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K-푸드 연구·개발 필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K-푸드 연구·개발 필요”
  • 이동은 기자 lde@·강수원 기자
  • 승인 2022.06.30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 성료
손홍석 고려대 교수가 지난달 23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에서 ‘음식 역사를 통해 본 한국식품의 비교우위’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강수원 기자 wasser@
손홍석 고려대 교수가 지난달 23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에서 ‘음식 역사를 통해 본 한국식품의 비교우위’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수원 기자 wasser@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사장 박현진)은 지난 23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식품산업의 세계 비전’을 주제로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손홍석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 김정년 한국식품산업협회 이사, 윤은옥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부장, 이효정 E&S컨설팅 대표,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박사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을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박용호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원혜영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채수완 전북대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장, 한정훈 풀무원USA 박사 등이 참여해 한국 식품산업 및 외식산업의 세계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음식 역사를 통해 본 한국식품의 비교우위
손홍석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

한국의 식품문화는 약 70만 년 전 구석기시대의 구이문화를 시작으로 형성됐으며 토기가 개발된 신석기시대부터 끓임, 찌개, 발효 등 다양한 식품문화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토기는 물과 식재료를 조합한 요리(끓임), 식재료 저장, 식염 제조, 누룩 및 양조 제조의 도구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식품문화를 발전시켰다. 한반도의 식생활은 동의학적 영양 이론(음양과 오행)을 기반으로 발전했으며 음식물의 음과 양의 성질, 오미(五味)를 조화롭게 배합해 섭취하는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한식의 우수성과 경쟁력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한식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에너지 구성 비율이 65%:15%:20%로 권장비율에 가깝다. 주식(곡류)에서 에너지를 공급받고 채소류, 육류, 생선류 등 다양한 반찬을 통해 영양의 균형을 맞춘다. 채소 위주의 반찬문화로 식물성 식품의 섭취 비율이 높아 영양과 건강을 추구하는 세계 식품소비 트렌드에 부합한다. 둘째, 한식은 건강상 이점이 높다. 파, 마늘, 생강, 도라지, 버섯 등 약용재료의  섭취가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공복혈당, 콜레스테롤, 고혈압을 낮춘다는 임상 연구보고가 있다. 다만 어떤 식품, 어떤 영양소가 건강에 유익한지에 대한 광범위한 영양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한식은 구이, 찜, 데치기 등 담백한 조리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양식이나 중식에 비해 열량이 낮다. 따라서 한식을 K-다이어트로 브랜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넷째, 된장, 고추장, 김치, 막걸리와 같은 전통 발효식품을 통해 살아있는 유익균을 섭취하기 때문에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발효식품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식 발효식품의 세계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식품산업의 해외 진출 현황과 전망
김정년 한국식품산업협회 이사

코로나19 장기화와 물류위기 속에서도 우리 농식품 산업은 지난해 역대 최초로 수출액 100억 불을 돌파했다. 과거 일본에 집중됐던 수출시장은 중국과 미국이 일본과 함께 3대 수출대상국으로 자리 잡았고 아세안(ASEAN) 수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최대 수출권역으로 부상했다. 수출품목 역시 다양해져 라면, 음료, 김치, 장류 등 14개 품목이 연간 1억 불 이상 수출되고 있다. 

우리 농식품의 수출증진을 위한 기회요인으로는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를 들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온라인 마켓이 급성장했으며 소비자들은 편의성과 건강지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식품기업은 이커머스 활용능력이 우수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품질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한국식품은 발효식품, 식물성식품, 건강지향식품이 다양함에 따라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두 번째는 ‘한류열풍 확산에 따른 국가브랜드 강화’다. K-POP과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소비자들의 K-푸드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메가 FTA 체결을 통한 수출경쟁력 강화’다.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EU 등 58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으며 거대 신규경제권을 형성하는 메가 FTA 체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월 세계최대 메가 FTA인 RCEP이 발효됐으며 CPTPP도 가입을 추진 중이다. 

반면 우리 농식품 수출확대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약요인으로는 △세계 각국의 SPS 및 TBT 등 무역장벽의 확대 △해외 주요국 통관 부적합 증가 △주요 비관세장벽 미해결 지속 등이 있다. K-푸드 수출 증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출 확대 기회요인을 적극 활용하고 제약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민관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 외식산업의 해외 진출 현황과 과제
윤은옥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부장

