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사장’ 14년 만에 최대
‘나홀로 사장’ 14년 만에 최대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2.09.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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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있는 자영업자 수 한 달 새 5만 명 급감
외식 자영업자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으로 직원 없이 홀로, 또는 부부가 함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장에 주문과 결제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해 일손을 덜고 있다.사진=정태권 기자 mana@
외식 자영업자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으로 직원 없이 홀로, 또는 부부가 함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장에 주문과 결제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설치해 일손을 덜고 있다. 사진=정태권 기자 mana@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매출 회복 기대감을 보이던 자영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뿐만 아니라 채무 상환 부담, 인건비 부담 금리인상 등이 갈수록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매출이 조금씩 올라 직원 고용을 늘렸던 자영업자들은 최근 또다시 직원을 내보내거나 아예 직원을 두지 않고 홀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33만9000명으로 42개월 연속 증가하며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7월 기준으로 2008년 456만7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달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8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33만6000명으로 올해 들어 17만6000명(4.2%)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135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6월에 140만1000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고물가 부담의 영향에 지난 7월 다시 135만2000명으로 줄면서 한 달 사이에 5만 명이 급감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계절 특수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했지만 잠깐뿐이었다”며 “식재료비가 치솟기 시작하더니 경기침체로 손님까지 줄면서 매출이 다시 떨어졌다. 결국 아르바이트생을 두 달 만에 내보내고 지금은 아내와 둘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원재료비는 물론이고 전기·가스·수도료 등 안 오르는 것이 없는데 그렇다고 음식값을 올리자니 그나마 오는 손님들마저 끊길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언제까지 장사를 하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계가 온 것 같다”고 호소했다.

 

다중채무 자영업자 반년 만에 13만 명↑… 1인 평균 대출액 4억7000만 원    

자영업자의 대출이자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자영업 다중채무자가 올해 들어 6개월 사이 4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5억 원에 달했다. 

지난달 2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688조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15.6% 늘었고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0% 증가했다. 기업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도 지난해 말 279만10명에서 325만327명으로 6개월 사이에 16.5% 늘었다. 기업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1175만 원 수준이었다. 

특히 전체 자영업자 수나 대출액 증가 속도보다도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수와 대출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지난 6월말 기준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6개월 사이 44.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의 대출 규모는 162조 원에서 195조 원으로 20.3% 불었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699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대출을 받은 전체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지난해 말 10.3%에서 올해 6월 12.8%로 늘었으며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비중 역시 25.5%에서 28.4%로 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외에서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중채무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위험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약 2년 반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를 버텨온 자영업자들은 금리 추가 인상까지 겹치면서 한계상황에 내몰린 모습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올해 임대료도 올랐는데 기준금리까지 4번 연속 인상돼 이자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장사를 접고 싶어도 그만두고 당장 무슨 일을 해야 하나 막막하다.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빚만 늘어나 망연자실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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