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그릭요거트 열풍 그릭데이 성공 일등공신
국내 그릭요거트 열풍 그릭데이 성공 일등공신
  • 박귀임 기자
  • 승인 2022.05.26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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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오종민 (주)스위트바이오 대표이사
오종민 (주)스위트바이오 대표이사는 “전세계적으로 보면 매일 먹었을 때 건강에 도움이 안 되지만 인기 있는 음식이 많다. 이런 음식을 하나하나 건강하게 바꾸고 싶다. 우리는 건강한 식품으로만 이뤄진 글로벌 F&B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이경섭
오종민 (주)스위트바이오 대표이사는 “전세계적으로 보면 매일 먹었을 때 건강에 도움이 안 되지만 인기 있는 음식이 많다. 이런 음식을 하나하나 건강하게 바꾸고 싶다. 우리는 건강한 식품으로만 이뤄진 글로벌 F&B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이경섭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그릭요거트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그릭요거트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그릭요거트 전문점 그릭데이(Greekday)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그릭데이의 성공을 이끈 (주)스위트바이오 오종민 대표이사를 만나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스 전통의 건강식 그릭요거트

그릭요거트는 장수의 나라로 알려진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만들어 먹던 전통 방식의 농축 요거트다.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건강한 원유와 신선한 과일만을 사용하고, 일반 요거트에 비해 단백질 및 칼슘 등의 함유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에서 선정한 5대 슈퍼푸드에 꼽히는 등 건강식의 대명사로도 통한다.  

스위트바이오가 운영 중인 그릭데이는 오랜 연구 개발 끝에 탄생한 첨단 그릭데이 유산균 콤플렉스에 1등급 생우유만을 넣어 고소한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최상의 그릭요거트를 선보이고 있다. 1등급 생우유에 양질의 유산균을 넣고 5시간 발효한 후 19시간에 걸쳐 단백질을 남기고 유당과 수분을 천천히 빼내는 그리스 전통의 스트레인 공법으로 완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종민 대표는 “과거 건강을 잃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테크(Biotechnology, 생명공학기술) 사업을 하고 싶었다. 평소 즐겨 먹었던 요거트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한 건강식으로서 바이오테크의 진입로라 생각했다”며 “사명 ‘스위트바이오’ 역시 달달한 음식을 통해 건강한 바이오테크를 달성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위트바이오가 추구하는 핵심으로 ‘건강’을 꼽으면서 “고객이 매일 건강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쉽고 편리하게 접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릭데이의 대표 제품은 그릭요거트를 최대한 농축해 치즈 같은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그릭데이 시그니처와 최소한으로 농축해 가볍게 먹기 좋은 그릭데이 라이트다. 매장에서는 그릭데이 시그니처만 맛볼 수 있고, 자사몰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2가지 종류를 모두 구매할 수 있다. 토핑에 따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시리얼 2종과 딸기, 블루베리, 건무화과를 곁들인 런던블루 요거트볼이 가장 인기다. 이외에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바질, 고구마, 흑임자, 뱅쇼 등 다양한 요거트 플레이버류도 많은 고객이 선호한다. 

대기업 퇴사 후 창업 도전

오종민 대표는 처음부터 창업을 꿈꾸지 않았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대기업 금융 계열사에 입사하는 등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평소 낯을 가리는 성격상 영업 담당 부서의 업무는 오 대표에게 버거움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국내외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점차 창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다시 영업 업무로 복귀한 후에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잦은 야근으로 건강까지 나빠졌다. 결국 퇴사를 결심, 2년여 간의 대기업 생활을 정리했다. 이후 창업을 목표로 창업지원센터, 한국엔젤투자협회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토스 이승권 대표와 배달의민족 김봉진 의장 등 열정적인 창업 성공 스토리를 접하며 자극받기도 했다.

“사실 창업을 목표로 했으나 실행력이 떨어졌다. 백수로 지내던 어느 날 3일 연속 라면만 먹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성했다. 건강을 챙기고 싶어 퇴사했는데 여전히 안 좋았기 때문이다. 그때 ‘먹는 것만이라도 건강하게 먹자’고 다짐했다. 건강한 식단을 알아보다가 그릭요거트를 접하게 됐다.”

일반 요거트를 좋아했던 오종민 대표는 그릭요거트도 그와 비슷할 거라 판단했다. 그러나 그릭요거트는 알면 알수록 일반 요거트와 달랐다. 천이나 기계 등을 이용해 유청을 걸러내기 때문에 여과 요거트로도 불리며 꾸덕꾸덕한 식감을 갖고 있었던 것. 맛은 물론 영양성분도 우수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국내 시중에 파는 요거트는 탈지분유나 카제인산나트륨 등 첨가물이 많아 오종민 대표가 추구하는 건강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그릭요거트 레시피를 보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어봤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친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2005년 그릭요거트가 처음 소개된 후 폭발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판단, 본격적으로 그릭요거트 창업을 실행에 옮겼다.