국내 외식산업의 해외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aT 조사 결과 2019년 기준 39개국에 135개 브랜드, 3409개 점포가 진출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진흥원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진출뿐 아니라 현지에서 오픈한 한식당까지 종합해보면 2020년 기준 4만 여개로 추정된다. 해외진출 외식기업은 중국, 미국, 베트남 등에 주로 진출해있고 최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몽골 등의 진출율이 높아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과거 한식 중심에서 기업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으며 한국형 서양식과 디저트 업종의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외식기업들의 해외진출 형태는 현지의 산업현황 및 트렌드, 대한민국의 이미지 및 인지도 제고, 한류의 지속성 및 다양성, SNS 등 정보공유 속도 및 채널의 다양화 등으로 인해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편 aT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해외에 진출한 외식기업 수와 점포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7.6개의 기업이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기업의 철수 및 영업부진에는 진출 국가에 대한 불충분한 사전 조사, 국가별 맞춤형 전략 부재, 현지화의 한계 등 다양한 요인이 산재해 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한 한국 외식산업의 해외 진출은 30여년이 지나는 동안 시대의 흐름 변화와 함께 국내 외식산업의 성장 및 경쟁력·선진화, 해외시장 현황 및 니즈 변화 등을 맞고 있다. 따라서 해외진출 전략 역시 과거의 전략이 아닌 변화를 감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외식기업들은 해외진출을 계획함에 있어 해외진출의 목적이 무엇인지, 현지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우리 브랜드만의 포지셔닝과 경쟁력은 무엇인지와 함께 해외 진출을 위한 충분한 준비와 조사,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해외시장은 국내와는 또 다른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 수립보다는 관점을 바꿔 ‘우리 브랜드가 해외에서 실패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실패 요인을 없앨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개발도상국의 식량영양안보 증진을 위한 협력 방안
이효정 E&S 컨설팅 대표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라고 불리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는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7개의 SDG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식량영양안보와 관련한 SDG 2번 목표는 4번 목표인 보건 분야와 함께 가장 더디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식량불안정 지표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고 대륙별로 살펴보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격차가 점점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개발협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소위 ‘선진공여국’으로서 활동해오고 있다. 다만 국민총소득(GNI) 대비 DAC 회원국들에 비해 낮은 지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4조425억 원의 예산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7개 중점협력국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중 농업부문은 7%~10%의 예산을 차지한다. 

개발도상국 식량영양안보 증진을 위한 농식품기업과의 협력은 식품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공급망의 위험관리, 인권, 환경, 젠더 등과 같이 개발협력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것도 개발협력분야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사업을 기획, 수행하는 형태의 프로젝트가 추진돼야 한다. 또한 외교부를 중심으로 하는 무상원조, 기획재정부 중심의 유상원조가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성해야 하며 이를 위한 대화 채널 마련, 실질적 협력을 위한 제도 개선, 민간부문 참여 확대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북한의 식량사정과 남북협력의 현재와 미래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박사

북한의 농업 부문은 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나 주민이 필요로 하는 식량의 75~80%밖에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정은 정권은 계속된 핵·미사일 개발로 인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지 못함으로써 개혁과 개방 시도가 실패, 경제 침체와 함께 농업 부문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북한의 경제개발 의지와 농업문야의 발전계획에 비춰보면 농기계, 온실·축사·창고 등 시설, 수송 및 운반 도구, 다양한 농기자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분야의 남북한 협력은 경협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만 당장 경협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우므로 물자의 이동을 최소화하는 전문가 교류, 농업기술협력을 추진해 향후 종합적인 협력을 위한 청사진 마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북한 정권이 주민의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지 못한 채 자력갱생이라는 틀에 갇혀 정권 유지를 국가 운영의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 인적·물적 자원의 공급 확대, 기술개발, 제도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제라도 남북협력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식량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가운데)을 좌장으로  한국 식품산업 및 외식산업의 세계화에 대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채수완 전북대 교수,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 박용호 서울대 교수, 원혜영 외식산업경영연구원.사진=강수원 기자 wasser@
주제발표 이후에는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가운데)을 좌장으로 한국 식품산업 및 외식산업의 세계화에 대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채수완 전북대 교수,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 박용호 서울대 교수, 원혜영 외식산업경영연구원. 사진=강수원 기자 wasser@

한국식품산업 및 외식산업 세계화 방안

주제발표 이후에는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이 좌장으로 나선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신동화 교수는 “식품가공산업은 식량비축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원료상태뿐 아니라 가공 제품까지 그 영역을 넓혀 식량안보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용호 교수는 식품안전과 식량확보를 넘어서는 글로벌 헬스차원의 종합적 전담관리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원혜영 연구원은 “한국 외식산업의 해외진출 현황을 지적하며 장기적으로 바라볼 때 단순히 해외진출에만 포커스를 둘 게 아니라 글로벌 외식 브랜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채수완 센터장은 장류 등 한식 섭취 시 임상결과를 제시하고 한식의 건강가치에 대해 설명하면서 K-푸드 세계화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정훈 박사는 외식산업와 식품산업의 현황을 밝히면서 “해외진출에 있어 적절한 전략과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식품산업의 세계 비전’을 주제로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은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식량안보재단 관계자와 주제 발표자, 토론자 등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강수원 기자 wasser@
지난달 23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식품산업의 세계 비전’을 주제로 제28회 식량안보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은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식량안보재단 관계자와 주제 발표자, 토론자 등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강수원 기자 wass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