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바리스타·요리사 대체하는 조리로봇
[신년 특집]바리스타·요리사 대체하는 조리로봇
  • 이지혜 기자 wisdom@, 이동은 기자
  • 승인 2023.01.04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체 인력으로 자리 잡은 ‘조리로봇’
피자, 치킨, 커피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과 카페에서 주로 사용되던 조리로봇이 이제는 국밥, 우동, 볶음밥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래픽=정태권 기자 @mana
피자, 치킨, 커피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과 카페에서 주로 사용되던 조리로봇이 이제는 국밥, 우동, 볶음밥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래픽=정태권 기자 @mana

로봇이 요리하고 서빙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함께 외식업계의 푸드테크 기술 도입도 가속화됐으며 그중에서도 서빙로봇과 조리로봇은 가장 빠르게 상용화돼 식품·외식업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체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조리로봇은 일반적으로 협동 로봇을 활용한다. 협동 로봇의 팔(Arm)에 조리 도구를 결합해 뒤집기, 흔들기, 돌리기 등 사람의 팔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을 구사해 조리하는 형태다. 초창기에는 커피를 내리거나 치킨을 튀기는 등 요리 과정의 일부분인 단순 반복 작업만 수행했다면 최근에는 조리로봇이 바리스타와 요리사를 대체해 요리의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피자, 치킨, 커피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과 카페에서 주로 사용되던 조리로봇은 우동, 볶음밥, 샐러드 등 다양한 업종으로 영역을 넓혔고 최근에는 한식 전문점에서 탕을 끓이는 로봇까지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롸버트치킨’은 사람 대신 로봇이 치킨을 튀겨 제공한다. 조리는 로봇이 하고 사람은 포장이나 전화응대 등 매장 운영에만 집중 할 수 있다. 사진=이경섭 실장
‘롸버트치킨’은 사람 대신 로봇이 치킨을 튀겨 제공한다. 조리는 로봇이 하고 사람은 포장이나 전화응대 등 매장 운영에만 집중 할 수 있다. 사진=이경섭 실장

로봇이 한 시간에 치킨 50마리 조리... 커스터마이징 기술 개발 중 롸버트 치킨

스타트업 로보아르테가 운영하는 치킨 브랜드 ‘롸버트치킨’은 사람 대신 로봇이 치킨을 튀겨 제공한다. 조리는 로봇이 하고 사람은 포장이나 전화응대 등 매장 운영에만 집중하는 1인형 스마트 매장이다. 주문이 접수되면 직원은 파우더 작업을 마친 닭을 바스켓에 담아 놓고 조리 준비를 완료한다. 대기하고 있던 조리로봇 롸버트가 트레이를 들어 튀김기에 닭을 투입한 후 치킨이 들러붙지 않게 여러 번 흔들어준다. 몇 분 뒤 튀김옷인 컬(curl)을 예쁘게 살리기 위해 튀김기에서 바스켓을 꺼내 털어준다. 완성된 치킨을 건져 기름기를 뺀 뒤 트레이에 올리면 롸버트의 역할이 마무리된다. 

롸버트는 뼈 치킨은 9분 30초, 순살 치킨은 6분 만에 한 마리를 튀겨내 한 시간에 치킨 50마리를 조리할 수 있으며 사람 손에 기름 한 방울 묻히지 않고도 오차 없이 일정한 맛과 모양의 치킨을 튀겨낼 수 있다. 또한 치킨 외에도 감자튀김, 고구마튀김, 치즈볼, 핫도그 등 다양한 튀김 메뉴 조리가 가능해 보다 효율적인 주방 환경을 제공한다.

