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산업 이끌며 건강한 먹거리 제안
대체육 산업 이끌며 건강한 먹거리 제안
  • 박귀임 기자
  • 승인 2021.12.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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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는 외국인들이 K-푸드를 좋아할 수 있도록 현지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만두, 떡갈비 등 K-푸드를 대체육으로 해서 식물성 제품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사진=이경섭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는 외국인들이 K-푸드를 좋아할 수 있도록 현지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만두, 떡갈비 등 K-푸드를 대체육으로 해서 식물성 제품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사진=이경섭

이른바 콩고기로만 인식되거나 생소하게 느껴졌던 대체육을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고기, 소시지, 너겟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대체육 산업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가 있다. 

미트볼부터 풀드바비큐까지 다양

2017년 설립된 지구인컴퍼니는 식물성 고기를 개발, 유통 및 판매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2019년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를 개발 및 출시했으며 현재 미트볼, 슬라이스 구이용, 체다치즈, 버거 패티, 풀드바비큐, 민스(다짐육) 등의 제품이 상용화되어 있다. 비건부터 건강을 생각하는 일반인까지 모두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언리미트는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미트(meat)의 세계’라는 뜻으로 미래의 건강한 먹거리를 제안한다는 지구인컴퍼니의 미션과도 일맥상통한다. 지구인컴퍼니는 언리미트 브랜드를 통해 생산자, 소비자, 지구가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민금채 대표는 “원래부터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음식 사업을 하고 싶었다”면서 “곡물을 활용한 식물성 고기 제조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수천번의 연구를 거듭한 끝에 언리미트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민금채 대표는 언리미트 슬라이스 구이용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언리미트 슬라이스 구이용은 100% 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이다. 열을 가할 때 고기 향이 극대화되는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고기의 맛과 풍성한 육즙,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구현해 고기를 즐길 때와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대두에서 추출한 단백에 병아리콩, 퀴노아, 렌틸콩 등의 슈퍼푸드가 포함돼 있어 맛과 영양을 모두 충족시킨다. 샌드위치, 김밥 등의 속재료나 스파게티, 샐러드 등의 토핑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 대체육으로 패티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슬라이스 형태를 개발한 이유에 대해 민금채 대표는 “아시아인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고기 형태는 패티가 아닌 슬라이스다. 그래서 슬라이스 개발에 집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인컴퍼니는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2월에는 페퍼로니, 만두, 육포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구인컴퍼니의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는 2019년부터 미트볼, 슬라이스 구이용, 체다치즈, 버거 패티, 풀드바비큐, 민스(다짐육) 등의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업체제공
지구인컴퍼니의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는 2019년부터 미트볼, 슬라이스 구이용, 체다치즈, 버거 패티, 풀드바비큐, 민스(다짐육) 등의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업체제공

못생긴 농산물 재가공 사업으로 시작 

지구인컴퍼니가 처음부터 대체육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맛과 당도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흠집이 나거나 모양이 제각각인 못생긴 농산물을 재가공해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출발했다. 민금채 대표는 2년간 1020톤의 농산물을 병조림, 즙, 분말수프, 죽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소문을 듣고 곡물류에 대한 해결방안 문의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쌀 퓌레와 과일을 섞은 스무디를 만들었으나 반응은 처참했다. 미숫가루 형태도 도전했으나 시중에 판매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출장차 방문한 미국에서 곡물 등을 재료로 만든 식물성 고기 햄버거를 맛보고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지구인컴퍼니의 설립 취지와도 맥락이 맞닿아 있었다. 이에 민금채 대표는 대체육 개발에 돌입했고 2년여에 걸쳐 핵심 기술을 개발, 특허 등록도 마쳤다. 당시 국내에 대체육 산업은 전무했기 때문에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실제 소고기의 컬러감, 조직감, 육즙 강도 등을 기준으로 설정한 언리미트 제품은 식감부터 남다르다. 

현재 지구인컴퍼니는 못생긴 농산물을 11~15% 적용한 식물성 고기 슬라이스 제품 개발도 마쳤다. 이 제품은 내년 1월 출시될 예정이다. 

폐기물 리사이클링…전기차 도입 계획까지 

지구인컴퍼니는 외형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내실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현재 준공하고 있는 공장은 물과 전기 사용량을 20~30% 줄일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소도 만들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냉동 유통에 전기차를 도입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체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처리물도 리사이클링하고 있다. 폐유(해바라기유)는 비누 공장으로,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백질 덩어리는 동물사료 공장으로 가져가는 것. 이는 지구인컴퍼니의 가치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 제품을 왜 만드는지, 회사를 설립한 이유가 무엇인지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시스템에 단계적으로 녹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비즈니스의 미션이나 철학을 소비자에게도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싶다.”

민금채 대표 자신도 지구인컴퍼니를 설립한 후 꾸준히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 한달에 1번 고기를 안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현재 가능하면 소·돼지·닭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식성으로 바뀌었다. 다만 내부 개발 중인 제품들을 비교 관능 테스트할 때는 예외다. 

“원래는 육식주의자였다. 육식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언리미트 개발하면서부터 2년 정도 된 것 같다. 해산물은 먹지만 가능하면 소·돼지·닭고기는 거의 먹지 않는다. 사실 비건을 하는 것이 사업보다 더 힘들었다. 이제 조금씩 익숙해졌다. 어떻게 하면 비건식을 맛있고 조금 더 즐길 수 있는지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또한 지구인컴퍼니는 매주 월요일을 고기 없는 날로 정하고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실천 중이다. 이에 비건을 지향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

유명 브랜드 컬래버…해외진출까지 성공

지구인컴퍼니는 우수한 품질과 차별화된 제품군으로 국내 대체육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 트렌드가 커지면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다.   

언리미트 제품으로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에서는 얼터밋썹 샌드위치를, 피자 브랜드 도미노피자에서는 식물성미트피자를 각각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도 편의점 CU에서 채식삼각김밥·채식유부김밥 등을, 파리바게뜨에서 랩 샌드위치를 차례로 출시하며 대체육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구인컴퍼니는 현재 국내를 넘어 미국, 홍콩, 중국, 호주 등에 언리미트 제품을 수출 중이다.

민금채 대표는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소고기 가격이 3배 이상 올랐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대체육이 더 저렴한 상황이 됐고 수출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베트남, 대만, 호주 등은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비건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슬라이스 형태의 대체육을 가진 회사가 우리 뿐이라 올해 초부터 아시아 지역에도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K-푸드 비건화에 앞장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돌그룹 BTS(방탄소년단)의 파워도 막강하다. 이러한 K-문화가 폭발적인 효과를 내자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K-문화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해외 컨퍼런스를 할 때 오징어게임 이야기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는 문화나 음식으로 이 정도의 열풍을 만들지 못한다. 한국은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문화를 가진 나라로 외국에서 인지하고 있다.”  

언리미트 브랜드도 미국에 진출한다. 민금채 대표는 “외국인들이 K-푸드를 좋아할 수 있도록 현지화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만두, 떡갈비 등 K-푸드를 대체육으로 해서 식물성 제품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K-푸드의 비건화를 이루고 싶다. 지속가능한 대체육으로 아시아 대표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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