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변화시킬 외식업의 미래
로봇이 변화시킬 외식업의 미래
  • 김준성 기자
  • 승인 2024.08.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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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
“모바일 플랫폼 시스템 구축, 자동화 점포 설계 등 더 많은 결과물 선보일 것”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

코로나19 이후 사회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됐다. 특히 외식업에서는 배달과 테이크아웃, 키오스크 등이 일상화됐으며 IT 기술을 활용한 예약, 주문, 포스 정산처리도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로봇의 미래는 어떨까. 로봇이 외식업 현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아직도 10~20년이 걸릴까?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변화시킬 외식업 현장의 모습은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다. 사진=이경섭 실장

 

삼성전자가 600억 원 투자한 한국 대표 로봇 기업

2011년 창업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창업 10년 만인 지난 2021년 코스닥에 상장, 연 매출 150억원이 넘는 대표적인 로봇 전문 기업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투자하고 있으며 협동 로봇 분야에서는 국내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렌탈·AJ렌탈·파운더스유니온·컴퍼니와이·유진로봇컨설팅의 5개 파트너사와 함께 서빙 로봇을 판매하고 있고,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및 외식업 현장에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량은 연간 300대 규모, 고객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며 북미 수출용 관련 인증도 획득해 다양한 협동 로봇들을 미국 현지에 수출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여러 로봇 전문 기업 사이에서도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 기업의 핵심 역량은 부품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경쟁력이다. 감속기·구동기·엔코더·브레이크·제어기의 5개 부품이 로봇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하는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중 4개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 주로 독일이나 일본에서 부품 수입해 로봇을 제조해오던 경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차별화한 기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정호 대표는 “2004년, 카이스트 오준호 교수팀에 의해 개발된 ‘휴보’는 한국 로봇사에 한 획을 그은 이름이다. 그 명맥을 바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잇고 있다. 2011년 카이스트 휴보랩에서 분사한 후 2018년부터 협동 로봇 연구개발을 시작해 이족보행 로봇은 물론, 각각의 로봇 분야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 인간 형태의 로봇을 개발하면서 자체 개발 기술력이 축적됐고, 이를 통한 부품 자체 생산은 로봇 제품 가격의 경쟁력과 가성비를 동시에 지닐 수 있게 했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핵심 역량에 대해 설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5년까지 세종특별자치시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신사옥을 설립할 예정이며 이 안에는 생산공장과 연구개발센터, 부대시설 등이 모두 마련된다. 이렇게 될 경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생산 능력은 연간 3000대까지 늘어나게 된다.

