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촌치킨’ 성공 DNA 입힌 ‘크리츠 버거’ 론칭
‘본촌치킨’ 성공 DNA 입힌 ‘크리츠 버거’ 론칭
  • 강수원 기자
  • 승인 2022.09.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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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 서진덕 크리츠에프앤비 대표
“수제버거 크리츠버거 오픈, 한국 ‘칙필레’되겠다”
서진덕 크리츠에프앤비 대표는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치킨버거를 내세운 버거브랜드 크리츠버거를 론칭하고 지난 4월 서울 강동구에 크리츠버거 1호점인 강동역점을 열었다.
서진덕 크리츠에프앤비 대표는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치킨버거를 내세운 버거브랜드 크리츠버거를 론칭하고 지난 4월 서울 강동구에 크리츠버거 1호점인 강동역점을 열었다. 사진=이경섭 실장

고향 치킨이라는 뜻을 가진 ‘본촌치킨’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보다 해외서 더욱 잘 알려진 치킨 브랜드다. 2006년 미국에 진출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본촌치킨은 현재 국내에는 매장이 없지만 미국, 태국, 베트남 등 9개국에 4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호주와 프랑스에도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주로 내슈빌 스타일의 치킨을 즐겨먹는 미국에서 본촌만의 소스를 입힌 한국식 치킨으로 해외 프랜차이즈 시장을 개척해 나간 K-푸드의 원조 본촌은 특히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저커버그의 단골집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고, 뉴욕타임즈 등 미국 내 유수 언론에 한국식 치킨 열풍과 함께 여러차례 소개됐다.

이처럼 화려한 K-치킨의 신화를 써 내려간 본촌인터내셔널 창업주 서진덕 크리츠에프앤비 대표가 그간의 이력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서 대표는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치킨버거를 내세운 버거브랜드 크리츠버거를 론칭하고 지난 4월 국내에 첫 매장을 열었다.

한국을 의미하는 ‘KR’에 ‘EATS(먹는다)’를 결합해 만든 상호명 ‘크리츠’에서는 ‘본촌’ 못지 않게 자국, 고향에 대한 애착을 기반으로 먹거리 사업을 펼쳐나가는 서진덕 대표의 철학이 느껴진다. 전통장을 베이스로 맛을 낸 본촌의 치킨처럼 크리츠버거에는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담았을까. 서진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촌치킨은 어떤 브랜드인가?
=본촌치킨은 한국 치킨 브랜드지만 해외에 더욱 잘 알려진 치킨 브랜드다. 2002년 부산에서 시작했지만 2006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국내보다 해외사업에 더욱 집중하면서 운영해 나갔다. 현재 최근 오픈한 프랑스와 호주를 포함해 9개국에 총 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찍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이유는?
=본촌은 론칭 초반에 국내에 20여 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다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서 닭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본촌의 메뉴는 주로 닭 날개와 다리로 주로 구성됐는데 당시 조류독감으로 인해 부분육 공급이 대폭 줄어 하루종일 공급처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낼 정도로 공급처가 없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소규모 업체였던 본촌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다 미국에서 가맹점을 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미국은 닭 수급이 무척 수월했다. 국내 운영이 어려웠던 찰나, 망설이지 않고 미국행을 택해 2006년 뉴욕 한인타운에 1호점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후 미국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다가 2010년에 필리핀, 2011년 태국에 진출하면서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미국은 가맹점 확장, 동남아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 등 투트랙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서진덕 크리츠에프앤비 대표는 본촌치킨의 성공 비결로
서진덕 크리츠에프앤비 대표는 본촌치킨의 성공 비결로 "미국 진출 초반에는 드넓은 북미대륙을 14~15시간 가량 넘게 운전하고 다니면서 직접 가맹점을 관리했다"며 "가맹점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현장에서 같이 일하고 요리하는 등 동고동락하면서 매츨을 올렸다"고 말했다. 사진=이경섭 실장

△해외시장에서 살아남은 본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가맹점 관리, 편안한 서비스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전통장을 베이스로 한 본촌치킨 만의 소스가 통한 게 아닐까 싶다. 본촌의 대표메뉴인 소이갈릭 치킨과 스파이시 치킨에 사용되는 핵심소스는 한국의 간장,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다. 또한 본촌은 전 세계 매장의 동일한 품질과 맛 유지를 위해 한국 공장에서 지정된 좋은 원재료만으로 소스를 생산해 공급한다. 따라서 소스 공장의 제조설비나 포장방식 등이 더욱 차별화돼 있다. 

