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갈비의 세계화 꿈꾸는 식품명인
수원갈비의 세계화 꿈꾸는 식품명인
  • 박귀임 기자
  • 승인 2022.01.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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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김외순 가보정 대표
김외순 가보정 대표는 “한식의 세계화, 특히 갈비를 세계에 좀 더 알리고 싶어 한다. 미국에서 사업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준비가 된다면 꼭 가보정을 미국시장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이경섭
김외순 가보정 대표는 “한식의 세계화, 특히 갈비를 세계에 좀 더 알리고 싶어 한다. 미국에서 사업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준비가 된다면 꼭 가보정을 미국시장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사진=이경섭

‘갈비의 고장’ 경기도 수원을 대표하는 갈비 전문점 가운데 가보정을 빼놓을 수 없다. 30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수원 전통 갈비의 맛과 명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보정 김외순 대표가 지난해 12월 ‘2021 대한민국 식품명인’(가리구이)에 지정되며 그 가치와 공로를 인정받았다. 가보정 성공 신화의 주역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에 지정되며 2021년을 의미있게 마무리한 김외순 대표를 만나봤다.

 

천초 활용한 갈비가 핵심… 2021 식품명인 지정

‘아름답고 큰 집’이라는 뜻의 가보정은 1992년 오픈했다.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에서 30년째 영업 중이며 1~3관, 총 1500석 규모의 본점부터 경기도 용인의 4관과 영통점까지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월등하지만 가보정의 갈비 맛에 대한 명성이 자자하다. 편마늘을 이용해 고기를 숙성하고 천초(산초, 제피)를 양념에 넣는 것이 특징. 이는 김외순 대표의 어머니가 요리할 때 사용했던 방법으로 어린 시절부터 보고 배운 것이라 더 의미있다. 

“어머니는 음식을 할 때 천초를 즐겨 사용했다. 갈비 양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천초는 향이 강하기 때문에 양념으로 사용할 때는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도록 비율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바로 우리의 비법이다. 천초를 갈비에 넣는 것은 가보정이 유일한 것으로 안다.”

천초는 동의보감에도 등장하는 약재 중 하나로 면역력 강화, 산패 방지, 통증 완화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외순 대표에 따르면 가보정을 운영하는 30년 동안 식중독 사고는 물론 배앓이를 하는 이들도 없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천초가 큰 역할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다.

김외순 대표는 이러한 갈비의 맛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선정하는 2021년 대한민국 식품명인(가리구이) 제89호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식품명인이란 1994년부터 전통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분야에서 우수한 기능을 보유한 식품명인을 지정해 육성하는 제도다. 가리는 갈비의 옛 언어로 현대에는 갈비구이, 쇠고기갈비 등으로 불린다. 

김외순 대표는 “30년 이상 외식업 외길을 걸으며 열정과 혼신을 다해 달려왔는데 식품명인 지정을 통해 노력을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명인으로 지정되면 명인이 만든 제품을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 전시·판매할 수 있다. 전수자 장려금 제도, 추석명절 전시박람회 참가,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사업 혜택도 받는다. 농식품부는 명인의 전통 제조비법과 역사를 보전해 후대에 남길 수 있도록 기록영상 및 도서를 제작하는 기록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외순 대표는 가보정과 관련된 기록을 남길 예정이다. 

김외순 대표는 이러한 갈비의 맛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선정하는 2021년 대한민국 식품명인(가리구이) 제89호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사진=이경섭
김외순 대표는 이러한 갈비의 맛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선정하는 2021년 대한민국 식품명인(가리구이) 제89호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사진=이경섭

 

고객 만족 위한 한결같은 노력

1992년부터 가보정을 이끈 김외순 대표는 정성스러운 맛과 세심한 응대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고품질의 갈비는 물론이고 타 제품에 비해 고가지만 성능이 좋은 하향식 로스터를 일찌감치 도입하는 등 쾌적한 외식 공간을 만드는 데 힘썼다. 우수한 식재료를 사용한 정갈한 찬류부터 알찬 메뉴 구성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한 적이 없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메뉴도 직접 개발하고 계절에 따라 찬류를 바꿔주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 이 모든 것은 고객을 위해서였다. 지금도 고객들이 와서 배부르게 먹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행복하다.” 

