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의 화려한 변신 ‘하이볼’
위스키의 화려한 변신 ‘하이볼’
  • 강수원 기자 wasser@, 김종훈 기자
  • 승인 2023.04.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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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등 유통업계 하이볼 RTD제품 선보여

MZ세대 주류 트렌드에 부합

코로나19는 주류소비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홈술·혼술의 증가로 술을 가볍게 즐기는 저도주 문화가 자리 잡았다. 또한 술의 맛과 향을 더 중요시하는 인식이 늘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고급이미지를 가진 위스키의 인기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전년대비 52.2% 늘어난 2억6684만 달러로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이마트가 위스키 구매 고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39.4%, 40대 24.3%, 50대 17.4%, 60대 6.6% 순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열풍과 저도주 트렌드가 맞물려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를 가볍게 즐기는 하이볼의 인기도 거세다. 

하이볼은 큼직한 잔에 고도수의 증류주와 탄산수, 토닉워터, 진저에일 등의 믹서(Mixer)를 섞어 증류주를 저도수로 마시는 일종의 칵테일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전용잔은 매출이 340% 증가했으며 토닉워터 같은 탄산믹서는 63.8%, 레몬은 1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외 다양한 레시피 인기
하이볼은 미국, 영국 등 서양에서 도수가 높은 위스키에 소다를 섞어 마시는 ‘위스키&소다’, ‘스카치&소다’라고 불린 칵테일에서 유래됐다. 미국 대문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에도 주인공이 위스키소다를 즐기는 장면이 등장한다. 

평소 하이볼을 즐긴다는 맛집 정보 서비스 플랫폼 식신 안병익 대표는 “국내 하이볼 인기는 일본에서 유행하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30년대 출시된 일본 위스키 산토리 카쿠빈은 일본 버블경제 붕괴 이후 젊은 세대의 위스키 소비량이 감소하자 공격적인 하이볼 마케팅을 펼쳐 일본의 국민술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하이볼은 위스키를 캐주얼하게 즐길수 있다는 특징 외에 다양한 주조가 가능하다는 점 또한 인기 요인이다. 최근 SNS상에서는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게 원하는 레시피로 하이볼을 주조하는 내용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위스키 외에 전통주나 고량주를 베이스로  활용하거나 유자, 우롱 등 특색있는 하이볼 메뉴도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하이볼의 수요가 늘자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하이볼 RTD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11월부터 하이볼 어프어프 2종, 서울의밤 하이볼 패키지, 연태토닉 등 다양한 하이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GS25 또한 쿠시사마 하이볼, 코슈하이볼, 로얄오크 프리미엄 하이볼 등의 하이볼RTD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통주 전문가 경기농업기술원 이대형 박사는 “저도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함께 세계적인 흐름이다. 하이볼 외에도 탄산수에 알콜과 향미를 첨가한 하드셀처, 희석식 소주에 과즙을 섞은 츄하이와 같은 형태의 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장호 오울 바텐더가 김치하이볼을 만들고 있다. 김치하이볼은 단맛으로 시작해 매운맛으로 끝나는 것이 매력이다.매장에서 직접 담근 담금주도 판매하고 있다.
박장호 오울 바텐더가 김치하이볼을 만들고 있다. 김치하이볼은 단맛으로 시작해 매운맛으로 끝나는 것이 매력이다.매장에서 직접 담근 담금주도 판매하고 있다.

잠들지 않는 서울의 밤 화려하게 비추는 ‘오울’

한국 색채를 강조한 컨템포러리 바
오울은 단순히 칵테일을 제공하는 한국 컨템포러리 바를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적 색채가 만연한 음식과 음료를 최대한 칵테일에 표현하고자 한다. 또 내부 호랑이 네온사인, 놋수저, 오방색(五方色) 계열의 컬러가 절묘한 메뉴판 등을 통해 한국의 색채를 담았다. 오울의 구성원 모두가 유니폼으로 개량 한복을 입고 있어 한국의 전통미도 트렌디하게 풀어냈다. 특히 전통주 바가 어렵다는 인식을 없애고자 매일 오후 8시부터 DJ 퍼포먼스도 진행하고 있다.

오울은 외국 문화인 칵테일을 한국의 전통과 조화를 이루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그니처 칵테일인 미수는 예로부터 추수가 끝나면 선조들이 곡식으로 만들어 마시던 음료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박장호 오울 바텐더는 “미수는 미숫가루의 맛을 칵테일로 표현하기 위해서 막걸리에 직접 만든 그레인 시럽을 사용해 제조했다. 특히 미숫가루를 우유에 섞어 마시는 한국 식문화를 참고해 우유도 넣어 밀키함이 특징이다. 미수는 곡류가 주는 독특한 달콤함이 매력적인 음료다.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리고 디저트에 페어링하기도 좋은 칵테일”이라고 미수에 대해 설명했다. 이외에도 크래프트 소주와 호박 코디얼, 정제 우유, 차이 티 등으로 맛을 낸 식혜도 인상적이다.