롸버트치킨 로봇은 매뉴얼에 따라 동일한 맛, 동일한 품질의 치킨을 튀겨낸다. 롸버트치킨의 치킨 로봇이 치킨을 조리하는 모습. 이곳에서는 사람이 손에 기름을 묻힐 일이 없다. 사진=이경섭 실장
롸버트치킨 로봇은 매뉴얼에 따라 동일한 맛, 동일한 품질의 치킨을 튀겨낸다. 롸버트치킨의 치킨 로봇이 치킨을 조리하는 모습. 이곳에서는 사람이 손에 기름을 묻힐 일이 없다. 사진=이경섭 실장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는 “로봇을 휴대폰 공기계로 비유한다면 우리는 공기계 안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회사다. 조리로봇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며 “현재는 고객의 기호에 맞게 튀김옷의 두께, 튀기는 시간, 튀김옷의 종류 등을 선택하면 로봇이 이를 접수해 커스터마이징 메뉴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3년 적용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1월 직영 1호점을 오픈한 이후 7개의 직영 매장만 운영해오던 롸버트치킨은 지난해 10월 가맹 1호 성수점을 열고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조리로봇은 판매가 아닌 렌탈형 서비스를 실시해 가맹점주들의 로봇 구매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 창업비용을 줄였다. 

롸버트의 월 렌탈 요금은 120만 원이다. 아울러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마다 튀긴 정도나 양념의 양 등이 조금씩 달라 동일한 맛을 내기 어렵지만 롸버트치킨은 치킨을 튀기는 전 과정을 로봇이 담당해 균일한 맛을 내며 위생적인 측면도 우수해 창업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롸버트치킨은 성수점을 시작으로 올해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 미국 뉴욕 직영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강지영 대표는 “로보아르테의 올해 국내 가맹점 100개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해 튀김 자동화 조리로봇을 필요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에 시스템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 최초 로봇 레스토랑인 봇밥은 내부 인테리어도 미래지향적인 콘셉트로 기획해 고객들이 깔끔한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이경섭 실장
한식 최초 로봇 레스토랑인 봇밥은 내부 인테리어도 미래지향적인 콘셉트로 기획해 고객들이 깔끔한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이경섭 실장

한식 최초 로봇 레스토랑... 주방자동화솔루션 시스템 도입 봇밥

로봇이 내리는 커피, 로봇이 서빙해 주는 식당에 이어 로봇이 끓여주는 곰탕과 김치삼겹짜글이까지, 한식의 손맛을 대체할 로봇 요리사가 나타났다. 한식 전문점 봇밥은 조리로봇 ‘바비’가 요리하는 한식 최초 로봇 레스토랑이다. 

키오스크를 통해 메뉴를 주문하면 대기 중이던 바비가 미리 재료가 소분된 뚝배기를 들어 올려 스마트 인덕션 위에 올려놓는다.

인덕션 위에서 국·탕·찌개가 담긴 뚝배기가 정해진 시간 동안 끓여지면 바비가 뚝배기를 트레이에 옮긴다. 조리가 끝나면 직원은 반찬과 밥이 준비된 트레이에 뚝배기를 옮기고 숙주나물과 파 등 가니쉬를 올려 마무리한다.

봇밥과 푸드테크 스타트업 케이푸드텍을 운영하는 김용 대표는 4년 전 한식당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강도 높은 주방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자 한식 전문점에 주방자동화솔루션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김 대표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시장검증형 협동로봇 서비스 지원사업’에 선정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봇밥 1호점을 오픈하고 한식패스트푸드로봇매장 콘셉트의 한식 전문점을 목표로 하는 케이푸드텍을 직접 설립했다. 

케이푸드텍은 공장자동화 장비 부품 및 제작 전문 기업 정우코퍼레이션과 협업해 한식 주방에서 찌개나 볶음 요리를 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개발, 봇밥 1호점 운영을 통해 로봇 실용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봇밥 1호점에 이어 지난해 강남구 서초동에 오픈한 2호점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RB-3 4대와 음식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로 구성됐다. 볶음조리 로봇, 찌개조리 로봇, 트레이 로봇 등을 결합해 개발됐다. 2호점의 조리로봇 바비는 1시간에 100인분 이상의 한식메뉴(닭갈비, 간장제육볶음, 김치찌개 등 10여 종 이상)를 조리해 제공할 수 있다. 

