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라면 쏟아진다, 다양화로 돌파구 모색
이색라면 쏟아진다, 다양화로 돌파구 모색
  • 강수원 기자 wasser@, 김종훈 기자
  • 승인 2022.10.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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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시장 트렌드 ‘이색라면’·‘고급화’·‘건강지향’· ‘글로벌화’
SNS 인기 레시피 활용 제품 출시… 협업도 적극적
식품업계가 소비자 관심을 끌기 위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aT가 지난달 발표한 식품산업통계시스템은 최근 라면시장 트렌드를 두고 이색라면, 고급화, 건강지향 강화, 글로벌화를 꼽았다. 그래픽=정태권 기자 mana@
식품업계가 소비자 관심을 끌기 위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aT가 지난달 발표한 식품산업통계시스템은 최근 라면시장 트렌드를 두고 이색라면, 고급화, 건강지향 강화, 글로벌화를 꼽았다. 그래픽=정태권 기자 mana@

라면 소비 감소로 시장이 축소되면서 라면업계가 이색라면을 출시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인 건강지향, 고급화 경향과 자신만의 기호에 맞게 조리법을 바꿔 즐기는 모디슈머 레시피 등을 적극 반영해 제품이 한층 다양화·차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3사인 오뚜기, 농심,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라면 수출액, 국내외 HMR제품 호황으로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로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1억4000만 원으로 전년(1603억 원) 대비 33.8% 하락했다. 오뚜기도 지난해 영업이익 1665억8000만 원으로 전년(1984억5000만 원) 대비 16.1% 감소했고 삼양식품도 655억1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953억4000만 원) 대비 31.3% 떨어졌다.

이처럼 라면시장의 정체가 계속되자 식품업계가 소비자 관심을 끌기 위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aT가 지난달 발표한 식품산업통계시스템은 최근 라면시장 트렌드를 두고 이색라면, 고급화, 건강지향 강화, 글로벌화를 꼽았다.

SNS 인기 레시피 반영

각자의 기호에 맞게 변형한 레시피를 SNS에 적극 공유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식품업계가 이를 제품화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농심이 지난 8월 출시한 ‘라면왕김통깨’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기획에 참여해 실제 출시까지 이어진 프로슈머 제품이다. 최근 SNS상에서 면을 다 먹은 뒤 국물에 김, 밥, 계란 등을 넣어 죽처럼 먹는 ‘라면죽’ 레시피가 인기를 끌자 농심은 라면왕김통깨에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고추기름 조미유, 김, 참깨 등의 토핑을 넣어 라면죽 제조시 고소함이 극대화 되도록 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마니아들의 의견을 반영해 김 라면을 콘셉트로 한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면왕김통깨’는 출시 한 달 만에 5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 8월 농심이 출시한 ‘라면왕김통깨’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기획에 참여해 실제 출시까지 이어진 프로슈머 제품이다. 사진=농심 제공
지난 8월 농심이 출시한 ‘라면왕김통깨’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기획에 참여해 실제 출시까지 이어진 프로슈머 제품이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은 지난해 10월에도 ‘너구리’에 카레를 넣어 먹는 PC방 인기메뉴를 상품화해 ‘카구리’를 1600원에 출시한 바 있다. 너구리의 특징은 그대로 살리고 카레로 색다른 국물맛을 낸 카구리 레시피는 PC방에서 ‘게임이 잘 되는 맛’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게임유저들 사이에서 사랑받아 왔다. 카구리는 출시 이후 특히 1020세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출시 한 달 만에 230만 개 이상 판매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소비자들은 “즐겨먹던 카구리 맛 그대로 컵라면이 나와 더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농심은 그간에도 농심 라면을 활용한 인기 레시피를 정식 출품해왔다. 특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통해 유명해진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대표적이다. 

농심은 짜파구리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고  미국, 일본 등 외국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농심의 SNS에 짜파구리 출시를 요청하자 2020년 4월에 정식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새로운 짜파구리 레시피에 착안해 매콤한 해물짜장소스로 맛을 낸 ‘앵그리 짜파구리’도 함께 선보였다.

한편 오뚜기는 SNS에서 화제를 모은 ‘컵라면 볶음밥’ 레시피를 제품화해 지난 8일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편의성을 높인 냉동볶음밥으로, 컵라면 면발을 잘게 부숴 물에 불리고 밥과 대파, 달걀 등과 함께 볶은 뒤 용기에 다시 눌러 담는 기존 레시피와는 달리 별도의 재료와 조리도구 없이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SNS 인기 레시피인 ‘진라면 볶음밥’을 간편식으로 구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SNS에서 화제를 모은 ‘컵라면 볶음밥’ 레시피를 제품화 한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다. 사진=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SNS에서 화제를 모은 ‘컵라면 볶음밥’ 레시피를 제품화 한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다. 사진=오뚜기 제공

협업 활용한 이색라면 출시 줄이어

다른 식품과 협업을 통한 제품도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농심은 지난 5월 햇반 작은공기와 신라면 큰사발을 함께 담은 ‘라밥세트’를 선보였다. 즉석밥 1위와 라면 1위 브랜드간의 협업이다. 라밥세트는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라면을 구매할 때 즉석밥을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출시됐다. 가격은 2500원으로 두 제품을 따로 구매할 때보다 15% 저렴하게 구성했다.

