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엔데믹 선언이 외식업에 미치는 영향
[사설]엔데믹 선언이 외식업에 미치는 영향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3.05.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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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1일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부분 해제하는 엔데믹(endemic.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선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만이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감염자 3125만1203명(전 국민 61%), 사망자 3만4518명(5월 7일 기준), 경제적 피해액 약 1100조 원(2022년 말 기준) 등 한국 전쟁 이후 우리 사회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고 사실상 위드 코로나,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열었다.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한 이후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외식업계가 팬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지 주목된다.

외식업계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힘들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식업 경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5월 야외 마스크 자율 착용 발표 이후부터 외식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수개월간 외식업계는 호황을 이룬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묶였던 소비심리가 폭팔한 탓이다. 일종의 보복 소비가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외식업계는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어렵다는 지적이 높다.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이고 코로나 당시 호황을 누렸던 온라인(HMR, RMR, 밀키트 등) 매출마저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큰 혜택을 누렸던 배달 매출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021년 평균 53.6%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다 지난해 2분기 2.4%로 급감했다. 이어 3분기는 –7.4%로 역성장을 계속하더니 올해 1분기는 –10.8%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15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0% 줄어 2017년 이후 최대치의 감소세를 보였다. 배달앱 이용자 수 역시 1년 만에 630만 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더 이상 코로나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10년 이상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지혜 

코로나19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외식업계 불황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강력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다. 지금의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은 1~2년 내에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10여 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경고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언해 유명해진 누리엘 누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명예교수는 “코로나19 쓰나미는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를 강타해 잠재 성장을 저해하고 생산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곧 거대한 스태그플레이션 부채위기가 다가올 것임을 가리키고 있다”고 그의 저서 ‘초거대 위협’을 통해 경고했다. 

코로나19 사태 위기 이후 가파르게 오른 물가와 금리 인상은 서민들에게 소비할 여력조차 상실케 만들었다. 또 물가와 금리의 가파른 인상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심지어는 중소기업까지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지고 자칫하다가는 금융시장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1000조  원이 넘는 자영업 대출, 173만 명에 달하는 다중채무자와 이들이 상환해야 할 720조 원(지난 연말 기준)에 달하는 다중 채무자대출액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했다 하더라도 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했으니 국내 경기는 물론 외식업 경기도 차츰 조금은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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