한식 전문점 봇밥은 조리로봇 ‘바비’가 요리하는 한식 최초 로봇 레스토랑이다. 사진=이경섭 실장
한식 전문점 봇밥은 조리로봇 ‘바비’가 요리하는 한식 최초 로봇 레스토랑이다. 사진=이경섭 실장

김용 대표는 “내가 꿈꾸는 한식로봇레스토랑의 완성형 모습은 맥도날드다. 언제 찾아도 늘 균일한 맛의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직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경영주도 인력난의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 대표는 봇밥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국밥 전문 소자본 창업용 브랜드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1인 가구 밀집 주거상권인 서울 신림동, 구의동 등 상권에서 7000원 대의 돼지국밥집 운영을 구상 중이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국맙 전문점의 핵심 직원도 조리로봇이 될 예정이다.

봇밥 로봇 ‘바비’가  끓이는 곰탕 ❶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한다. ❷로봇 바비가 미리 재료가 소분된 뚝배기를 들어올린다. ❸, ❹로봇 바비가 스마트 인덕션 위에 곰탕이 담긴 뚝배기를 올려놓는다. ❺미리 세팅된 곰탕 끓이는 조리시간에 맞춰 정확히 3분 30초간 국을 끓인다. ❻조리가 끝나고 나면 로봇 바비가 뚝배기를 트레이에 옮긴다. ❼반찬과 밥이 준비된 트레이에 직원이 곰탕 뚝배기를 올리고 숙주나물과 파 등 가니쉬를 올려 마무리한다. ❽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셀프로 가져다 먹고 식사를 마친 후 퇴식구에 반납한다.  사진=이경섭 실장
봇밥 로봇 ‘바비’가 끓이는 곰탕 ❶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한다. ❷로봇 바비가 미리 재료가 소분된 뚝배기를 들어올린다. ❸, ❹로봇 바비가 스마트 인덕션 위에 곰탕이 담긴 뚝배기를 올려놓는다. ❺미리 세팅된 곰탕 끓이는 조리시간에 맞춰 정확히 3분 30초간 국을 끓인다. ❻조리가 끝나고 나면 로봇 바비가 뚝배기를 트레이에 옮긴다. ❼반찬과 밥이 준비된 트레이에 직원이 곰탕 뚝배기를 올리고 숙주나물과 파 등 가니쉬를 올려 마무리한다. ❽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셀프로 가져다 먹고 식사를 마친 후 퇴식구에 반납한다. 사진=이경섭 실장

 


미니인터뷰│한동헌 정우코퍼레이션 수석연구원 

“사람과 공존하며 고된 일 담당하는 협동로봇”

한동헌 정우코퍼레이션 수석연구원. 사진=이경섭 실장
한동헌 정우코퍼레이션 수석연구원. 사진=이경섭 실장

△외식업계에 로봇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과정은.
=로봇의 등장은 제조업과 외식업의 공통된 문제에서 시작됐다. 제조업 분야에서 로봇이 도입된 것은 고용 불안과 인건비 상승 등의 문제 때문이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제조업 시장에 ‘협동로봇’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직원 옆에 사람을 돕는 로봇이 일하는 것이 일상화된 시대가 된 것이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지속되는 임금 상승과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노동 환경으로 인해 외식업계는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협동로봇이 등장했다. 협동로봇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닌 사람 옆에서 공존하며 힘든 노동을 로봇이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조리로봇이 주방의 강도 높은 노동이나 업무 환경을 얼마나 개선해주는지.
=주방 조리직을 기피하는 이유는 불 앞에서 장시간 반복적인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로봇은 유일무이한 장점을 갖는다. 주방의 열기, 유증기 속에서 최상의 조리 방식을 활용해 지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조리할 수 있는 것은 로봇밖에 없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