매출 규모 등 외형적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는 우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식당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매출회복이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에서 한정식 집을 운영하는 C씨는 “최근 식재료 가격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과 5월에 가격을 올렸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C씨에 따르면 식용유의 지난달 가격이 2019년도 가격 대비 4배 올랐고 쌀, 소고기, 돼지고기, 양파, 상추, 당근 등 모든 식재료 가격이 폭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농산물의 6월 평균 도매가격은 배추가 1만322원으로 전월 대비 8.7%, 전년 동월 대비 67.4% 상승했다. 무(20kg기준)는 2만9986원으로 전월 대비 3.2%, 전년 동월 대비 46.7% 상승했다. 양파(15kg 기준)도 1만9167원으로 전월 대비 61.6%, 전년 동월 대비 84.9% 상승했다.

어패류의 경우 고등어(10kg)는 6만1350원으로 전월  대비 6.1%, 젼년 동월 대비 11.5% 상승했고, 명태(냉동 20kg)는 5만5730원으로 전월 대비 1.3%, 전년 동월 대비 29.5% 올랐다.

수입 소고기 가격은 지난 3개월(2022년 4월부터 6월까지)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입 소고기 가격은 t당 월 평균가격 기준 4월 3459.7달러로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8.0% 상승했고, 5월은 3477.5달러로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10.1% 올랐으며 6월은 3819.3달러로 전월 대비 9.8%, 전년 동월 대비 13.1% 올랐다.

그러나 수입 소고기에 대한 t당 달러 가격을 t당 원으로 환산해서 증가율을 비교해 본 결과 422만4000원으로 전월 대비2.7%, 전년 동월 대비 21.4% 상승했다. 5월은 428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1.5%, 전년 동월 대비 28.4% 상승했고 6월은 485만 원으로 전월 대비 13.2%, 전년 동월 대비 27.2% 상승했다. 환율 리스크가 식품·외식 시장을 덮친 것이다.

금리 인상… 자영업 이자 비용 막막

환율리스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화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상한 것이 원인이다. 달러화 기준금리는 2020년 3월 16일 이후 0.25%를 유지하다가 2022년 3월 0.50%, 5월 1.00%, 6월 1.75% 등으로 큰 폭의 인상을 가져왔다. 

FRB의 이같은 조치는 양적긴축 조치 등을 통해 미국 내에서 치솟은 소비자 물가를 잡으려는 조치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 물가 상승세가 완화되는 성과를 보였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외에서는 환율 급등 등을 통한 물가 압력이 높아지는 추세를 가져왔다.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상승세와 FRB의 금리인상 예고발언 등을 검토하면서 2021년 8월부터 5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같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국제 금융환경의 변화와 물가상승세 등에 대응하는 정부의 일반적인 조치지만 현실에서는 외식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강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D씨는 “2019년 이전까지는 창업비용 및 운전자금으로 발생한 대출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매월 200여 만 원씩 은행에 납부했지만 지금은 280만 원을 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중에 받은 정책대출에 대한 원금·이자 상환 유예가 끝나면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이하 KREI)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포용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식품정책 대응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부채를 지고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부채 수준에 대한 평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23.2%가 상환 불가능이라고 응답했다. 대출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부실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전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여기에 올해 초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국제 식재료 수급불안, 유가상승, FRB의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면서 급기야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엔데믹을 맞아 벌어진 이같은 위기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후폭풍이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최근의 물가상승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적 교연 축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 교란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고 미국의 금리인상도 자국 물가안정 등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현재의 사태가 문재인 정부·윤석열 정부 등에서 정책적 실수로 인해 벌어진 것이 아닌 만큼 정치·경제적 결단과 단기간의 조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경제계와 자영업계에 불어닥친 위기상황은 잘못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묘안을 찾기 보다는 일단 위기현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함께 적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외식 자영업자 지원 나서야

외식업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안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E씨는 “물가·환율·금리 등의 문제가 현 정부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어려움에 처한 외식 자영업계를 위해 적절한 지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아쉬운 점은 대중교통 규제를 완전히 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실제로 밤 12시 이후 택시잡기가 어렵고 버스와 야간버스 운행도 제대로 되지 않아 밤 12시 이후 손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F씨는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외식물가공표제가 가장 아쉽다”며 “외식가격 인상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식재료 구매지원 확대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 자체를 해소시켜주는 적극적인 물가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신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G씨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공식 종료를 선언한 다음날인 4월 18일 건물주가 찾아와서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고 매년 5% 인상을 통보했다”며 “이와 관련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철 외식업중앙회 홍보국장은 “정부가 가장 먼저 나서야 할 부분 중 하나는 인력난”이라며 “특히 이번 최저임금 협상을 통해 정부가 공약한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동결 혹은 인하를 현실화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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