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심초사(勞心焦思) 자영업&오불관언(吾不關焉) 정치권
노심초사(勞心焦思) 자영업&오불관언(吾不關焉) 정치권
  •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교수
  • 승인 2023.05.26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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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2022.12) 기준 커피 전문 카페 창업자 5명 중 2명(41%)이 ‘2030 세대’라는 자료가 공개됐다. 지난 5월 9일 공표된 국세청의 ‘2018-2022년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 데이터 분석’ 자료를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커피 전문 카페 운영자 9만3069명 중 30대 이하는 모두 3만8707명으로 전체의 41.5%, 2018년 말 대비 80% 증가, 4년 만의 큰 폭 증가라고 한다. 하지만 커피 카페사업의 평균 수명은 3년 1개월이라니 (동아 경제 2023.5.10.) 아무리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시작한 사업이라지만 손때묻은 사업을 접어야 하는 젊은 창업주의 상실감과 좌절감은 또 얼마나 크랴는 생각과 함께 뭔가 짠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렵기로 말하면 2030 세대 커피 전문 카페업자만이 아니다. 대다수 자영업자의 실상이기도 하다. 자영업자 급증으로 대출 규모가 1000조 원을 돌파함에 따라 그들의 이자 부담 증가액 역시 1조9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식외경 1138호, 2023.5.8.). 게다가 대부업체 신규 대출이 1년 새 82% 급감함에 따라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은 하릴없이 불법 고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렸다니 설상가상, 절체절명(絕體絕命)의 위기가 따로 없다. 은행과 대부업 창구에서 모두 퇴짜 맞는 바람에 ‘이자 1천1백%’ 짜리 초고리 사채를 쓰는가 하면 급전 수십만 원을 구하지 못해 노심초사(勞心焦思) 고민 끝에 정부 생계비 대출에 2만5000명이 몰리는 (동아일보 2023. 5. 12) 일도 생겼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은 겉으로 보기나마 자영업 활성화 대책을 고민하는 모양새지만 정치권은 여야불문 무사태평,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설마한들 무관심, 무대책으로 일관하겠는가만 생사기로, 절체절명, 노심초사의 자영업 현실에 비하면 너무 한가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실제로 이러다간 자영업자들의 막다른 자구수단이 기존의 집단투쟁 스타일의 모방으로 선택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므로 정치권은 자영업자들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줄 정책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폭망 스트레스와의 ‘헤어질 결심’을 자신 있게 선언하도록 정치권이 도와줘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사가 말해주는 우리나라 봄/초여름은 대결과 긴장과 혼돈의 계절이다. 거의 어김없이 벌어지는 시국 관련 대규모 집회와 시위, 그리고 더욱 심화, 가중되는 여야 간, 보수/ 진보 양 진영 간의 대결 구도 때문이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개정법률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둘러싼 충돌과 한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물 관련 여야 간의 극한대립으로 인한 심상치 않은 상황이 경계해야 할 최근 사례다. 다양한 의견의 존재와 선의의 대립과 토론은 민주사회의 소중한 자산이요 추진 동력이다. 그마저 소통의 법도와 윤리가 제대로 갖춰져 있을 때만 적용된다. 요즘처럼 상대방을 부정, 거부하고 벌이는 극한대립과 싸움까지도 포함되는 건 아니다. 게다가 일부 지성인들과 정체불명 SNS 논객들이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면 그 끝은 더욱 참담한 결과뿐이 아닐까 한다.

이쯤에서 필자가 즐겨 인용하는 몇 줄 문장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주관적 애국심이 객관적 망국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라’는 고 이상은 석학님(1905 –1976, 고려대) 의 명언을 우리 정치인들, 지성인들, 시민운동가들, 그리고 모든 SNS 논객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면 그 말씀을 평생 교훈으로 삼고 있는 필자의 지나친 허욕일까? 구약시대의 선지자 같은 고 이상은 선생님의 말씀이 천둥소리처럼 울리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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