31년 전 50평으로 출발한 가보정은 현재 5층짜리 건물 3채 등을 운영하는 대형 업소로 성장해 주중에는 3000명, 주말에는 5000명이 방문하는 갈비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처음에는 현재 가보정 1관 1층의 50평 정도를 임대해서 운영했다. 음식을 맛있게 했더니 고객이 꾸준히 찾아줬다. 감사했다. 그렇게 1관을 인수하게 됐고 2관도 신축하는 등 계속해서 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다.”

가보정은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리모델링도 꾸준히 하고 있다. 2020년부터 2년여 동안 외벽과 복도를 리모델링하며 보다 쾌적한 공간을 완성,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직원 복지 강화에 앞장

김외순 대표의 목표는 가보정이 외식업계 중 고객 서비스를 가장 잘하는 곳으로 알려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 복지에도 신경 쓰고 있다. 직원이 만족하면 고객 서비스는 절로 좋아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가보정은 장기근속하는 직원이 많기로 소문나 있다. 타 갈비 전문점 보다 급여가 높을 뿐만 아니라 명절 보너스도 지급된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직원을 단 한명도 내보내지 않았고 오히려 급여를 인상해줬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그동안 잘해줬기 때문에 큰 위기 없이 이겨낼 수 있었다. 직원을 한명도 해고하지 않고 함께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직원도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보정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직원들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고마운 마음이 크기 때문에 조금 적게 벌더라도 직원들과 끈끈하게 소통하면서 가족처럼 지내고 싶다. 직원들이 만족하면 고객 서비스도 좋아지고 그것은 또 나의 행복이 된다.” 

실제로 가보정은 직원들의 세심한 서비스로 유명하다. 메뉴에 대한 친절한 설명부터 적극적인 응대까지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이 들도록 하는 것. 이 역시 직원에 대한 김외순 대표의 경영철학 덕분이다.

한국식 숯불갈비로 미국 진출 목표

김외순 대표는 현재 아들과 함께 가보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김 대표의 아들은 오래 전부터 가보정 일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에서 호텔경영학 등을 전공하며 후계자로서의 과정을 한단계씩 밟아 왔다. 김외순 대표는 음식 부문을 책임지고, 아들은 직원 관리 및 운영을 맡아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지금까지 식재료 선별부터 갈비 양념 배합은 물론 메뉴 구성까지 직접 해왔다. 여기에 직원 관리와 운영도 해야 하니 규모가 커질수록 힘에 부쳤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들이 합류하면서 직원 관리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나서 운영이 훨씬 편하고 수월해졌다. 요즘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도 아들과 충분히 의논을 한다. 아들이 후계자로서 잘해주고 있어서 든든하다.”

30년 이상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김외순 대표가 세운 목표는 뚜렷하다. 바로 한식의 세계화. 갈비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식의 세계화, 특히 갈비를 세계에 좀 더 알리고 싶다. 미국에서 유명한 한국식 고깃집 가운데는 직원도, 고객도 모두 미국 현지인 비중이 높은 곳들이 많다. 무려 1시간씩 줄을 서서 먹기도 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한국식 숯불구이의 경쟁력을 실감했다.” 

미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김외순 대표는 “미국에서 사업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준비가 된다면 꼭 가보정을 미국시장에 선보이고 싶다”며 “내가 이루지 못한다면 아들을 통해서라도 그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을 대표하는 갈비 전문점 가보정.사진=이경섭
경기도 수원을 대표하는 갈비 전문점 가보정.사진=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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