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당신의 선택은?
고물가시대, 당신의 선택은?
  •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 승인 2023.04.03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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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높은 금리, 부채, 환율, 물가 등 소위 ‘4고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 이상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렇게 경기침체가 오래가면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소비행동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으로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다.

이를 반영하듯 식품업계에서는 저가 실속형 제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실속형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고품질 고기능성 프리미엄 상품으로 또 다른 한쪽의 수요를 충족시킨다. 매장의 규모나 목표 고객에 따라 어느 한쪽을 선택해 집중할 것인지 혹은 두 가지 모두 제공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에 집중할지 선택하는 것은 유통업체의 과제다. 소비자들도 품목 혹은 소비 상황에 따라서 초저가와 프리미엄 소비를 병행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반영하는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을 사면서 프리미엄 와인을 구매하는 소비가 일상이 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품목에 따라 ‘투트랙’ 전략이 유리할 수도 있다.

반면 고물가시대의 외식 소비는 최근 ‘런치플레이션(lunch & inflation)’ 현상에서 알 수 있듯이 가파른 고물가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외식 소비의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직장인들이 무섭게 치솟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이나 밀키트를 이용하거나 심지어 ‘무지출 챌린지’와 같은 극도의 ‘짠테크’ 방식이 유행하기도 한다.

소위 ‘가성비’ 높은 식당을 찾아 발품을 팔고 식사를 편의점에서 해결하며 유통업과 외식업의 경계가 무색해졌다. 외식업계 영역 침범 현상은 일찍이 외식 메뉴의 인스턴트 식품화와 같은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편의점이나 음식배달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이어져 외식업체의 입지가 위태롭다. 식품업계와 유통업계가 제조 기술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업계 영역을 넘나드는 사이에 외식업계는 시대 변화에 따르지 못하고 정체된 것도 그 원인이다. 식품업계나 유통업계처럼 다른 업계가 외식업계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외식업계가 타 업계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고물가시대를 버텨내는 외식 소비는 단순히 초저가에만 집중되지 않고 마찬가지로 양극화 현상을 보여준다. 특히 고급화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은 소위 ‘VIP’ 소비 성향을 보이는데 이는 ‘Visual, Individual, Premier’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만큼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고, 소비자 개성을 충족시키며 고급화를 구현하는 것이 오늘날 외식업계의 과제다. 최근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는 평소에는 초저가를 찾지만, 주말이나 특별한 날에는 ‘플렉스 소비’를 즐기며 쓸 때는 쓰는 ‘극가성비’ 소비행태를 보인다.

이것은 MZ세대들의 소비 성향도 영향이 있지만 과거처럼 내 집 마련을 위해 목돈을 모으는 경제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외식이나 여행과 같은 소비 지출이 과거보다 과감해졌다. 고급 음식점에 가보면 중장년보다 20~30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젊은 세대들의 무분별한 소비행태나 경제 관념에 대해 우려를 하기도 하지만 시대환경에서 어떤 소비를 선택할지, 어떤 경영 전략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인 셈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형편이나 취향에 따라 가장 만족도가 높은 소비행동을 하는 것이 현명하고, 사업주는 소비의 양극화 현상에서 어느 쪽을 선택해 그에 최적화된 상품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다. 결국 고물가시대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양극화에서의 선택과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집중력 구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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