매장에서 직접 담근 담금주도 판매하고 있다.(왼쪽) 호랑이 네온사인을 활용해 한국적 색채를 표현했다.
매장에서 직접 담근 담금주도 판매하고 있다.(왼쪽) 호랑이 네온사인을 활용해 한국적 색채를 표현했다.

매콤한 김치 맛 표현한 김치하이볼
김치맛을 유지하기 위한 전용 냉장고를 사용할 정도로 한국인의 김치 사랑은 남다르다. 오울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김치를 칵테일에 접목해 김치하이볼을 선보인다. 김치하이볼은 김치 자체를 하이볼에 배합하기보다는 김치에 사용되는 재료를 활용해 김치맛이 나도록 했다. 이는 김치의 맛이 자칫 전통주의 향미를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장호 바텐더는 “김치하이볼은 김치의 매콤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 청양고추를 소주에 인퓨징해 스파이시한 맛을 디자인 했고, 김치에 단맛을 내기 위해 배를 갈아 넣는 점을 착안해 배주스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치하이볼은 은은한 배의 단맛으로 시작해 매콤한 맛이 자리잡아 매력적이다. 어린 양의 다리살과 직접 만든 김부각을 튀겨 해산물 칠리파우더로 양념한 양고기튀김&김부각과 함께 페어링하면 김치하이볼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하이볼가든의 인기 메뉴들. 왼쪽부터 바이주하이볼, 와사비하이볼, 우롱하이볼. 아늑한 분위기의 하이볼가든 내부.
하이볼가든의 인기 메뉴들. 왼쪽부터 바이주하이볼, 와사비하이볼, 우롱하이볼. 아늑한 분위기의 하이볼가든 내부.

하이볼 러버들의 놀이터 ‘하이볼가든’

10년 내공이 빚어내는 매력
지난 2014년 9월 문을 연 하이볼가든은 식당으로 치면 원조집 같은 곳이다. 지금처럼 하이볼을 즐기지 않았던 10여년 전 김소봉 셰프는 ‘많은 이들이 하이볼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문을 열었다. 

외식업의 문턱이 높아선 안된다는 철학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답게 그가 오픈한 하이볼 바는 캐주얼한 분위기를 지향한다. 바가 가진 무거운 분위기를 덜어내고 누구나 부담없이 방문해 하이볼을 즐길 수 있도록 볕이 잘드는 창과 밝은 컬러의 인테리어로 캐주얼한 분위기의 공간을 조성했다. 뿐만 아니라 하이볼가든 입구부터 반겨주는 이곳의 시그니처 캐릭터 북극곰 하쿠나가 곳곳에 위치해 친근한 요소를 더한다. 김 셰프는 “카페같은 공간이 됐으면 해 오후 3시 30분에 오픈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볼가든은 하이볼 전문 바 답게 판매중인 시그니처 하이볼만 10여 종에 달한다. 시즌마다 색다른 하이볼도 선보이고 있다. 하이볼가든의 김혜연 바덴더는 “하이볼은 술과 음료가 계속 바뀔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시그니처 중 하나인 와사비하이볼은 생와사비, 진저에일 등을 사용해 알싸한 맛과 달달한 맛이 함께 느껴져 중독성이 강한 하이볼로 매니아층이 두텁다. 김혜연 바덴더는 “호밀을 사용한 짐빔라인의 위스키가 와사비의 알싸함과 잘 어울린다. 여기에 진저에일을 추가해 와사비의 강한 맛을 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고량주를 베이스로한 하이볼.(왼쪽) 김혜연 하이볼가든 바텐더는 “하이볼은 술과 음료가 계속 바뀔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고량주를 베이스로한 하이볼.(왼쪽) 김혜연 하이볼가든 바텐더는 “하이볼은 술과 음료가 계속 바뀔수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바이주 하이볼은 독주인 연태 고량주를 좀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하이볼이다. 연태 고량주에서 은은하게 나는 파인애플향을 살리기 위해 리치, 자몽시럽 등을 넣어 상큼함을 더했다. 

하이볼가든은 탄산수 이외에도 우유와 차(Tea)를 하이볼에 적극 활용한다. 직접우린 우롱차에 위스키를 넣은 우롱하이볼, 수제로 만든 코디얼에 우유를 넣은 베리하이볼 등이 있다. 김혜연 바덴더는 “하이볼은 의미를 넓게 봤을 때 독주에 믹서를 넣어 덜 독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따라서 탄산수 외에도 우유, 차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메뉴는 케이크다. 특히 감자초코케이크는 하이볼가든에서만 즐길수 있는 메뉴로 으깬 감자의 고소함과 화이트초콜릿의 달달함이 어우러진 메뉴다. 이외에도 김소봉 셰프만의 레시피로 만들어진 레어치즈케이크는 상큼한 안주가 필요할 때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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