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는 프랜차이즈 열풍에 대한 기대와 걱정
다시 부는 프랜차이즈 열풍에 대한 기대와 걱정
  •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 승인 2023.04.14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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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인 제54회 IFS(International Franchises Seoul)가 지난달 말에 성료됐다. 시쳇말로 초대박이 났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C·D홀에서 열린 행사에 사흘간(3. 30~4. 1) 방문한 참관객이 지난해 봄 박람회와 비교해 거의 2배 수준이다. 창업 정보를 꼼꼼히 메모하는 예비창업자들의 진지한 열기로 상담 부스는 뜨거웠다. 특히 평일에도 박람회장을 찾은 부부나 젊은 2030 세대가 관람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른바 진성 고객(Quality customer)으로 꽉 채워졌다. 

이번 창업박람회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창업과 관련한 몇 가지 변화와 트렌드가 주목을 끌었다. 첫째로, 초소형 외식 프랜차이즈의 등장이다. 자동화, 주방로봇 등을 도입해 한두 명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중견 한식 브랜드인 ㈜얌샘은 원팩(one-pack) 시스템으로 가맹점에 각종 메뉴 식재료를 공급할 뿐 아니라 조리 로봇까지 연동시킨 새 시스템을 공개했다. 3평 정도의 시설에서 한식 특성상 손이 많이 가는 김밥, 떡볶이, 찌개, 볶음밥 등 50여 가지가 넘는 메뉴를 1명이 조리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했다. 

둘째로, 밀키트(Meal kit) 프랜차이즈의 축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자 너나없이 뛰어들었던 밀키트 브랜드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 대형 식품 제조사들이 자신들이 가진 대규모 유통망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중소 업체들은 유통과 가격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어 이들의 가맹사업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중소 밀키트 업체들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우선 제품 유통기한 관리와 일부 매장에서 벌어졌던 일탈 행위 방지를 위한 보안체제의 보완이 필수적이다. 또한 유·무인 시스템 등 업체 특성에 맞는 매장운영방식 선정, 가맹점 재고 부담을 줄여나가기 위한 수요예측 시스템 등 기술적 혁신과 변화에 밀키트 시장의 미래가 달려있다.

봄 박람회의 유례없는 대성황 덕분에 협회가 주관하는 IFS 가을 박람회 (10. 5~7) 행사가 6개월이나 남았음에도 벌써 코엑스 C홀에서 진행할 600여 개 부스가 완판됐다. 협회가 박람회를 개최한 지 20여 년이 넘었지만 전 행사에서 다음 박람회 부스가 사전 마감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프랜차이즈가 최근 다시 각광을 받는 데는 크게 3가지 배경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첫째,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높아진 소비자들의 위생 기준과 인식이다. 소비자들이 개인 식당보다 본사가 관리하는 가맹점의 위생에 더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인건비, 재료비 등이 크게 폭등하면서 대량구매로 인한 바잉 파워(buying power),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등 프랜차이즈의 강점이 갈수록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착한 프랜차이즈 캠페인’ 등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가맹점과의 상생 노력으로 종전 부정적이었던 산업 이미지가 개선된 것이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시기일수록 프랜차이즈가 ‘보다 쉽고 안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박람회를 주최하는 실무 책임자로서 박람회의 성황을 크게 반길 일이지만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는 게 솔직한 개인 심정이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는 위기를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은 국가 경제 위기 때마다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1997년 IMF 금융위기, 2007년 국제금융위기 직후 퇴직자 등이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산업이 성장했다.  박람회장이 다시 붐비고 있는 배경에는 다시 고용이 불확실해지고 우리 경제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걱정이 쓸데없는 기우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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