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정성’ 담은 ‘느리게만든’ 간편식 출시
‘시간의 정성’ 담은 ‘느리게만든’ 간편식 출시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2.08.17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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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본 간편식 사업본부 연구개발팀
편의성 넘어 건강·영양적 측면 강화한 HMR제품 개발
이수현 순수본 간편식 사업본부 연구개발팀 대리.
순수본 간편식 사업본부 연구개발팀의 이수현 대리가 가정간편식(HMR)브랜드 ‘느리게만든’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본그룹의 유동식 전문회사 순수본이 지난달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느리게만든’을 론칭했다. 느리게만든은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간편식이 주는 편의성을 넘어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정성스러운 한 끼 식사는 사치가 되고 끼니를 때우는 게 일상이 된 요즘, 시간과 정성이 깃든 먹거리에 향수를 가진 이들에게 순수본이 ‘느리게만든’ 간편식을 제안한다. 사진=업체 제공

시간·정성 느껴지는 HMR

순수본은 대기업 위주로 형성된 간편식 시장에서 본그룹만의 정체성과 강점을 살린 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해 왔다. 이번에 새롭게 론칭한 느리게만든 또한 직접 만들자니 손이 많이 가고 구입하기에는 마땅치 않은 찜, 조림 위주의 먹거리로 브랜드의 색깔을 살렸다. 

메뉴는 △고등어 시래기 무조림 △묵은지 고구마순 고등어찜 △자박고추장 돼지고기조림 △돼지고기 된장 들깨시래기찜으로 구성됐다. 숙성이 필요한 묵은지, 겨울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만들어지는 시래기 등 손이 많이 가는 재료를 활용해 조리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는 메뉴로 소비자들에게 집밥 같은 간편식을 제공한다. 

고구마순, 묵은지, 시래기처럼 시간이 느껴지는 토속적인 재료는 인스턴트 식품 느낌이 강한 기존의 HMR 이미지보다 요리의 느낌을 더한다. 또한 원,부재료 등 제품에 건더기를 풍부하게 넣어 소비자들이 한 끼를 떼우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식사를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주력했다. 제품개발에 책임을 맡은 순수본 간편식 사업본부 연구개발팀의 이수현 대리는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풍부한 건더기 등으로 직접 집에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80g~300g 용량의 제품에는 국물류보다 원, 부재료의 건더기가 넉넉히 채워져있다.

‘미들 볼륨’ 먹거리로 틈새시장 노려

느리게만든은 시중에 나오는 HMR 제품이 주로 밑반찬 위주로 출시되고 있고 이외에는 국·탕·찌개류의 푸짐한 요리로 양극화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미들 볼륨’의 먹거리를 공략했다. 가볍게 먹을 때는 메인 반찬이 될 수 있고 메인요리가 있을 때는 서브가 될 수 있는 중간 정도의 메뉴를 선정한 것이다. 이수현 대리는 “이러한 메뉴가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는 상당히 번거롭고 사 먹기에는 쉽지 않다”면서 “조리가 번거로운 요리를 느리게만든 HMR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를 보면 조연, 주연이 있고 서브 주연이 있지 않나. 우리의 포지션은 서브 주연 정도로 보면 된다”고 비유했다.

찜, 조림과 같은 미들 볼륨 반찬은 조리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들다보니 간편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요즘 가정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느리게만든은 고객들이 미들 볼륨의 반찬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하면서 포화된 HMR시장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타깃층은 3040세대로 묵은지, 시래기 등 향토적인 음식에 향수를 가진 이들이다. 이수현 대리는 “3040세대는 집에서 먹고 자라 이 음식에 대한 향수는 분명히 있지만 그만큼 음식에 시간을 쏟을 여유는 없다”며 “집밥이 그리운 1~2인 가구, 3~4인 가구 모두 즐기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느리게만든은 미들 볼륨 HMR이라는 경쟁력을 인정받아 이마트의 선 제안으로 출시하자마자 입점되기도 했다. 이수현 대리는 “제품 모두 실온 보관에 유통기한 9개월 정도로 장기보관이 가능해 코스트코나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의 대형창고 매장 유통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자리잡은 순수본 본사.
전북 익산시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자리잡은 순수본 공장.

건강·영양적 측면 강화

콘셉트뿐 아니라 제품의 내용물 또한 집밥처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수현 대리는 처음 먹을 때 보다 한 그릇을 다 비웠을 때 맛있는 제품을 위해 자극적인 맛을 피하고 먹은 뒤 속이 편안할 수 있도록 나트륨 등을 줄여나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부재료 등 제품에 건더기를 풍부하게 넣어 소비자들이 한 끼를 때우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식사를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주력했다. 그는 “1세대 HMR이 편리함이 가장 우선이라면 2세대 HMR은 맛, 3세대 HMR은 맛과 건강, 영양도 모두 고려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콘셉트가 확실하다 보니 느리게만든은 이름과 달리 빠르게 만들어졌다. 지난해 6월 기획에 들어간 느리게만든은 약 3개월의 시간 만에 개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러나 출시 직전 고전을 겪으면서 1년 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식자재값이 폭등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수현 대리는 “닭고기를 베이스로 한 몇몇 제품은 잠시 보류해야 했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순수본은 지난해부터 영양 요소를 강화한 ‘본죽 헬시’ 파우치죽도 출시 중이다. 본죽 헬시 역시 이수현 대리가 개발을 맡았다. 

본죽 헬시는 죽의 본질에 충실하고 체계적 영양설계를 더한 제품으로 건강과 영양적 측면을 중시하는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에 따라 나트륨 함량은 줄이고 단백질, 칼슘과 같은 요소를 강화했다. 실제로 본죽 헬시 통단팥죽, 참치야채죽의 나트륨 함량은 각각 280mg, 390mg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현행법상 저나트륨 표기 조건(식품 100g당 120mg 이하인 경우)을 초과하지 않는다. 또한 통단팥죽 한 그릇을 다 섭취하면 일일 단백질 섭취 권장량의 24%, 칼슘 권장 섭취량의 42%를 채우고 참치야채죽은 단백질 섭취량의 29%를 채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아플 때 죽을 찾는 만큼 영양적 측면을 강화했다”며 “본죽 가맹점에서 먹는 맛 그대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제품의 원재료가 가진 고유의 풍미나 식감을 살려 △제주식해초전복죽 △불차돌해물짬뽕죽△해물누룽지탕죽△매콤칼칼차돌된장죽으로 구성한 본죽 프레시 라인도 출시 예정이다. 

느리게만든 또한 하반기 신제품이 추가로 출시된다.  찜, 조리 메뉴를 추가로 선보여 브랜드 콘셉트를 공고히 한 뒤, 국탕찌개류 등 다른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이수현 대리는 “느리게만든이 주고자 하는 시간의 정성이라는 가치를 소비자들이 잘 느낄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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