핵심 부품 자체 생산, 로봇 구매 가격 부담 줄여

국내 외식업 현장에서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제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봇이 매장에서 치킨을 튀기거나 휴게소에서 무인으로 커피를 내리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RB-N 시리즈’는 미 위생협회(NSF) 인증을 받아 국내를 넘어 미국, 멕시코,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 협동 로봇의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서빙 로봇은 자체 생산을 통해 원가를 크게 낮춰 국내 서빙 로봇 최저가인 월 26만원에 렌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허 출원한 ‘그리드 프리 슬램(Grid-Free SLAM)’ 기술을 적용해 위치 정밀도까지 업그레이드했다. 뿐만 아니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초보자도 손쉽게 세팅 및 운영할 수 있게 했고 ‘직원용 호출 벨 연동 시스템’, 다수의 서빙 로봇을 동시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모드’까지 갖춰 외식업 현장에서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 대표는 “협동 로봇이란,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도와가며 일할 수 있는 로봇을 의미한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무겁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작업자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었지만 협동 로봇은 사람과 함께 해야 하기에 안전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야만 한다. 즉, 협동 로봇이 사람과 더불어 더 많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과거엔 무조건 산업현장으로 로봇을 투입했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로봇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에 기능적인 부분에서부터 환경, 제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파트너사들과 함께 이런 부분들을 충족, 보완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로봇 제조에 있어서 더 나은 기술력을 선보이려 하고 있다”며 현재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집중하고 있는 영역에 대해 강조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서빙로봇은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게 했고 ‘직원용 호출 벨 연동 시스템’, 다수의 서빙 로봇을 동시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모드’까지 갖춰 외식업 현장에서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서빙로봇은 초보자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게 했고 ‘직원용 호출 벨 연동 시스템’, 다수의 서빙 로봇을 동시 사용할 수 있는 ‘멀티 모드’까지 갖춰 외식업 현장에서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로봇의 필요 가치가 곧 인식의 전환 이끌 것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4년, 인간 형태의 로봇인 ‘휴보’를 개발할 당시만 해도 로봇 사업은 틈새시장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 100여 명 내외의 구성원들이 일하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도 직원 4~5명이 전부였고, 이직률까지 높아 ‘이걸 사업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그러다가 2017년, 협동 로봇 설계 및 제조에 집중하기로 하고 로봇 전문기업으로서의 시작을 본격화했다. 여러 벤처캐피털 투자가 이어졌고, 2023년에는 삼성전자가 600여억원을 투자하면서 기업 성장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이 대표는 “사업 초반,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기능의 완벽한 구현에 집중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렇게 꾸준한 기술 개발 과정을 거쳐 정밀 지향 마운트, 협동 로봇, 사족보행 로봇 등 다양한 로봇 플랫폼을 선보이게 됐다. 특히 특정 지점을 정밀하게 따라가거나 추적하는 ‘정밀 지향 마운트’ 제조 및 판매를 하는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유일하다. 물론 이와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도 외식업 현장에서의 로봇 활용은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만큼 변수도 많고 사용자 교육도 뒤따라야 하니까. 서비스업에서는 2015~2016년부터 로봇 활용이 본격화됐는데, 아직도 외식업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5% 정도다. 이처럼 인프라의 변화만으로는 어렵다. 사용자 및 소비자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장에서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함을 재차 강조했다.

또 “로봇의 가치가 곧 인식의 전환을 이끌 것이다. 로봇의 가치란 뭘까. ‘원하는 위치로 이동 가능한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가’, 그리고 ‘상황에 걸맞은 작업을 할 수 있는가’의 3가지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사족보행 및 이족보행 로봇을 통해 이동하고, 자체 센서를 통해 주변을 인식하며, 협동 로봇으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즉,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이 가질 수 있는 3가지 가치를 모두 통합할 수 있는 종합 로봇기업이다”라며 로봇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여러 노력과 결과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로봇에 진심인 젊은 기업 

13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대표 로봇 전문 기업, 기업 문화와 내부 분위기는 어떨까.

이 대표는 “로봇에 진심인 회사,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다. 젊은 공학도 및 연구원들이 많아 날것의 분위기를 낼 수도 있는데, 그래서 더 젊은 기업이다. 외부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부의 열정과 확신 가진 사람들만 모여있는 곳, 그런 기업 문화를 가져가려고 한다. 또 W.K.C.를 키워드로 하고 있다. 즉 세계적 수준의 품질(World class quality), 표준화된 한국의 서비스(Korea standard service), 경쟁력 있는 가격(Competitive price) 모두 갖춘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이와 같은 제품은 결국 로봇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로봇 시장의 대중화를 한층 가속화할 것이다”라며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에 대해 전했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인구 감소, 힘든 일 기피 등 로봇의 필요성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특히 외식업 현장에서의 로봇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몇 년 후의 외식업 현장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갈지를 예상하는 것 또한 흥미로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모바일 플랫폼이 결합된 형태의 로봇 시스템 구축,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점포 설계 등 더 많은 결과물들을 선보일 것이다. 또한 이미 유럽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연구개발 결실들은 서빙 로봇으로, 조리 로봇으로, 그리고 통합 운영 시스템으로, 외식업 현장의 모습을 한층 더 빠르고 편리하게 변화시켜 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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