지난 4월 오뚜기와 편의점 GS25가 협업해 출시한 컵라면인 △옥수수스프라면과 △양송이스프라면도 인기다. 오뚜기 스프라면 2종은 우리나라 최초 수프인 ‘오뚜기 스프’를 라면으로 재탄생 시킨 상품으로 오뚜기 스프 특유의 맛, 노란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진 포장 디자인 등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25 측은 상품의 인기 비결을 두고 “소비자들이 아는 맛을 잘 구현했고 3040세대를 위한 레트로 감성과 1020세대를 위한 크림 파스타 느낌을 잘 살린 것이 상품의 인기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GS25가 지난 6월 1일부터 26일까지 100여 종의 용기면 상품 매출 순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양송이스프라면은 5위, 옥수수스프라면은 17위에 올랐다. 이 기간 GS25의 PB용기면, 기간 독점 판매 용기면 매출만 두고 볼 때 양송이스프라면은 오모리 김치찌개라면에 이은 2위, 옥수수스프라면은 5위를 차지했다. 

GS25 관계자는 “오뚜기스프라면 2종은 대한민국 식품업계의 전설로 평가되는 상품들을 재해석해 수개월간 시제품 변경을 반복해 선보인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파트너사와 다양한 협업상품을 기획해 GS25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선물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하림의 더미식 유니짜장은 감자, 돼지고기, 양파 등 원물을 담고 분말수프가 아닌 춘장 액상소스로 고급화했다.사진=하림 제공
하림의 더미식 유니짜장은 감자, 돼지고기, 양파 등 원물을 담고 분말수프가 아닌 춘장 액상소스로 고급화했다.사진=하림 제공

라면도 건강지향·프리미엄 바람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을 중요시하는 헬시플레저 바람으로 건강라면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유탕면 대비 나트륨 함량이 적어 덜 짜고 덜 매운 비유탕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 음식과 먹방 등의 유행으로 입맛이 고급화 되면서 업계도 건강지향 요소를 강화하고 면이나 건더기 수프 등의 재료를 고급화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 라면으로는 하림의 더미식 장인라면, 유니짜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시한 장인라면은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소고기 장국, 육개장을 모티브로한 얼큰한 맛, 사골곰탕, 닭뼈 우린 국물을 기반으로 만든 담백한 맛 2가지로 인스턴트 식품이 아닌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처럼 제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더미식 유니짜장 또한 감자, 돼지고기, 양파 등 원물을 담고 분말수프가 아닌 춘장 액상소스로 고급화했다. 

최근에는 건강뿐 아니라 환경 가치소비 등을 이유로 채식이 늘면서 라면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채식라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오뚜기의 ‘채황’, 농심의 ‘야채라면’, 삼양의 ‘맛있는 비건 라면’이 대표적이다. 특히 오뚜기는 지난달 채소라면 채황의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제품의 풍미를 높였다. 채소라면의 황제라는 뜻을 가진 채황은 100% 순식물성 재료로 만들어 2019년에 출시됐으며 영국 비건소사이어티로부터 비건인증을 받은 라면이다. 오뚜기는 채황에 마늘과 고추를 추가해 먹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 마늘과 고추 함량을 늘려 개운하고 매콤한 맛을 더해 국물맛을 개선하고 면 식감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채황은 이번 리뉴얼로 오뚜기가 지난 5월 론칭한 비건 전문 브랜드 ‘헬로베지’에 속하게 됐다. 

농심은 지난 4월 샐러드와 건면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샐러드누들’을 출시했다. 오리엔탈 드레싱 소스와 건면, 별첨으로 구성된 샐러드누들은 128g에 430kcal로 신라면(120g, 500kal)보다 양은 많으면서 열량은 더 낮다. 특히 닭가슴살, 양배추, 크랜베리, 아몬드 등 주로 샐러드에 들어가는 재료를 넣어 맛과 영양을 모두 잡았다. 

해외 수출로 활로 모색

한편 해외수출도 정체된 국내 라면업계의 또 다른 돌파구다. 실제로 올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3억8340만 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20% 상승했고 지난 8월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6월 라면 수출액은 3억8340만 달러(한화 약 4976억 원)로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해 상반기(3억 1969억 달러)보다 19.9% 증가한 액수다. 

국가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한국 라면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중국(9191만 달러)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미국(4786만 달러), 일본(3032만 달러), 대만(1483만 달러), 필리핀(1477만 달러), 태국(1460만 달러), 말레이시아(1304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라면의 해외 수출이 늘자 라면 업체들은 공장을 신축해 생산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4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에 제2공장을 설립해 연간 라면 생산량을 기존 3억5000만 개에서 8억5000만 개로 크게 늘렸고 삼양식품 역시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경남 밀양에 신축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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