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공 선발 제도, 세심한 기획 필요
무전공 선발 제도, 세심한 기획 필요
  • 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식품․생명융합기술기업협업센터 책임교수
  • 승인 2024.06.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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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 대학 입시의 최대 이슈는 갑자기 늘어난 ‘의대 정원’과 상당수의 대학에서 확대되는 ‘무전공’ 입시로 예상된다. 최근 2025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4695명으로 발표됐으며, 이와 함께 충원인력의 상당수를 배정받은 비수도권 의과대학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할 것으로 발표됐다.

또한 2025년도 대학 입시에서 각 대학의 무전공 선방 비율이 25% 이상으로 발표되면서 2가지 이슈로 인해 내년도 대학 입시 전력에 학부모, 학생, 대학 모두 고심하고 있다. 짧게는 4~5년, 길게는 10여 년 전부터 비수도권 대학은 학생 부족으로 입학정원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서울의 대학들도 일부 단과대학들이 정원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지방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의 입장에서는 의대와 일정 학력 이상의 학생들이 입학하는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영향을 받겠지만 입학자원이나 학사행정, 입학 학생의 지도 등에는 상대적으로 고민이 덜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입학자원 부족으로 고민하는 비수도권의 대학들은 무전공 선발로 인한 학사 행정과 무전공 입학 학생들의 지도가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최근 고등학생의 대학진학률은 70~7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특성화고를 제외했을 경우 진학률은 80~85%에 이르기도 한다. 고등학생의 대학진학률을 언급한 이유는 과연 어떤 고등학생들이 무전공 선발에 지원해서 입학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무전공 선발 제도라는 것은 학생이 대학에 입학할 때 전공 구분을 하지 않고 빠르면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이후에 전공을 정하는 제도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자신의 적성과 직업 특성을 조금 더 고민한 후 전공을 선택하라는 취지로 도입됐다. 또한 융합적 사고력이 중요해지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적 요구에 맞춰 인재 양성에 부응한다는 명분도 있다. 무전공 제도는 우선 대학입학 후 정확한 적성을 찾거나 학문적ˑ직업적 특성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전공(학과)을 정해서 입학한 학생과 무전공 선발로 입학한 학생들의 교과 과정의 운영에 있어서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전공을 정한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본인의 전공을 이수하기 시작해서 적게는 6학점에서 많게는 18학점까지 전공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그러나 2학년 때 전공을 정한 학생은 이들과의 차이를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아니면 25% 내외의 학생을 위해 75%의 전공 입학 학생의 전공과목 이수를 2학년 이후로 미뤄야 하고, 기존의 교육과정을 바꿔야 한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의 경우 학과 선후배가 없어 전공 관련 대화의 부족과 소속감을 느낄 수 없으며 전공 학과의 지도를 받기 어려워진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학과별 정원을 명확히 알 수 없고 인기 학과로의 쏠림으로 인해 오히려 교육의 질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고등학생의 70~85%가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에서 비수도권의 대학에 무전공으로 입학하는 학생이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일각에서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의 성공을 모델 삼아 교수들과 우수한 전문가들이 학생들과의 상담·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비수도권 대학의 대부분은 현재 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지도에도 이미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이 방법은 대안이 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무전공 선발을 도입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이야기하겠지만 교육부가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에 무전공 제도에 대한 인센티브를 언급하면서 이마저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무전공 제도는 일부 학생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입시제도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일부 또는 꽤 많은 학생에게는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무전공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과거 계열별 모집에서 있었던 실패 사례와 무전공 입학 학생의 지도를 위한 추가적인 인적·물적 재원의 확보, 인기 학과로의 쏠림 현상으로 인한 기초학문분야의 붕괴 대책 마련 등 여러 세심한 계획을 준비하고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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