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요리
전통과 요리
  •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 승인 2022.08.19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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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는 조리사와는 다르게 있는 그대로가 아닌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나만의 비법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창조물인 음식을 만들어 내는 직업군이다.

보통 오래 내려온 전통을 지키고 고수하며 이 전통을 훈장인 양 내세우는데 이 세상 모든 물질인 만물과 정신영역의 생각 등 어느 것도 순간, 순간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전통이라 이름 붙인 것도 이 시점에서 존재하는 현상이지 내일도 오늘과 같은 것이 그 형상과 그 내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통이라 이름 붙여진 형상을 고정하면 유리창 안에 진열해 박제된 정물이 된다. 그렇지 않고 놓아두면 변질한다. 과거를 바탕으로 하되 그 위에 새로움을 더하면서 어제가 아닌 오늘 것을 받아들여 앞으로 나아가야 침체하지 않는다. 전통과 진화는 모순되는 것 같지만 같은 현상의 양면이다. 전통은 존중하되 창의력을 발휘해 기존의 전통에 새로움을 더하여 다름을 만드는 과정을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

 요리는 이미 주어진 농·축·수산물을 이용해 다듬고 가열처리하고 간을 맞추고 양념을 얹어 변형하거나 물성을 바꿔 원재료가 가진 여러 재료의 성질을 조화시키고 새로움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이런 노력의 산물로 그들 원료가 가진 독특한 특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기술이며 창조의 영역이다. 오늘 내가 만든 음식이 내일도 똑같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비슷할련지는 모르나 전체가 같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어제 썼던 원료가 아니고 조리하는 온도와 습도가 달라졌으며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는 다르다.

 요리는 조리와는 다르게 새로움을 창조하는 영역이다. 인간이 이 지구에 출현한 이후 수백만 년 동안 계속하여 요리의 영역을 넓혀 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변하고 달라짐은 우주 만물의 일반속성인바 조리의 분야라고 예외는 아니다. 가끔 몇십 년 전통 요리비법으로 만든 음식이라고 선전하는데 몇십 년 전 방법을 그대로 승계하되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를 적절히 적응해 가면서 변화되지 않았겠는가. 

요리하는 사람도 변하고 가장 중요한 음식의 원 부재료가 크게 달라지고 있으며 가열 매체도 얼마나 변했는가. 요리에서 중요한 것은 가열 방법이라고 한다. 무쇠 솥에 장작을 지펴 끓이고 뜸 들여 지은 쌀밥은 가스레인지나 전기밥솥에서 나온 밥과 맛과 조직에서 같다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 어머니가 부엌, 무쇠 솥에서 뜸들인 밥의 맛이 어찌 전기밥솥에서 퍼낸 밥의 맛과 같겠는가. 숙련된 요리사라 하더라도 어제 지은 밥과 오늘 것이 완벽하게 같다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기본을 지키고, 그 지킨 원칙에 의해서 만족의 범위 안에 드는 최종 산물 내고자 노력할 뿐이다.

어제의 것이 오늘에 그대로 재현되는 것은 신의 경지가 아닌 이상 거의 불가능하다. 전통을 이어 받았다고 강조하나 그 오랜 역사가 품고 있는 정신을 물려받았다는 의미가 더욱 강할 것이다. 그것이 자부심과 통한다. 전통은 아름답다고 하나 우리는 그 정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시발점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간다. 잘하는 것이 영원히 그대로는 아니다. 시간에 따라 나도 변하고 내 주위도 어제와 같지 않다. 이 변화되고 달라짐의 흐름에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의 요리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셰프도 갈비, 불고기 등 한국의 대표 음식을 숯불에 구울 때와 프로판가스로 구운 맛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음식 맛을 제대로 내기위해서 주방에서 솣불로 구운 불고기, 갈비를 제공한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불 맛이다. 각 재원 별 불이 그 온도와 불 자체에서 발산하는 미묘한 향이 곁들여 어울려 내는 독특한 풍미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오감을 통한 음식의 평가는 개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맛의 기본인 달고 시며 짜고 쓰며 매운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감칠맛이 조화되면서 독특한 향이 추가되면 최고의 맛을 선사할 수 있다. 전통은 이 과정에서 자연히 배어들어 후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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