그릭요거트 전문점 그릭데이(Greekday)에서 직원들이 판매할 메뉴를 만들고 있다. 사진=이경섭
그릭요거트 전문점 그릭데이(Greekday)에서 직원들이 판매할 메뉴를 만들고 있다. 사진=이경섭

좌판으로 시작해 줄 서는 매장으로

창업 자금이 부족했던 오종민 대표는 친구들의 권유로 서울 여의도 길거리 좌판에서 그릭요거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하나도 팔지 못한 채 첫날을 보냈다. 인적이 드문 곳에 좌판을 설치해 반응이 뜨뜻미지근할 수밖에 없었다. 차츰 용기를 내 첫 직장이었던 대기업 금융 계열사 근처에 좌판을 열었다. 과거 직장 동료들이 알아보고 구입해줬고, 재구매 요청도 이어졌다.

“한달 정도 좌판에서 그릭요거트를 팔았다. 발효에 실패하기도 하고, 맛이 들쑥날쑥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판매할 때도 있었다. 매출 역시 의미 없을 정도였다. 그때는 돈을 버는 것보다 그릭요거트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알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의미 있었다.” 

지인이 운영하는 카페와 과거 직장 동료로부터 정기 배달 제안이 들어왔고 다시 한번 그릭요거트에 대한 가능성을 엿봤다. 다른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창업 자금을 모았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통해 대출까지 받아 2016년 3월 이화여자대학교 근처에 9㎡ 규모로 첫 매장 그릭데이를 열었다. 

“오픈하고 그릭요거트 제품 1+1 행사를 했는데 반응이 괜찮아 2호점도 계획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후 고객이 줄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와플도 굽고 요거트 아이스크림이나 여러가지 음료도 추가했으나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원가가 높아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사업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

위기의 순간 오종민 대표에게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이대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새 줄 서는 매장이 된 것. 당일 만든 그릭요거트는 마감 시간 전에 동나기 일쑤였고, 재료 소진으로 일찍 문을 닫는 날도 많았다. 1년 만인 2017년 3월 56㎡ 규모의 2층 매장으로 확장 이전했음에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생산량을 계속 늘려도 역부족이었다. 여세를 몰아 2018년 홍익대학교 근처에 2호점, 성신여자대학교 인근에 3호점을 연달아 오픈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재 총 9개의 그릭데이 매장 가운데 5곳은 직영으로, 4곳은 가맹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스템을 새롭게 갖추고 가맹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그릭데이는 현재 총 9개의 매장 가운데 5곳은 직영으로, 4곳은 가맹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스템을 새롭게 갖추고 가맹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사진=이경섭
그릭데이는 현재 총 9개의 매장 가운데 5곳은 직영으로, 4곳은 가맹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스템을 새롭게 갖추고 가맹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사진=이경섭

사업 다각화로 글로벌 종합식품회사 목표

스위트바이오가 국내 그릭요거트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쉴 틈 없이 작업했음에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오종민 대표는 물론 직원들의 고생도 만만찮았다. 2018년 경기도 김포에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공장을 만들어 생산 물량을 늘렸으나 가맹사업을 위한 물량까지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지난해 충청권에 위치한 유가공공장과 협업해 위탁 생산을 위한 핵심 제조 설비 투자를 진행, 수제 품질의 프리미엄 그릭요거트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릭요거트는 수작업이 많이 필요하다. 현재는 수제방식을 구현한 공장 시스템을 통해 균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그동안 쌓아온 스위트바이오의 노하우에 전문가까지 영입해 시너지가 발생했다. 충청권에 목장이 많아 원료 수급 역시 훨씬 좋아졌다. 장기적으로 전국 유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통해 그릭데이 매장은 물론 자사몰 등 온라인 판매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 입점한 마켓컬리에서는 베스트 후기 아이템으로 선정되는 등 상승세다. 

신제품 역시 꾸준히 개발 중이다. 오종민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에는 단백질이 함유된 통밀 베이커리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라면서 “우유로 만든 드링킹 요거트나 두유 비건 그릭요거트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매일 먹었을 때 건강에 도움이 안 되지만 인기 있는 음식이 많다. 이런 음식을 하나하나 건강하게 바꾸고 싶다. 우리는 건강한 식품으로만 이뤄진 글로벌 F&B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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