치킨사업을 하기 전 닭갈비 집을 운영하면서 소스의 중요성을 느꼈다. 처음에는 장사를 접어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손님이 없던 닭갈비 집이었는데 전문가 조언을 받아 소스를 바꾸고 나니 그때부터 사람들이 왔다. 이후 치킨사업을 할 때도 소스개발에 매진했다. 소스가 고기에 어느 정도 발렸을 때 가장 맛있는지 면적까지 연구하면서 메뉴를 개발했다. 소스는 그만큼 본촌치킨에 중요한 요소다. 

두 번째로 프랜차이즈의 체계적 관리다. 본촌의 매장이 세계 곳곳의 400여 군데에서 운영되고 있는 지금은 직접 발품을 팔기 어렵지만 미국 진출 초반에는 드넓은 북미대륙을 14~15시간 가량 넘게 운전하고 다니면서 직접 가맹점을 관리했다. 가맹점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현장에서 같이 일하고 요리하는 등 동고동락하면서 개선방향을 파악하고 매출을 올려갔다. 또 주인이 주방에서 일하지 않으면 가맹점을 내주지 않는 등 엄격하게 관리했다. 그렇게 4~5년 가맹점을 직접 관리하다 2010년 뉴욕 맨하탄에 직영점을 냈다. 꼬박 5년이 걸렸다. 만약 내가 직접 뛰지 않았다면 지금의 본촌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겪은 우여곡절이 많을 텐데. 
=2010년 다양한 민족과 세계 여러 나라의 이목이 집중되는 뉴욕 맨하탄에 본촌치킨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본촌 직영점을 처음으로 오픈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초기 3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누적적자가 워낙 많아 중도 포기도 여러번 고민했다. 그러나 꾸준히 밀고나간 결과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한국식 치킨열풍을 소개하는 기사가 나면서 가맹점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성과를 낳았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수중에 1000달러 밖에 없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한 상태였기 때문에 잘못되면 돌아갈 길도 없었다. 제대로 된 영어 한마디도 못했지만 가족을 생각하며 이 악물고 버티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생각해보면 미국에 오기전 여러 번의 실패는 모두 내게 자산이 됐다. 닭갈비 창업 후 적자여서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투잡을 뛰기도 했고, 여행사에 다니기도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내가 흔들리지 않고 단단히 버틸 수 있도록 했던 것 같다. 

△일찍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이유가 있다면? 
=미국은 맥도날드, 써브웨이 등 오랜 역사를 지닌 프랜차이즈 산업의 본고장이다. 본촌이 프랜차이즈 원조인 미국에서 가맹점을 늘리고 매출을 올리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특히 본촌의 단골고객이었던 동남아 유학생들이 본국 창업을 희망하는 문의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2010년 필리핀, 2011년 태국에 진출하면서 동남아 시장도 본격적으로 개척했다. 2019년 11월에는 태국의 다국적기업 마이너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인수해 본촌치킨 태국의 마스터 프랜차이즈권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 4월에 오픈한 크리츠버거 1호점 강동역점 전경.
지난 4월에 오픈한 크리츠버거 1호점 강동역점 전경. 사진=이경섭 실장

△2020년 크리츠에프앤비를 설립하고 지난 4월 크리츠버거를 론칭했다. 치킨사업을 하다 버거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하다.
=치킨 다음으로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이 햄버거였다. 요즘 미국에서 오후 2~3시까지 줄서 있는  인기있는 음식점이 치킨 버거 전문점 칙필레라는 곳인데 먹었을 때 소스에서 간장과 고추장 맛이 느껴져 깜짝 놀랐다. 나도 해볼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햄버거가 없는 국가는 없을 정도로 햄버거는 전 세계인이 간편하게 한 끼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버거시장이 커지면서 적기라고 생각했다. 2018년 VIG파트너스와 M&A 후 2020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본촌치킨처럼 고추장 등 한국의 전통 장류를 이용한 메뉴로 전 세계인이 먹고 싶어하는 햄버거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크리츠버거 시그니처 메뉴인 크리츠버거(왼쪽)와 스파이시 비프버거.
크리츠버거 시그니처 메뉴인 크리츠버거(왼쪽)와 스파이시 비프버거. 사진=이경섭 실장

△크리츠버거의 대표메뉴를 꼽는다면?
=크리츠버거는 전반적으로 가성비 좋은 수제버거를 지향한다. 제품의 품질은 프리미엄 수제버거에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에 가격 부담은 낮췄다. 대표버거는 크리츠버거, 디럭스 버거 그리고 최근 출시한 스파이시 비프버가다. 크리츠버거, 디럭스 버거는 치킨버거로 치킨사업을 오래 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만들었다. 실제로 우리 브랜드 치킨 패티의 경우 독자 개발한 시즈닝으로 12시간 숙성하고 육즙도 보존하고 있어 매우 부드럽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손님층을 다양하게 늘리기 위해 비프버거 메뉴도 출시했다. 대표 비프버거 메뉴인 스파이시 비프버거는 살짝 매콤한 소스와 소고기 패티가 어우러져 이색적이면서도 맛이 좋다는 반응이다. 비프버거의 소고기 패티 역시 주문과 동시에 조리되며 버거에 들어가는 패티는 냉동패티가 아닌 200℃ 그릴에서 직접 스매쉬드 방식으로 구워낸 100% 순소고기다. 

△해외에서 외식업을 하다 국내에 들어와 차이를 느낄 것 같다. 크리츠버거를 론칭한 지 5개월이 돼가는데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나?
=최근 물가상승 영향으로 국내외 할 것 없이 변수가 많은 게 시장 상황이지만 크리츠버거는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개정된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직영점 1개점을 1년 이상 운영한 후에 가맹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크리츠버거 또한 직영점을 1년 정도 운영해보고 그 노하우를 매뉴얼화하려고 계획했지만 현재 진행 상태로는 약 6개월 내에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뉴얼화만 잘되면 국내외간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외식업체에 조언을 한다면?
=최근 넷플릭스나 영화 등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치킨의 원조인 미국에서 조차 한국식 치킨이 큰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한국 치킨 브랜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걸 보면 해외 치킨 시장 개척의 1세대인 나는 감개무량하다. 해외에서 사업을 할 경우 중요한 건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국격을 실추시키지 않아야 하는 점일 것이다. 따라서 충분한 시장조사, 현지 국가 사정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은 필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외에도 보통 미국에 와서 사업을 전개해 나가면서 본국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등록 당시에는 주 정부 마다 법이 달라 합법적인 진행을 위해 꼬박 2년이 걸리기도 했다.

△크리츠버거의 앞으로 계획은?
=세계적으로 종교나 경제적인 장벽 없이 소비할 수 있는 육고기는 닭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버거 또한 어느 나라에서나 가격 장벽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다. 크리츠버거는 부담 없이 누구나 소중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신규 개점문의가 부쩍 늘고 서로 뜻이 맞아 함께 하려는 분들을 위해 가맹사업을 위한 매뉴얼 마무리 준비를 하고 있다. 2024년까지 국내 100호점 오픈을 목표로 초심을 잃지 않고 농사꾼의 마음으로 매진해 가겠다. 사진=이경섭 실장

지난 4월에 오픈한 크리츠버거 강동역점 내부 모습. 사진=이경섭 실장
지난 4월에 오픈한 크리츠버거 강동역점 내부 모습.
지난 4월에 오픈한 크리츠버거 강동역점 내부 모습. 사진=이경섭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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